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 성공률 87.3%·볼 회수 9회'에도 "나는 빵점"...'대표팀 MF' 박태준, "공 지키고 전진하는 게 장점" [현장 인터뷰]

'패스 성공률 87.3%·볼 회수 9회'에도 "나는 빵점"...'대표팀 MF' 박태준, "공 지키고 전진하는 게 장점" [현장 인터뷰]

OSEN 제공
2026.09.2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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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상무 박태준은 부천FC1995와의 경기에서 패스 성공률 87.3%와 볼 회수 9회를 기록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로베르트 모레노 대표팀 임시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를 치른 박태준은 자신의 경기력에 대해 빵점이라며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된 박태준은 공수 전환과 압박 속에서 공을 지키며 전진하는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OSEN=부천, 정승우 기자] 경기 지표는 '빵점'과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박태준(김천상무)은 스스로에게 냉정했다. 로베르트 모레노(49)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팀의 승리를 이끌었지만 자신의 경기력에는 만족하지 못했다.

김천은 19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30라운드에서 부천FC1995를 2-0으로 꺾었다.

승점 33점을 만든 김천은 부천(승점 32)을 11위로 끌어내리고 10위로 올라섰다. 최근 8경기에서 7무 1패에 그쳤던 답답한 흐름도 끊었다.

박태준은 이수빈과 김천의 중앙 미드필더 조합을 이뤄 선발 출전했다. 후반 34분 김이석과 교체될 때까지 79분을 뛰었다.

경기 후 만난 박태준은 "평소와 똑같이 준비하려고 했지만 나도 모르게 몸에 힘이 조금 더 들어갔던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관중석에서는 모레노 감독이 박태준의 경기력을 직접 확인했다. 박태준은 모레노 감독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경기 전부터 주변을 통해 방문 소식을 들었다.

긴장감 속에서도 박태준은 김천 중원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했다. 경기 자료에 따르면 55차례 시도한 패스 가운데 48개를 성공했다. 패스 성공률은 87.3%였다.

단순히 후방에서 공을 돌리는 데 그치지 않았다. 공격 지역 패스 13개 가운데 11개를 연결했고 전진 패스는 19개 중 12개를 성공했다. 페널티 박스로 향한 패스도 세 차례 시도해 두 차례 동료에게 전달했다.

후반 14분에는 부천이 역습으로 전환하려는 순간 직접 공을 되찾았다. 박태준은 지체하지 않고 이상헌을 향해 박스 안으로 전진 패스를 넣었다. 김천이 공격권을 회복한 뒤 빠르게 상대 골문으로 향한 장면이었다.

고재현의 선제골이 나온 후반 32분에도 초기 전개에 참여했다. 김태환의 패스를 받은 박태준이 박철우에게 공을 연결했고, 박철우의 크로스에서 시작된 문전 혼전 끝에 고재현이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에서는 볼 회수 9회를 기록했다. 인터셉트 1회와 클리어 2회, 차단 2회도 남겼다. 김천이 점유율 66.6%를 기록하며 경기 주도권을 잡는 데 힘을 보탰다.

모든 지표가 긍정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박태준은 슈팅과 키패스를 기록하지 못했고 태클은 여덟 차례 시도해 두 번 성공했다. 패스를 통한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달리 상대 골문 근처에서 직접 승부를 결정하는 장면은 부족했다.

박태준은 자신의 장점이 충분히 나왔는지 묻자 "오늘은 거의 빵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평소처럼 경기하려고 했지만 분위기도 달랐고 여러 부분에서 신경이 분산됐다.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웠다. 대표팀에 가서 잘 준비하고 동료들과 맞춰보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모레노 감독 앞에서 몸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박태준은 이번 9·10월 A매치 명단을 통해 처음으로 A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본인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발탁이었다.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 지난 14일에도 박태준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전날 경기를 치른 뒤여서 아침 점호를 하지 않고 늦게까지 잠을 잤다.

잠에서 깬 박태준은 오후 1시 30분경 대표팀에 뽑힐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명단 발표까지 남은 시간은 약 30분이었다.

박태준은 "그날이 대표팀 발표일인지조차 몰랐다. 1~2주 전에 대표팀 명단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발표하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갑자기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느냐'는 연락이 왔다. 모른다고 했더니 오후 2시에 좋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때 처음 알았다. 정말 아무런 예상도 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발탁 가능성을 전달받은 뒤에는 모레노 감독의 기자회견 생중계만 기다렸다. 명단 포함이 확정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아니었기에 직접 이름을 확인해야 했다.

박태준은 "기자회견이 시작될 때까지 시간이 정말 가지 않았다. 생중계도 예정된 시간에 바로 시작되지 않고 몇 분 늦어졌다. 그 시간도 굉장히 길게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박태준만 놀란 것이 아니었다. 가족들도 예상하지 못한 소식에 함께 놀랐다. 한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초등학교 친구들에게서도 축하 연락이 쏟아졌다.

꿈같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군 생활 중인 박태준은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지만 쉽게 잠들지 못했다.

그는 "처음 이틀이나 사흘은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우리는 오후 10시가 되면 불을 끄고 자야 한다. 그런데 누우면 '이게 정말 맞나, 내가 진짜 대표팀에 뽑힌 게 맞나'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눈을 감아도 자꾸 떠올랐다"라고 이야기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이제 박태준에게 남은 일은 자신이 왜 모레노 감독의 선택을 받았는지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모레노 감독은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4-4-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공격과 수비의 균형, 빠른 공수 전환을 강조했다.

박태준은 "공격과 수비에서 어느 정도 균형을 갖췄고 공수 전환을 빠르게 하는 것이 내 장점이다. 감독님도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국제무대에서는 더 빠르고 강한 압박을 이겨내야 한다. 박태준도 A매치의 속도와 강도가 K리그보다 높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남미나 아프리카 선수들은 수비할 때 압박하는 속도가 확실히 빠르다고 생각한다. 그런 압박 속에서도 공을 잘 지키면서 전진하는 것이 내 장점이다. 대표팀에서는 그 능력을 더 살릴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표팀에는 아직 친분이 없는 선수가 더 많다. 낯을 가리는 성격인 만큼 걱정도 있지만 다시 찾아오지 않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생각은 없다.

박태준은 "친한 선수보다 친하지 않은 선수가 훨씬 많고 형들도 많다. 나도 낯을 가리는 편이라 걱정은 된다. 그래도 이런 기회가 다시 없을 수 있으니 먼저 다가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가장 대화해보고 싶은 선수는 황인범이다. 박태준은 "어릴 때부터 봐왔던 황인범 선수와 대화해보고 싶고 친해지고 싶은 마음도 있다"라고 밝혔다.

함께 대표팀에 발탁된 정승원에게서는 먼저 소셜 미디어 메시지가 왔다. 박태준이 "많이 도와달라"고 하자 정승원은 "뭘 도와주느냐"고 답했고, 두 선수는 웃으며 대화를 마쳤다.

박태준의 성장은 갑자기 이뤄지지 않았다. 광주FC에서 이정효 감독의 축구를 익히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전술과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6~7개월 동안 애를 먹었고 여러 차례 쓴소리도 들었다.

박태준은 "광주에서 전술적·기술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정말 고생했다. 그때 많이 혼났던 시간이 생각났다"라며 "개인적으로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그 노력을 이제 보답받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같은 마음으로 임한다면 어느 정도 정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표팀 발탁 뒤에는 이정효 전 광주 감독에게 먼저 연락했다. 광주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정효 감독은 박태준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박태준이 전한 내용에 따르면 이 감독은 "네가 열심히 했고 이야기를 잘 받아들였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다. 네가 노력했기 때문에 그 자리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이라는 말과 함께 축하를 건넸다.

박태준은 대표팀에서 무리하게 자신을 꾸미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처음부터 잘해야 한다는 부담에 갇히기보다 자신이 어떤 유형의 선수인지 보여주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빠르게 공수 전환하고 수비할 때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 내 장점이다. 공격할 때는 적극적으로 올라가고 공을 빼앗기더라도 빠르게 전환해 다시 찾아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부분에 집중하면 좋은 상황과 장면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 잘하려는 마음보다 '이런 선수가 있구나, 이런 스타일의 선수구나'라는 것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원하는 등번호도 없다. 박태준은 "남는 번호라면 아무 번호나 괜찮다. 전혀 상관없다"라고 웃었다.

처음 받은 태극마크만으로도 충분히 벅찬 박태준이다. 발탁의 기쁨으로 며칠간 잠도 이루지 못했던 그는 이제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해야 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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