매뉴얼 무시하고 '허위종결'...경찰 실종사건 31만건 전수조사한다

매뉴얼 무시하고 '허위종결'...경찰 실종사건 31만건 전수조사한다

이현수 기자, 조유진 기자
2026.08.3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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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확인·상급자 결재 규정에도…제주서 실종 2건 허위 종결
경찰청, 최근 3년간 종결 사건 31만건 전수조사…실종수사 손질
서울청도 일선서에 '초동조치 강화' 지시 내려

28일 제주시 한림읍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 피해자 장모씨의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숲 현장을 경찰이 지키고 있다./사진=뉴스1.
28일 제주시 한림읍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 피해자 장모씨의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숲 현장을 경찰이 지키고 있다./사진=뉴스1.

최근 발생한 '제주 실종 사건 허위 종결 사태'와 관련, 경찰이 실종 사건을 종결할 때 실종자를 직접 만나 안전을 확인하고 상급자의 결재를 거치도록 한 시스템이 있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최근 3년간 종결된 실종 사건 31만건을 전수조사하는 등 쇄신에 나섰다.

30일 경찰청의 '경찰 내부 실종 사건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경찰은 실종 사건 처리시 경찰관이 실종자를 직접 대면해 안전을 확인한 뒤 종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단독 종결도 금지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프로파일링 추적 사항에 실종자와 대면 여부 및 확인 결과를 상세히 기재하고 과·팀장은 종결 사유를 검토·결재 후 해제"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제주 사태에서 이 같은 지침이 전혀 지켜지지 않자 경찰은 실종 사건 수사 매뉴얼 전반을 손질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26일 비대면 종결을 금지하고 상급자 승인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의 실종수사팀 운영 쇄신안을 행정안전부에 보고했다.

우선 최근 3년간 종결된 실종 사건 약 31만건을 전수조사한다. 부적절한 사건 처리가 의심될 경우 즉시 재수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실종 사건의 비대면 종결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대면 만남이 어려운 경우 실종자의 현재 소재지를 관할하는 경찰서가 대신 대면해 안전을 확인하도록 했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는 결재 기능을 추가한다. 형사과장이 실종자 대면·안전 확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검토한 뒤 종결을 승인하도록 한다.

서울경찰청도 최근 일선 경찰서에 실종 사건 대응 조치를 강화하는 내용의 지침을 내렸다. 실종 신고가 접수되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초동조치에 나서고 요구조자를 직접 만나 안전을 확인하도록 했다. 대면 후에도 신원 확인 내용과 발견 당시 상황 등을 보고하도록 해 112상황실 등 상급자가 현장 조치의 적정성을 최종 검토한 뒤 사건을 종결하도록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 교수는 "개인의 일탈을 넘어 경찰 시스템 개선을 필요로 하는 문제"라며 "대면 안전 확인과 상급자의 검토를 거쳐 사건을 종결하는 시스템을 확립하고 내부 감찰 시스템도 제대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모 경장이 지난 5월 실종 신고가 접수된 장미란씨(37)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신고자에게 "연락이 닿았다"고 거짓말하고 사건을 자체 종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부 경장은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장씨의 기록을 삭제하면서 사유를 '교통사고 사망'으로 허위 입력했다. 이 과정에서 상급자의 검토나 결재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 경장은 지난달 2일에 접수된 60대 남성 A씨 실종사건도 비슷한 방식으로 처리했다. 부 경장은 가족에게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다"며 허위로 통보했다. 이 사건은 상급자의 결재까지 거쳤지만 부 경장의 허위 보고에 따라 사건이 종결됐다.

장씨와 A씨는 각각 지난 24일과 22일 제주 모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윤호중 행정안전부장관과 유재성 경찰청장 대행 및 경찰 지휘부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제주 실종사건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윤호중 행정안전부장관과 유재성 경찰청장 대행 및 경찰 지휘부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제주 실종사건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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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기자

사회부 사건팀 이현수 기자입니다.

조유진 기자

안녕하세요. 편집국 조유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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