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 퀄리티 문제, '4쿼터 축구'가 막을 수 있을까 [★월드컵 비즈 이종성②]

월드컵 경기 퀄리티 문제, '4쿼터 축구'가 막을 수 있을까 [★월드컵 비즈 이종성②]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2026.06.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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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은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고 고온 다습한 기후 조건으로 인해 경기 퀄리티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FIFA는 이를 해결하고 상업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와 다이내믹 티켓 프라이싱 제도를 도입했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선수들의 휴식과 광고 수익 증대를 도모하며,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경기별 수요에 따라 입장권 가격을 차등화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 과달라하라에 위치한 과달라하라 광장에 설치된 피파 팬 페스티벌 무대를 찾은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뉴스1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 과달라하라에 위치한 과달라하라 광장에 설치된 피파 팬 페스티벌 무대를 찾은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뉴스1

12일(한국시간) 개막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성공의 최대 변수는 '경기 퀄리티'다. 기존에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32개국이었지만 북중미 월드컵부터 48개국이 참가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각 조 3위 가운데 8개 팀이나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기 때문에 내일이 없는 단판 경기에서도 맥 빠진 승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북중미 지역의 폭염과 습도도 북중미 월드컵 경기 퀄리티를 저해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팬들이 원하는 압박 축구와 빠른 경기 템포를 기대하기 어렵다.

FIFA가 북중미 월드컵 이전부터 고민했던 부분도 이 같은 경기 퀄리티였다. 이미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경기 퀄리티는 문제였다. 카타르 월드컵은 경기 당 슈팅 수가 매우 적은 대회였다. 카타르 월드컵의 경기당 슈팅 수는 2006 독일 월드컵의 24.5개에 비해 2.5개나 적었다.

지난 3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카타르 월드컵의 경기 당 슈팅 수는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이리그(EPL)의 기록에 비해 16%나 적었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2021-2022 EPL의 경기 당 파울 숫자에 비해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17%나 많은 파울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 간의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는 무려 18개의 옐로 카드가 나왔을 정도다.

물론 여기에는 국가의 명예를 걸고 경쟁하는 월드컵의 긴장감과 체력 저하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른바 약팀들이 수비 위주의 '지지 않는 축구'를 하기 때문이다.

FIFA 입장에서는 관중과 시청자가 더 월드컵 경기에 몰입해야 더 큰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관중과 시청자의 몰입은 결국 경기 퀄리티가 가름한다. 하지만 북중미 월드컵이 48개국 체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경기 퀄리티를 기대하긴 어렵다.

FIFA가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와 다이내믹 티켓 프라이싱(변동 티켓 가격제)을 북중미 월드컵에 도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두 가지 제도는 경기 퀄리티의 저하가 예상되는 북중미 월드컵의 상업적 가치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이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이 지난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린 체코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홍명보 감독이 지난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린 체코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전반과 후반 22분 시점에 3분간 휴식을 갖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지친 선수들이 숨을 고를수 있는 시간이다. 체력 문제로 인한 경기 퀄리티 저하 현상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월드컵 중계사가 추가로 광고를 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다. 일반적으로 중계사의 광고 매출 증대는 FIFA의 중계권료 상승으로 이어진다. 또한 하프 타임 브레이크 이상으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의미가 있다. 휴식 시간이 3분으로 짧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하프 타임보다 광고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월드컵에서 자국 팀의 경기가 아닌 꽤 많은 경기의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다. 보고 싶은 경기는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이를 고려하면 높은 시청률을 기대할 수 있는 경기에 더 많은 광고 시간을 보장할 수 있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는 상업적 가치가 높다.

경기 관람 수요에 따라 입장권 가격이 바뀌는 다이내믹 프라이싱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기 있는 경기의 입장권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는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48개국으로 참가국이 늘어나 경기 별로 팬들의 관심도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날 수 있는 북중미 월드컵의 문제를 상쇄할 수 있는 제도다.

지난 카타르 대회까지 FIFA는 월드컵 티켓 정책을 개최국에 맡겨왔다. 하지만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이를 직접 관리하고 있다. 수요가 높은 경기의 입장권 가격을 최대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입장권 2차 판매 시장에서도 FIFA는 수익을 창출한다. FIFA는 판매자와 구매자로부터 모두 15%의 수수료를 챙긴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으로 인기 팀 경기의 입장권 가격은 치솟았다. 브라질 팀의 조별 리그 3경기를 모두 직접 관전하려면 대략 3800 달러(약 577만 원)가 필요하다. 호날두의 라스트 댄스를 보고 싶은 팬들도 포르투갈의 조별 리그 3경기를 보려면 3700 달러(약 562만 원)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북중미 월드컵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도박적인 성격이 강하다. 아직 월드컵 입장권은 매진되지 않았고 개최 도시의 호텔 예약율도 예상보다 낮다. 여기에 월드컵 입장권 재판매 시장에서 인기 없는 경기는 오히려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해 높아진 항공료와 소비자 물가도 다이내믹 프라이싱 효과를 극대화하기 힘든 요인이다.

이종성 교수.
이종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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