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순간 깜짝포' 두산 정수빈 홈런에는 '특별함'이 있다 [신화섭의 스포츠 인사이드]

'꼭 필요한 순간 깜짝포' 두산 정수빈 홈런에는 '특별함'이 있다 [신화섭의 스포츠 인사이드]

신화섭 기자
2026.04.23 12:16
두산 정수빈은 팀에 꼭 필요한 결정적인 순간에 홈런을 터뜨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롯데 자이언츠와의 사직 방문 경기에서 21일에는 9회초 스리런포를, 22일에는 5회초 솔로 아치를 그려내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정수빈은 통산 44홈런 중 10개를 롯데전에서, 그 중 9개를 사직구장에서 기록하는 등 사직구장에서 특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두산 정수빈이 지난해 어린이날인 5월 5일 LG전에서 홈런을 날리고 홈인한 후 팬들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스타뉴스
두산 정수빈이 지난해 어린이날인 5월 5일 LG전에서 홈런을 날리고 홈인한 후 팬들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스타뉴스

야구 기사를 보면 종종 이런 표현이 나온다. "팀 패배에도 OOO의 홈런은 위안거리가 됐다." 글쎄다. 팀이 졌는데 정말 위안이 됐을까. 일종의 클리셰(진부한 표현)다.

이런 경우도 있다. 가령 팀이 0-9로 뒤진 9회초 솔로 홈런이 터졌다 치자. 팬들로선 "아까 찬스 때나 치지…"라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두산 정수빈(36)의 홈런에는 특별함이 있다. 워낙 가끔씩 치기도 하지만, 팀에 꼭 필요한 결정적인 순간에 터질 때가 많아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번 롯데 자이언츠와 사직 방문 경기도 그랬다. 주중 첫 경기인 21일 정수빈은 팀이 3-2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9회초 2사 1, 2루에서 박성민을 상대로 깜짝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스코어를 4점 차로 벌려 두산 마무리 김택연도 9회말을 편안하게 막을 수 있었다.

정수빈의 타격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
정수빈의 타격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

22일에도 또 대포가 터졌다. 역시 팀이 딱 원하는 순간이었다. 두산이 2회초 2점을 먼저 얻은 뒤 3회말 1점을 내줘 쫓기던 상황. 정수빈은 5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김진욱에게서 초구에 솔로 아치를 그려냈다. 승기를 잡은 두산은 7회 2점, 9회 4점을 보태 9-1로 대승하며 시즌 첫 4연승을 달렸다.

지난해 때린 6개의 홈런 또한 결과를 놓고 보자면 동점포가 2개, 선제포와 쐐기포가 1개씩이었다. 작년과 올해 정수빈이 홈런을 친 8경기에서 두산은 5승 3패를 기록했다. 최근으로는 4연승 중이다.

특히 사직구장에서 강한 점도 눈길을 끈다. 2009년 데뷔 후 통산 44홈런 중 10개(22.7%)를 롯데전에서 쳤고, 그 중 9개(20.5%)를 사직구장에서 날렸다.

/자료=KBO
/자료=KBO
슬라이딩하는 정수빈. /사진=두산 베어스
슬라이딩하는 정수빈. /사진=두산 베어스

알다시피 정수빈은 홈런과는 거리가 있는 타자다.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14년과 지난해 기록한 6개다. 2경기 연속 홈런도 프로 첫해인 2009년 5월 22~23일 인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전 이후 이번이 17년 만이자 통산 2번째였다.

그러나 때때로 터질 때마다 '영양가 만점'의 홈런이 많아 팀 타선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팬들에게도 더 큰 기쁨을 준다.

정수빈의 타석 등장곡은 미국 밴드 'Boys Like Girls'의 'The Great Escape'이다. 끝 부분에 두산 팬들은 "수빈아~"를 외친다. 정수빈의 나이도 이제 30대 후반, 팀에서도 최고참급이다. 그럼에도 팬들이 여전히 친근하게 그의 이름을 부르는 이유는 언제나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허슬 플레이, 그리고 이렇듯 강렬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매력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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