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트립 사례로 드러난 의료관광 규제 허점
법 개정 전까지는 현행 의료법 그대로 적용

국내 여행업계가 의료법 위반 우려로 외국인 의료관광 사업 진출을 포기하거나 보류하는 동안 인바운드 관광(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은 법령 간 해석 차이를 활용해 사업을 불법 운영해왔다. 서울시가 최근 이를 의료법 위반으로 판단하면서 보험업법과 의료법이 충돌하는 '제도의 사각지대'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행 의료법 제27조 제4항은 보험회사와 보험설계사, 보험대리점, 보험중개사의 외국인 환자 유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보험사가 의료기관과 연계해 환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과 과도한 영리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반면 간단손해보험대리점 등록은 보험업법에 따라 심사가 이뤄진다. 등록 과정에서는 외국인환자유치업 등록 여부가 제한 사유가 아니기 때문에 보험업법상 요건만 충족하면 등록이 가능하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업법 기준에 따라 크리에이트립의 간단손해보험대리점 등록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의료법상 외국인환자유치업과의 관계는 등록 심사 대상이 아닌 것이다.
이 때문에 간단손해보험대리점 자격을 보유한 대부분 여행사는 의료법 위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의료관광 사업 진출을 애초에 포기하거나 보류해왔다. 반면 크리에이트립은 외국인환자유치업 등록을 먼저 마친 뒤 간단손해보험대리점 자격을 취득하는 방식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법령 간 해석 차이에서 비롯된 제도적 공백이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산업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간단손해보험대리점은 여행자보험 등 본업과 연계된 단순 보험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제도인데, 이를 일반 보험대리점과 동일하게 규제하면서 외국인 의료관광 시장 진출 자체를 막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업계 요구를 반영해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인은 지난달 5일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여행사가 여행자보험 판매를 위해 간단손해보험대리점으로 등록한 경우에는 외국인환자유치업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예외를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표 발의한 장 의원은 "현행 규정이 의료관광 산업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산업 활성화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현행법이 유지되는 만큼 행정당국도 이를 적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 역시 크리에이트립이 보험대리점 자격을 해지해 위법 상태를 해소하도록 우선 안내했지만, 과거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법 개정 논의와 업계 현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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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계자는 "크리에이트립이 간단손해보험대리점 자격을 해지하면 현행 의료법상 문제는 해소되는 만큼 우선 그 절차를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과거 영업행위는 원칙적으로 여러 문제가 제기될 수 있지만, 업계에서 과도한 규제라는 의견이 이어지고 의료법 개정안도 발의된 만큼 제도 개선 논의와 산업 현실 등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