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신고식 딛고 정상 우뚝 선 태극소녀들

혹독한 신고식 딛고 정상 우뚝 선 태극소녀들

뉴시스
2010.09.26 12:04

2010년 세계 여자축구계를 뜨겁게 달군 태극소녀들의 활약사는 고작 20년에 불과하다.

남자대표팀이 반세기 전 일찌감치 '아시아의 맹주' 지위를 차지한데 반해, 한국 여자축구의 시작은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한국여자축구가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정확히 20년 전인 1990년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였다.

당시 홈팀 중국(0-8)을 비롯해 북한(0-7), 대만(0-7), 일본(1-8) 등 4개국을 상대로 1골을 넣은데 반해 30골을 내주며 제대로 혼쭐이 났다.

사실 당시만 해도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축구에 여자대표팀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생소할 시기여서 얼추 이해가 가지만 한국 여자축구의 앞날이 얼마나 험난할지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이후 여자축구는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을 연달아 노크했지만,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했다. 아시아 무대도 넘지 못하는 실력에 월드컵 출전을 꿈꾸는 것은 언감생심이었다.

쉽게 일어설 것 같지 않았던 여자축구는 2003년 미국에서 열린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한국은 브라질에 0-3으로 완패한 뒤 프랑스와 접전 끝에 0-1로 졌고, 세계 최강 노르웨이에는 7골을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그러나 노르웨이전 후반 30분 김진희가 본선 첫 득점의 주인공이 되면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이듬해 또다시 낭보가 전해졌다. 19세 이하(U-19)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 한국 여자축구가 거둔 첫 낭보였다.

그해 태국 방콕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는 1승2패로 조별리그 탈락에 그쳤지만, 미국(0-3), 스페인(1-2)에 연패한 뒤 만난 러시아를 상대로 이장미, 박희영의 활약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후 한국 여자축구는 학원 및 실업팀 증가, WK리그 출범 등으로 내실을 다져왔다. 가뭄에 콩나듯 발굴되던 선수들의 수도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내공을 쌓은 여자축구는 올해 U-20 월드컵 3위에 오르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남자축구도 오르지 못했던 FIFA 주관대회 3위의 성적이었다.

2008년 뉴질랜드에서 개최된 1회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했던 U-17 대표팀은 이듬해 아시아 무대를 평정한 뒤, 여세를 몰아 강호들을 차례로 꺾고 두 번째 월드컵 출전에서 우승컵을 드는 위업을 달성했다.

◇한국 여자축구 각급 대표팀 월드컵 역대 성적

▲성인대표팀 (1회 출전)

*2003년(미국)=조별리그 탈락(3전 3패)

▲20세 이하 대표팀 (2회 출전)

*2004년(태국)=조별리그 탈락(1승2패)

*2010년(독일)=3위

▲17세 이하 대표팀 (2회 출전)

*2008년(뉴질랜드)=8강 진출

*2010년(트리니다드 토바고)=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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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각 부장

희망을 갖고 절망에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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