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에 구더기가 생길 정도로 병든 아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전직 육군 부사관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구형받았다.
공소청은 13일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용석) 심리로 열린 전직 육군 부사관 김모씨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공소청은 "김씨는 피해자와 법률상 혼인 관계에 있었고 (사망이라는) 결과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라며 "객관적 상황만으로도 피해자가 세균에 의해 전신이 썩어가고 있었다. 죽어가고 있다는 걸 모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피해자 가족을 매일 안심시켰던 김씨 말은 모두 거짓이었고 그 긴 시간 피해자는 구더기에 파먹히고 있었다"며 "원심 형은 너무 가벼워서 파기해 달라"고 했다.
공소청은 이날 김씨 자택 압수수색 당시 촬영한 사진과 영상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현장에서 촬영한 수사관 2명도 증인신문했다.
증거로 제출된 영상에는 피해자인 A씨가 방치돼 있던 안방에 들어가려는 수사관이 악취에 코를 막는 장면도 담겼다. 수사관은 당시 현장에 있던 수사관들이 이례적으로 모두 코 밑에 악취를 방지하는 방향제를 바르고 마스크를 쓴 뒤 임무를 수행했다고 증언했다.
김씨 측은 "아내가 자신의 상태를 알리지 말라는 말을 기다린 것뿐"이라며 "살인에 대한 고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너무 늦게 아내의 상태를 알게 돼 죄송하다"며 "평생 미안함을 간직하고 살겠다"고 했다. 선고는 오는 11월26일 이뤄진다.
김씨는 지난해 8월부터 아내 A씨 몸에 욕창이 생겼는데도 치료·보호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김씨는 경기 파주시 육군 기갑부대 소속 상사였으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아내 의식이 혼미하다"며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집안에서 전신이 오물에 오염된 A씨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 부위에선 감염과 욕창으로 인한 피부 괴사가 진행된 상태였으며 구더기도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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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심정지 증상을 보였고 다음날 사망했다. 병원은 방임이 의심된다며 김씨를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해당 사건을 군 경찰에 넘겼다. 군검찰은 김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김씨에 대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1심은 "A씨는 김씨 외면과 무관심 속에 극도로 오염된 환경에 장기간 방치돼 비참한 모습으로 생을 마감해야 했다"며 "특별한 수고 없이 조금의 노력만 기울였더라도 A씨 사망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김씨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