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우승팀에 '챔피언 반지'를 수여한다. 선수단에 지급하고 남은 반지는 팬들에게 개당 약 2억 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될 예정이다. 이를 두고 FIFA의 지나친 상업화와 월드컵의 '미국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8일(한국시간) "월드컵 우승팀이 미국 스포츠처럼 우승 반지를 받는다"며 "FIFA는 우승팀에 맞춤형 반지 30개를 수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르헨티나와 스페인은 오는 20일 오전 4시 미국 뉴저지주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FIFA는 결승전 우승팀에 트로피와 금메달뿐 아니라 우승 반지도 전달한다고 발표했다. FIFA 주관 대회에서 우승팀에 챔피언 반지를 수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도에 따르면 반지는 총 2026개가 제작된다. 우승팀 선수단에 지급되는 30개를 제외한 나머지 1996개는 전 세계 팬들에게 판매될 예정이다.
우승팀 감독과 주장은 경기 직후 임시 반지를 먼저 받는다. 이후 우승팀의 정체성을 반영한 디자인과 선수단 전원의 손가락 크기에 맞춰 제작된 정식 반지가 별도로 전달된다.
로이터는 "반지 한쪽에는 월드컵 트로피가 새겨지고, 다른 한쪽에는 우승팀을 상징하는 디자인과 정보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우승 반지 도입은 FIFA가 월드컵의 연출 방식뿐 아니라 경기 운영 방식까지 미국 스포츠 스타일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챔피언 반지는 미국과 캐나다를 대표하는 4대 프로스포츠인 메이저리그(MLB), 미국프로풋볼(NFL),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는 오랜 전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FIFA가 주관하는 축구대회에서 이를 도입한 것은 전례가 없다.
팬들에게 판매되는 1996개의 반지 가격도 논란이다. 판매가는 개당 15만 달러(약 2억 3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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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를 향한 비판은 우승 반지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대회 내내 축구를 미국식 스포츠 이벤트로 바꾸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결승전에서는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대규모 하프타임 공연이 열린다. 이 역시 NFL 결승전인 슈퍼볼을 연상시키는 연출이다.
또 이번 대회에서는 매 경기 전반 22분과 후반 22분 무렵 약 3분간 휴식을 취하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적용됐다. FIFA는 북중미 여름의 무더위와 높은 습도를 고려한 선수 보호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다수의 감독과 선수, 팬들은 불만을 나타냈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가 경기 흐름을 끊고, 각 팀에 사실상 두 차례의 추가 작전타임을 제공해 경기의 변수가 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해당 휴식 시간을 활용해 광고를 내보낼 수 있는 새로운 상업적 구간을 만들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FIFA는 "광고를 위한 조치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선수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과적으로 경기 중간에 별도의 광고 시간이 생겼다는 시선은 피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불거진 여러 논란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AS모나코)의 퇴장 징계 철회 논란이다. 발로건이 레드카드 징계로 16강전에 출전하지 못할 위기에 놓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징계 재검토를 요청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후 FIFA는 발로건의 출전 정지 징계를 이례적으로 철회했다.
이란 선수들을 둘러싼 문제도 있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 속에서 이란 선수들은 비자와 이동 문제 등으로 정상적인 월드컵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선수단 소집에 차질이 생겼고, 베이스캠프 운영에도 변수가 발생하면서 월드컵이 정치적 갈등에 휘말렸다는 비판이 나왔다.


결승전에서는 이례적으로 미국 국가도 울려 퍼질 예정이다.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 앞서 약 90분 동안 폐막 행사가 진행되며, 이 자리에서 미국의 유명 가수 제니퍼 허드슨이 미국 국가를 부른다.
FIFA는 "화려한 행사와 함께 역대 최대 규모의 FIFA 월드컵이 막을 내린다"며 "세계적인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슈퍼스타 제니퍼 허드슨이 결승전에 앞서 미국 국가를 제창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도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일반적으로 월드컵 경기에서는 맞대결하는 두 나라의 국가가 연주되는데, 미국이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음에도 개최국이라는 이유만으로 미국 국가를 별도로 부르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영국 매체 HITC는 "트럼프가 또 시작했다"며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발표된 전례 없는 변화에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토크스포츠 역시 "FIFA의 우승 반지 판매는 이미 지나치게 상업화됐다는 평가를 받는 이번 월드컵에서 또 한 번 돈을 벌려는 시도로 보일 수 있다"며 "북중미 월드컵은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와 결승전 하프타임 공연 등 여러 논란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우승 반지는 팬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며 "팬들은 FIFA가 축구를 지나치게 미국식으로 바꾸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