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두호(35)가 10년 만에 다시 UFC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파이터로 자리매김했다. 이젠 랭커로 진입까지 다시 노리게 됐다.
최두호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메타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앨런 vs 코스타' 코메인 이벤트인 페더급 경기에서 다니엘 산토스(31·브라질)에게 2라운드 TKO 승리를 거뒀다.
UFC 통산 10경기 6승 1무 3패를 기록한 최두호는 무려 10년 만에 3연승을 달성했다. 2024년 빌 알지오와 네이트 랜드웨어를 연파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린 최두호는 산토스까지 잡아내며 2016년 이후 무려 10년 만에 개인 UFC 3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특급 도우미로 나섰다. 지난 3월부터 고향인 대구를 떠나 서울에서 정찬성의 지도 하에 집중 훈련을 펼쳤다. UFC 페더급 4위까지 올랐고 타이틀 매치도 두 차례나 치러본 정찬성의 많은 경험을 전수받으며 다시 옥타곤에 올랐다.
쉽지 않은 상대였다. 산토스는 '한국인 킬러'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한국 선수들을 상대로 강했다. 지난해 5월 '코리안 타이거' 이정영, 10월엔 '좀비 주니어' 유주상을 잇달아 꺾었고 한국 선수와 3연속으로 맞붙게 됐다.
최두호는 경기를 앞두고 "내가 한국의 UFC 선수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졌기에 그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며 "이번 경기에서 산토스의 '코리안 킬러'라는 타이틀을 반드시 지워버리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는데 이를 옥타곤에서 그대로 증명했다.
당초 지난해 9월에 맞붙을 예정이었던 최두호는 무릎 부상을 당해 한 차례 대결이 무산됐는데, 복귀전 상대 개빈 터커가 은퇴하며 산토스와 결국 만나게 됐다. 산토스가 직접 UFC에 연락해 최두호와의 대결을 재요청하면서 1년 5개월 만의 맞대결이 극적으로 성사됐다.
부상 공백기 동안 몸 상태를 완벽히 회복했다는 최두호는 "그간 아픈 곳들을 치료하고 새로운 무기를 많이 준비했다"며 "이번 경기에서 달라진 모습을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1라운드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초반부터 특별한 탐색전 없이 치열하게 주먹을 주고 받았는데 어딘가 소극적인 모습도 보였다. 적극적으로 들어오는 산토스를 상대로 더 많은 타격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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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 유효 타격은 28-47로 큰 격차를 보였다. 2라운드에서 반격이 필요했다. 최두호는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1라운드를 마친 뒤 정찬성이 정확한 포인트를 짚었다.
정찬성은 "형 말 들리니?. 왜 이렇게 말렸어"라며 "크게 한 번 들어오는 건 똑같다. 연타할 때 가드로만 막고 있다. 끊어줘야 한다. 크게 들어오면 점프해서 플라잉 니킥을 해도 된다. 펀치가 3개만 나왔으면 좋겠다. 똑같은 패턴에 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션도 잘하고 잽도 잘하고 있는데 들어오면 여기서(가드 상태에서) 멈춘다. 붙고 클린치를 하더라도 막아야 한다. 위협되는 펀치가 없는데 가만히 있으니까 문제다. 그걸 끊어줘야 한다"며 "마지막에 패턴(백스핀 엘보) 나왔다. 케이지로 몰았을 때 들어가지 마라"고 강조했다.
2라운드 들어 최두호는 완전히 달라졌다. 적극적으로 주먹을 뻗었고 산토스의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맞섰다. 연이어 정타가 꽂혔고 산토스의 움직임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산토스의 얼굴도 붉어졌다.
산토스를 코너로 몰아붙인 최두호는 이내 경기를 끝냈다. 몸통을 공략한 강력한 왼손 펀치에 산토스가 쓰러졌고 강력한 파운딩이 이어지자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2라운드 중요 타격은 44-25로 완전히 뒤집혔다.
왜 '슈퍼보이'로 불리는 지 명확히 보여줬다. 2014년 UFC 데뷔전부터 피니시로 화려하게 승리를 챙긴 최두호는 이후 이날까지 승리한 6경기를 모두 녹아웃 승리를 챙겼다. 통산 종합격투기 전적은 16승 4패 1무가 됐다.

경기 종료 후 1라운드 수세를 뒤집은 것이 전략이었냐는 질문에 최두호는 "제가 운동한 걸 믿었다"고 답했고 바디샷으로 끝낸 게 상대가 누적된 대미지로 인해 체력이 떨어진 걸 느꼈느냐는 말에도 "상대가 너무 터프해서 별로 느끼지 못했고 하던 대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 상대에 대해선 명확히 말했다. 최두호는 "핏불, 핏불. 핏불과 한 번 싸우고 싶다"고 어필했다.
패트리시오 핏불(38·브라질)은 페더급 15위 선수로 최두호로선 다시 랭커로 진입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UFC 다음으로 큰 격투기 무대인 벨라토르에서 페더급과 라이트급 챔피언을 지내기도 했던 핏불을 꺾고 다시 랭커로 진입하며 자신의 최고 순위인 11위(2016년) 이상의 위치로 올라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최두호는 보너스 머니도 챙겼다. 2라운드 만에 끝난 경기였지만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오늘의 경기)에 선정됐다. UFC는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쳐진 박진감 넘치는 밤, 최두호와 다니엘 산토스의 명승부, 앨리스 아르델린의 UFC 역사상 첫 캡슐 락 서브미션 승리, 그리고 후안 디아즈의 화려한 데뷔전 승리 등 최고의 경기들이 펼쳐졌다"며 "최두호와 다니엘 산토스의 경기는 2라운드도 채 되지 않아 '오늘의 경기'로 선정됐다. 1년 넘게 경기에 나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최두호는 옥타곤에서 여전히 날카롭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며 3연승을 달성했다. 경기는 시작부터 폭발적이고 치열한 타격전으로 이어졌다. 산토스는 1라운드에서 최두호보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라운드에 들어서면서 최두호는 산토스를 서서히 몰아붙이기 시작했고 강력한 콤비네이션 공격에 이어 산토스를 캔버스에 쓰러뜨리는 결정적인 바디샷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마무리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