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판결문 실명 공개' 소송서 승소

일반 국민이 미확정 형사판결문을 열람할 수 있는 별도 규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정보공개 청구를 일률적으로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강우찬)는 17일 참여연대가 "정보공개 거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서울중앙지법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일반 국민의 미확정 판결에 대한 열람 등사를 금지하는 형사소송법 규정이 서울중앙지법의 해석처럼 열람 등사 자체를 어떤 경우라도 절대 금지한 것이라고 해석하려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아야 한다"며 "서울중앙지법의 해석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매우 크다"고 했다.
이어 "헌법적인 관점을 간과하고 이런 해석론을 취하면 재판소원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고도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3월 홈페이지에 '12·3 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등 사건에 관한 판결'이란 제목으로 윤 전 대통령 등에 대한 1심 판결문 전문을 공개했다. 해당 판결문에 윤 전 대통령은 '피고인 E'로 기재됐으며 주요 피고인 8명 모두 익명으로 처리됐다.
참여연대는 이 판결문을 실명으로 공개하라며 정보공개청구를 냈으나 서울중앙지법은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고 정보공개법상 공개 대상도 아니라며 거부했다. 이에 불복한 참여연대는 행정소송을 냈다.
현행 정보공개법에 따르면 성명·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이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에 대해 비공개를 허용하게 돼 있다. 단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성명과 지위는 비공개 대상이 아니다.
당시 참여연대는 "내란 주요 피고인들은 대다수가 공무원으로서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 내란을 주도했거나 가담했으며 사건의 중대성과 헌법수호의 관점에서도 이들의 이름과 지위는 판결문에서도 공개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판결은 미확정 형사판결문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판단은 아니다. 실제로 재판부는 판결문의 실명을 어느 범위까지 공개할지 등은 이번 사건의 쟁점이 아니라고 봤다. 이에 따라 판결이 확정되면 서울중앙지법 측은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사유와 개인정보 보호 필요성 등을 검토해 판결문의 공개 여부 및 범위를 다시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