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이상학 객원기자] “너무 싫다. 규정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LG 트윈스에 몸담았던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31)가 메이저리그에서 4년 만에 승리를 거뒀지만 그 감격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곧바로 양도 지명(DFA) 처리를 당하며 방출 대기 상태에 놓인 것이다.
올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트리플A 그윈넷 스티리퍼스에서 시즌을 보낸 에르난데스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빅리그 콜업을 받았다. 이어 25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경기에 7회 구원등판, 3이닝 1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애틀랜타가 연장 10회 끝에 7-6으로 이겼고, 에르난데스는 구원승을 따냈다. 마이애미 말린스 시절이었던 지난 2022년 8월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4년 만의 빅리그 승리였다.
그러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에르난데스는 구단으로부터 DFA 통보를 받았다. 3이닝 48구를 던진 에르난데스는 며칠간 쓰기 어려운 상태였고, 남은 시리즈에 불펜에 새로운 전력이 필요했던 애틀랜타는 좌완 코너 토마스를 콜업했다. 로스터 끝자리에 있는 투수는 이런 식으로 한 번 쓰이고 DFA 되거나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26일 볼티모어전을 앞두고 월트 와이스 애틀랜타 감독도 에르난데스를 DFA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무척 아쉬워했다. ‘애틀랜타 저널-컨스티튜션’ 채드 비숍 기자에 따르면 와이스 감독은 “솔직히 말해서 너무 싫다. 규정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로스터에 등록할 수 있는 투수 숫자가 제한되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로스터를 구성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는 26인 로스터 중 투수를 최대 13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9월에 로스터가 28명으로 확장되면 투수도 14명까지 보유 가능하다.
와이스 감독은 “물론 규정 내에서 해야 하는 것이지만 가끔 투수를 한 명 더 등록할 수 있다면 어젯밤 경기 영웅 중 한 명이었던 선수를 DFA로 내보내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런 선수들에겐 DFA를 할 게 아니라 보상을 해줘야 한다. 그래서 어젯밤 그 대화를 나누는 건 내게 정말 끔찍했다”며 에르난데스에게 DFA 통보를 하는 게 괴로웠다고 털어놓았다.
DFA 처리된 에르난데스는 웨이버 기간 클레임을 거는 팀이 나오면 그 팀으로 이적하게 된다. 원하는 팀이 나오지 않아 웨이버를 통과하면 애틀랜타 산하 마이너리그로 소속이 이관되거나 FA가 될 수 있다.
와이스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우리 팀에 돌아오길 바란다. 어젯밤 그가 보여준 활약은 신뢰를 주기에 충분했다. 이런 선수들은 앞으로 기회를 받기 마련이다. 우리가 계속 그를 데리고 있을 수 있길 바란다”며 웨이버 클레임 없이 애틀랜타에 잔류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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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지난 2018년 마이애미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우완 투수 에르난데스는 2024년 LA 다저스,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쳐 올해 애틀랜타까지 7시즌 통산 100경기(49선발·306⅓이닝) 11승22패2홀드 평균자책점 5.05 탈삼진 287개를 기록하고 있다.
KBO리그 경험도 있다. 지난 2024년 7월에는 케이시 켈리의 교체 선수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고, 그해 11경기(9선발·47이닝) 3승2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02 탈삼진 55개를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5경기 모두 구원 등판, 2세이브1홀드를 거두며 7⅓이닝 10탈삼진 무실점 위력투로 시리즈 MVP에도 선정됐다.
‘엘동원’으로 불리며 가을야구 투혼을 인정받은 에르난데스는 LG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반 허벅지 부상으로 한 달 반을 빠지는 악재 속에 14경기(66이닝) 4승4패 평균자책점 4.23 탈삼진 73개로 기대에 못 미치며 8월초 방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