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어머니를 둔 셰이 위트컴(28·휴스턴 애스트로스)과 자마이 존스(29·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공교롭게 한 경기에서 모두 어머니의 나라 대한민국에 홈런을 선물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체코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1차전서 11-4로 완승했다. 6-0까지 앞서갔으나 추격을 허용했지만, 다시 도망가며 경기를 잡아냈다.
이 승리로 한국은 8강 진출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함과 동시에 그간 대표팀을 괴롭혔던 'WBC 잔혹사'에서 완벽히 탈출했다. 2009년 대만전 9-0 승리 이후 무려 17년 만이다. 2013년 대회에서 네덜란드에 0-5, 2017년 이스라엘에 1-2 석패, 2023년 호주전 7-8 이후 4개 대회 만에 1차전에서 웃었다. 동시에 C조 2위까지 주어지는 8강 진출 가능성에서도 우위를 확실하게 점했다.
승리에는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문보경의 홈런도 있었지만, 6번 타자 겸 3루수에 배치된 위트컴이 3회와 5회 연타석 홈런포를 쏘아올리는 화력 쇼를 선보였다.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나선 존스 역시 8회말 솔로 홈런 포함 2타점을 기록했다. 한국계 타자인 이 둘은 어머니의 나라에 도합 홈런 3방을 선물한 셈이다.
존스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벅찬 감동을 전했다. 존스는 "팀에 기여하고 싶었는데, 늦게나마 홈런이 나와 기분이 정말 좋다"며 "어떻게든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장에는 존스의 어머니가 직접 방문해 아들을 응원했다. 존스는 "어머니가 더그아웃 바로 뒤 두 번째 줄에 앉아 계셨다"며 "우리 둘 모두에게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고, 오늘 밤 어머니를 만나 경기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이 몹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중 더그아웃과 가까웠던 어머니와 눈을 맞추며 교감했다고 덧붙였다.
위트컴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훈 선수 자격으로 공식 기자회견장에 나선 위트컴은 "항상 어머니께서 메시지 보내주신다. 저의 활약으로 어머니가 기뻐하셨을 텐데, 정말 좋은 일이다. 어머니 앞에서 활약할 수 있어서, 그리고 한국을 위해 플레이한 것에 매우 기쁘다. 사실 가족들과 연락하지 않았는데, 기회가 있으면 (어머니와) 포옹하면서 기쁨 나누고 싶다"고 웃었다.
어머니의 나라에 홈런 3방을 합작해 선물한 존스와 위트컴은 이 기세를 일본전까지 이어가려 한다. 존스는 일본전에 대해 "경기장 분위기가 열정적일 것 같은데 좋은 팀과 맞붙게 됐다"며 "오타니 쇼헤이 등 몇 번 경기했던 선수들이 있는 일본에서 경기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되어 설렌다"는 각오를 전했다. 위트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보여주고, 오늘처럼 과감하게 공격해서 나다운 경기하고 싶다. 타격에 자신있기에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