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설 예정인 한국계 혼혈 우완 투수 데인 더닝(32·시애틀 매리너스)의 가슴 속에는 이미 태극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대표팀 합류를 앞둔 그의 목소리에는 설렘과 진심이 가득했다.
더닝은 14일(한국시간) 공개된 미국 MLB 네트워크 라디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WBC에 한국 대표팀으로 뛰는 것에 대해 "어머니가 자라온 한국 문화를 대표하고, 외가 가족들을 대표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엄청난 영광"이라며 뿌리에 대한 깊은 자부심을 드러냈다.
더닝은 지난 6일 WBC 주관 방송사인 MLB 네트워크가 발표한 대한민국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류지현(55) 대표팀 감독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한국계 혼혈 선수들에 대한 명단을 추렸고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선수들의 의사를 확인했다. 결국 더닝 역시 흔쾌히 대표팀 합류에 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닝의 SNS 등에 따르면 더닝의 어머니는 '미수'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한국인이다.
더닝은 대표팀 관계자들이 직접 자신을 방문해 유니폼을 전달했던 당시를 언급하며 "그 자리에서 유니폼을 입고 바로 한국에 계신 어머니께 영상 통화를 걸었다. 유니폼을 입은 내 모습을 본 어머니는 너무 기쁘셔서 할 말을 잃을 정도로 감격하셨다"고 벅찬 소회를 밝혔다.
사실 더닝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검증된 우완 투수로 평가된다. 지난 2025시즌 성적은 다소 부진했지만, 최전성기인 2023시즌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35경기(선발 26차례) 12승 7패 평균자책점 3.70의 뛰어난 성적을 찍기도 했다. 2023년 월드시리즈에 3차례나 불펜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0으로 텍사스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10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방출됐지만 2026년 1월 시애틀 매리너스와 스프링 캠프 초대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전화 인터뷰에서 더닝의 한국 대표팀 합류는 이번이 첫 시도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수년 전부터 한국 대표팀으로 뛰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전달해 왔다"고 고백했다.
지난 2023년 대회 당시에도 출전 의지가 강했으나, 안타깝게도 고관절 수술 직후였던 탓에 몸 상태가 따라주지 않아 무산된 바 있다. 더닝은 "당시에는 당연히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태였기에 너무 아쉬웠다"며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성사된 이번 대표팀 합류가 자신에게 얼마나 특별한 의미인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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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더닝은 "이제라도 WBC에서 한국 대표팀의 일원이 되어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되어 정말 설레고 영광스럽다"며 팬들에게 승리를 선사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수년간 품어온 간절함과 어머니의 눈물을 가슴에 담은 데인 더닝이 이번 3월, 마운드 위에서 어떤 투구를 보여줄지 전 세계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