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물난리라니"…발목까지 잠긴 시장, 범인은 '낙엽'?

"10월에 물난리라니"…발목까지 잠긴 시장, 범인은 '낙엽'?

민수정 기자, 여승헌 기자, 김완렬 기자, 신홍규 기자
2026.10.1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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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곳곳 침수 흔적…반복되는 피해에 배수시설 관리 강화 목소리

19일 오전 은평구 연서시장 신발가게 사장인 민이식(80)씨가 시장 앞 인도변에도 빗물을 막을 차폐막이 필요하다며 아래쪽을 가리키고 있다./사진=여승헌 기자.
19일 오전 은평구 연서시장 신발가게 사장인 민이식(80)씨가 시장 앞 인도변에도 빗물을 막을 차폐막이 필요하다며 아래쪽을 가리키고 있다./사진=여승헌 기자.

"10월에 이럴 줄은 몰랐죠."

19일 오전 서울 은평구 연서시장. 잡화점을 운영하는 채모씨(62)는 물에 젖은 가게 바닥을 가리키며 이렇게 토로했다. 채씨는 전날 갑작스럽게 쏟아진 폭우에 급히 가게를 찾았지만 이미 발목까지 물이 차오른 상태였다고 했다. 전날 서울 곳곳에는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은평구와 강북구 등 일부 지역에 한때 침수예보까지 내려졌다.

비는 그쳤지만 이날 시장 곳곳에는 침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길가에는 물에 젖은 종이상자가 쌓여 있었고, 일부 점포는 빗물이 내부까지 들이닥쳐 바닥 장판이 울어 있었다. 시장 주변 빗물받이에는 강풍에 떨어진 은행잎과 나뭇가지 등이 뒤엉켜 있었다. 해마다 침수 피해가 되풀이되는 이유다. 상인들은 모래주머니와 차수막 등을 설치했지만 역부족이다.

떡집을 운영하는 정인종씨(64)는 "대로변에 하수구가 있지만 해마다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는 것 같다"며 "은행잎이나 종이상자 등이 물 빠지는 길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신발 가게 사장 민이식씨(80)도 "10년 전부터 시장 침수 피해가 반복됐다"며 "집마다 모래주머니를 쌓고 차수막까지 설치했지만 물이 넘쳐 들어온다"고 했다.

반복되는 민원에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도 나왔다.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김영래씨(83)는 "물막이 덕분에 피해는 줄었지만 결국 하수시설을 고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시장이 매번 물난리를 겪는데 손님들이 찾아오겠느냐"고 말했다.

낙엽 쌓인 빗물받이, 배수시설 점검 시급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 1동 일대에서 만난 환경도우미들이 배수구를 막고 있는 낙엽을 청소하고 있다./사진=김완렬 기자.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 1동 일대에서 만난 환경도우미들이 배수구를 막고 있는 낙엽을 청소하고 있다./사진=김완렬 기자.

가을철 낙엽은 담배꽁초와 함께 빗물받이를 막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빗물받이는 도로 등에 내린 빗물을 모아 우수관으로 흘려보내는 배수시설이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시민들을 대상으로 빗물받이 막힘의 주요 원인을 조사한 결과, 낙엽을 꼽은 응답자는 18.2%로 담배꽁초·쓰레기 투기(60.4%)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최근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가 잦아지면서 빗물받이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빗물받이가 막히면 빗물이 제때 빠져나가지 못해 도로 침수가 발생할 수 있다. 물에 잠긴 배수구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보행자가 발이 빠지는 등 안전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서울시는 이번 호우가 발생하기 일주일 전부터 각 자치구에 빗물받이 등 주요 시설물 점검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빗물받이 약 58만개 중 침수취약지역에 설치된 2만4404개소를 점검했다. 다만 점검 횟수는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고 자치구별 상황에 따라 관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저지대 등 일부 지역에서 침수 피해가 해마다 반복되면서 빗물받이 관리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수시설 관련 민원도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배수시설 관련 민원은 2024년 월평균 978건에서 지난해 1479건으로 약 51% 늘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침수 방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빗물받이 관리라 자주 청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순한 청소와 점검을 넘어 노후 배수시설을 정비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창근 국토안전관리원장은 "구도심은 과거 작은 하천을 복개하면서 배수시설을 30년 정도 버틸 수 있는 수준으로 설계한 곳이 많다"며 "하수관로에도 물 흐름이 병목이 되는 구간이 많은 만큼 이상기후에 대비해 구도심을 중심으로 침수 예방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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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정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사회부 사건팀 민수정입니다.

여승헌 기자

안녕하십니까, 여승헌 기자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완렬 기자

안녕하세요. 편집국 김완렬 기자입니다.

신홍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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