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매체가 한국 축구팬들의 거센 분노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참사에 화가 날 수는 있지만,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향한 비난이 상식을 넘어섰다는 반응이었다.
중국 신화통신 계열 소셜미디어 계정 '뉴탄친'은 지난 6월 30일 "한국, 이건 도가 지나쳤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한국 축구는 이번 월드컵에서 최악의 기록을 남기고 씁쓸하게 탈락했다. 이에 대한 한국 사회 각계각층의 격렬한 반응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마치 한국 축구대표팀을 산 채로 잡아먹어 술안주로 삼을 기세"라고 한국 축구팬들의 비난 강도를 지적했다.
이어 "한국 축구는 단순히 경기에 진 것이 아니라, 마치 용서받지 못할 중죄를 지은 것 같다. 명예가 떨어지고 직위를 잃는 것은 작은 일에 속한다. 이후 법적 처벌, 사회적 매장, 심지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죄를 물을 분위기"라고 전했다.
매체는 한국 축구팬들의 분노를 어느 정도 이해한다고 했다. 뉴탄친은 "큰 기대를 모았던 축구대표팀이 참담하게 무너졌다. 심지어 FIFA 랭킹에서 한참 뒤처지는 남아공에 0-1로 패했으니, 한국 팬들의 실망과 좌절, 분노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며 "한국인의 불같은 국민성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축구 경기에서 패한 것을 '배신'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이미 스포츠의 범주를 크게 벗어난 일이다. 사회적 감정의 분출구가 돼버린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홍 전 감독이 이끈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월드컵 역대 최악 성적인 최종 34위를 기록,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참사를 겪었다. 개최국 멕시코를 비롯해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해볼 만한 상대들과 함께 A조에 묶였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결과는 1승 2패 A조 3위였다. 특히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A조 2위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던 최종 3차전 남아공전에서 0-1로 패해 치명타를 입었다.
이번 대회는 조 1, 2위뿐 아니라 각 조 3위 12개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8개 팀도 32강에 오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조 3위 순위에서도 10위에 그쳤다. 결국 토너먼트 무대에 오르지도 못하고 북중미 월드컵 여정을 마쳤다. 홍 전 감독도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자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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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 축구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홍 전 감독의 귀국 현장에서는 심한 욕설과 비난이 쏟아졌다. 홍 전 감독을 비롯해 일부 선수들은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른 시간인데도 300여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고, 대표팀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부터 "홍명보 나가"라는 외침과 함께 거친 욕설이 이어졌다.
홍 전 감독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 응시한 채 출구 쪽으로 향했다. 일부 축구팬들은 홍 전 감독과 선수단이 버스에 몸을 싣는 순간까지도 "홍명보 나가"를 외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욕설과 비속어가 섞인 고성도 계속됐다.


뉴탄친은 험악했던 홍 전 감독의 입국 현장뿐 아니라 일부 한국 식당이나 상점들이 '홍명보 출입 금지'라는 표지판을 붙인 사실, 한국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가 공식 성명을 내고 홍 전 감독에게 "영원히 축구계를 떠나라"고 요구한 점, 이재명 대통령이 북중미 월드컵 실패와 축구대표팀을 향해 비판을 가한 점, 심지어 홍 전 감독의 입국 전 '살해 협박'까지 나왔다는 점을 거론하며 "하나하나가 정말 놀라울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매체는 "홍명보 감독은 한때 한국의 영웅이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그는 핵심 선수 중 한 명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의 역사적인 4강 진출을 이끌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2014년 대표팀 감독을 맡았을 때 한국은 토너먼트에 오르지 못했다. 심지어 1승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2024년 홍명보 감독이 다시 대표팀 사령탑이 됐을 때 많은 사람이 들고일어났다"고 짚었다.
홍 전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나선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같은 결말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매체는 이번 참사에도 한국 축구팬들의 비난이 '잔혹한 마녀사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뉴탄친은 "한국은 더 큰 위기를 봤다. 한국 대표팀은 점점 무너지고 있고, 일본 대표팀과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부진한 경기력에 대해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이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훈련에도 문제가 있고, 전술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더 깊게 생각해보면, 이게 감독 한 사람의 문제인가"라며 "아마 한국 대표팀 전체의 문제일 것이다. 어떤 시스템이 무너질 때 이는 결코 한 사람만의 잘못이 아니다. 다만 대중은 모든 죄를 가장 눈에 잘 띄는 사람 한 명에게 몰아가는 데 익숙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인들의 침이 사람을 익사시킬 정도"라고 과도한 비판을 강하게 묘사했다.


끝으로 매체는 한국 축구팬들에게 냉정함을 요구했다. 뉴탄친은 "한국 축구팬들은 냉정해야 한다. 어쨌든 이것은 스포츠 경기다. 조사할 것은 조사해야겠지만, 생사를 건 싸움으로 만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축구라고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물론 패배는 좋지 않다. 하지만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더 나쁘다. 당장 전 세계에 월드컵에 나가지도 못하는 나라가 얼마나 많은가. 한국 축구팬들이 이 정도로 분노한다면 이탈리아 대표팀은 어떤 기분이겠는가. 심지어 중국 대표팀은 얼굴을 어디에 둬야 하느냐"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