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SEN=고성환 기자] 악어가 나타나면 "악어, 악어, 악어"를 외쳐야 하는 강에서 올림픽 경기가 열린다. 2032 브리즈번 올림픽 조정 경기장이 확정됐다.
영국 '더 선'은 18일(한국시간) "대형 악어 500마리가 사는 강이 심각한 안전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조정 경기장으로 선정됐다"라며 "세상에! 올림픽 관계자들이 조정 경기에 더 강렬한 자극을 더했다. 바로 악어다"라고 보도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장소는 호주 퀸즐랜드주 록햄프턴에 위치한 피츠로이강이다. 브리즈번에서 자동차로 7시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강은 독립적인 평가를 거친 결과 올림픽과 패럴림픽 경기를 치르기에 적합한 장소로 판단됐다.
문제는 피츠로이 강이 염수 구간과 담수 구간이 함께 존재하는 곳으로 유명한 바다악어 서식 지역이라는 점. 악어 목격도 드문 일이 전혀 아니다. 바다악어는 몸길이가 최대 6m까지 자라기도 한다. 그럼에도 2032 브리즈번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조정과 카누 경기를 피츠로이강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영국 대표팀 금메달리스트 이모젠 그랜트는 악어 문제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처음 들었을 때 든 생각은 악어 따위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난 오히려 그 장소가 브리즈번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가 더 신경 쓰인다"라며 "세계조정연맹이 공정한 코스인지 제대로 실사를 할 거라고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랜트는 "록햄프턴까지 6~7시간이나 떨어져 있다면 큰 문제다. 그리고 더 가까운 곳에도 호수들이 있다. 내 생각에는 그게 핵심"이라고 짚었다.
그는 "솔직히 악어 자체는 별로 신경 쓰이지 않을 것 같다. 아마 경기를 할 때는 악어를 치울 거다. 그래야 우리가 악어와 부딪히거나 속도가 느려지는 일이 없을 테니까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브리즈번 2032 조직위원장인 앤드루 리버리스도 이미 이 바다악어들의 위협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는 "바다에는 상어도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서핑을 한다. 안 된다고 할 게 아니라 할 수 있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기서는 사고방식을 바꿔달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영국 'BBC'에 따르면 40년 넘게 거슬러 올라가는 주 정부 기록상 이 지역에서 악어가 사람을 공격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악어로 인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그리 크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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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역시 "피츠로이강에는 약 500마리의 바다악어가 살고 있다"라면서도 "지난달 열린 세계조정연맹 총회에서도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때때로 '안전' 문제를 언급했지만, 악어의 존재는 그들의 가장 큰 우려가 아니었다"고 짚었다.
다만 악어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 주말 동안 피츠로이강에서 열리는 올해의 퀸즐랜드 학교 조정 선수권대회의 안전관리계획에는 '악어'라는 단어가 28번이나 등장한다. 계획서에는 "계획을 세울 때는 악어가 목격될 가능성이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 악어 서식 지역의 자연 수로에서 악어가 전혀 없다고 보장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적혀 있다.
일단 학교 조정대회에선 악어가 목격될 시 '악어, 악어, 악어'라고 외치도록 돼 있다. 위험 여부에 대한 평가가 끝날 때까지 경기는 중단되고, 선수들은 강둑으로 돌아오게 된다. 올림픽에서는 어떤 절차를 따르게 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더 선은 "악어가 불러일으킬 아드레날린 덕분에 호주에서 세계신기록이 나올 가능성에 돈을 걸겠다"고 농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