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엿새째 이어지면서, 일부 체육단체가 심각한 업무 차질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9개 체육단체는 "직원들의 생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업무 정상화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한핸드볼협회를 비롯해 대한당구연맹, 대한산악연맹, 대한펜싱협회, 대한수중핀수영협회, 대한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대한우슈협회, 대한세팍타크로협회,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 등 9개 체육단체는 오는 11일 오전 9시30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NHN티켓링크 아레나) 2-1문 앞에서 업무 정상화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한다.
이들 9개 체육단체는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해 있다. 그러나 6·3 지방선거 투표함이 보관된 핸드볼경기장이 엿새째 시위대로 인해 봉쇄되면서 정상적인 업무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호소문 발표에는 입주 단체 임직원 약 100명을 비롯해 다른 체육단체 관계자들까지 동참해 총 200여 명이 함께할 예정이다.
체육단체 측은 이번 행사가 집회가 아니라 업무 정상화를 요청하는 호소문 발표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구호나 찬반 표명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체육단체 측은 "시민들의 시위 행동은 존중하며, 어떠한 정치적 입장도 표명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사무공간은 시위 장소가 아닌 직원들의 일터다. 출근 및 물품 반출 시도 과정에서 직원들이 신원 검사, 소지품 수색, 욕설 등에 노출돼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체육단체 측에 따르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소 봉쇄 집회로 지난 5일부터 현재까지 핸드볼경기장 출입구 전체가 통제되고 있다. 이로 인해 경기장 내에 사무공간을 둔 12개 체육단체가 사무실에 출입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장 내부에는 단체들의 사무공간은 물론 회계·행정 필수 물품인 법인카드, OTP, 인감, 공동인증서와 대회·자격검정 운영 물품 등이 보관돼 있지만, 현재는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대해 체육단체 측은 "국가자격시험인 스포츠지도자 자격검정 준비를 비롯해 국제대회 출전, 국내 대회 운영, 세금 납부, 선수·지도자·심판 수당 지급, 일반 법인 행정 업무 등 단체 운영 전반이 마비됐다"고 호소했다.
체육단체 측은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총 세 차례 시위대와 출입 협의를 진행했지만 모두 결렬됐다고 밝혔다. 체육단체별 일부 인원 출입, 경찰 입회, 시위 참가자 동행 등 여러 방안이 논의됐지만, 안전 문제와 사무실 내부 촬영, 물품 반출 범위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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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단체들은 최종적으로 시위 참가자가 입회한 가운데 OTP, 법인카드, 인감 등 은행 업무에 필요한 최소 물품만 반출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체육단체 측은 "우리는 시위대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우리 일터에 들어가는 데 조건이 붙는 상황에서도 많은 부분을 양보하며 협의에 임했다. 하지만 지금은 일터에 들어가는 것조차 막혀 직원들의 생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은행 업무에 필요한 최소 물품 반출이라는 최소한의 요청마저 거부된 상태라 단체 자체적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일터 정상화와 정부·문화체육관광부의 실질적 해결 방안 마련, 대한체육회의 행정적 협조,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 있는 해결 방안 제시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주변 체육단체들도 핸드볼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입주 체육단체들의 상황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체육계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체육단체마다 직원 수는 많지 않지만, 처리해야 할 업무는 상당히 많다. 세금 납부부터 국가대표 선수 수당 지급, 6월 말까지 마쳐야 하는 스포츠지도자 자격검정 업무까지 있다. 여기에 국제대회 준비도 이어지고 있다"며 "봉쇄 시위로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는 해당 체육단체들은 정말 큰일이 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라도 빨리 해결해줘야 한다"며 "체육단체 측과 시위대 측이 만나 협의할 수 있도록 중재하고, 상황이 정리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또 다른 체육회 관계자도 스타뉴스에 "시위대 소음과 주차·교통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퇴근 시간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린다"고 토로했다.

대한체육회도 이날 "최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의 집회·시위로 인해 경기장 내 입주한 회원종목단체들의 사무실 출입이 제한되면서 일부 업무 수행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체육회는 "집회·시위의 자유가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임을 존중하며, 관련 사안에 대한 어떠한 정치적 입장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다만, 체육단체의 정상적인 업무수행과 다가오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비 국가대표 훈련지원과 70여 종목 이상의 체육지도자 실기구술 자격검정 시행 등 각종 체육행정 서비스 제공이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소한의 행정 물품들을 반출할 수 있는 여건이 확보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체육회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찰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회원종목단체의 업무 연속성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며 "체육회는 앞으로도 국민의 기본권 존중과 체육행정의 안정적 운영이 조화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