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한 개도 못 던지고 짐 쌌다' 中 여자 크리켓 '그라운드 사정' 황당 탈락에 日 네티즌도 사과... "부끄러워 견딜 수 없다" [아이치 나고야 AG]

'공 한 개도 못 던지고 짐 쌌다' 中 여자 크리켓 '그라운드 사정' 황당 탈락에 日 네티즌도 사과... "부끄러워 견딜 수 없다" [아이치 나고야 AG]

김동윤 기자
2026.09.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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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자 크리켓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그라운드 사정으로 경기가 취소되어 공 한 개도 던지지 못한 채 탈락했다. 우천으로 인한 경기장 상태 불량으로 경기가 취소되자 세계랭킹이 더 높은 방글라데시가 규정에 따라 4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중국 대표팀은 12년 만의 출전에서 허무하게 짐을 쌌으나 공식 항의 없이 결과를 수용했으며 일본 네티즌들도 미안함을 전했다.
중국과 방글라데시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크리켓 8강 경기가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되자 주장 주밍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인민중국 공식 SNS 갈무리
중국과 방글라데시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크리켓 8강 경기가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되자 주장 주밍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인민중국 공식 SNS 갈무리

중국 여자 크리켓 대표팀이 12년을 기다려 돌아온 아시안게임에서 공 한 개도 던지지 못하고 짐을 쌌다. 억울한 상황에 중국 SNS 등지에서는 개최 측의 미숙한 대회 운영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그런데 정작 가장 억울할 법한 중국 여자 크리켓 대표팀은 결과를 받아들였다.

지난 17일 중국 매체 시나닷컴에 따르면 중국 크리켓 대표팀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또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공식 항의하지 않고 결과를 수용했다.

중국은 지난 17일 일본 아이치현 닛신시 고로기 스포츠파크에서 방글라데시와 여자 크리켓 8강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앞서 내린 비로 경기장 외야에 물이 빠지지 않았고, 경기를 치르기에 안전하지 않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토스조차 하지 못한 채 경기는 취소됐다. 대회 조직위원회 역시 "그라운드 상태 불량으로 경기 실시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해당 경기 관중의 티켓을 환불하기로 했다.

문제는 크리켓의 토너먼트 규정이었다. 대회 경기 규정 16.10.2(b)에 따라 우천 등으로 승부를 가릴 수 없는 녹아웃 경기는 세계랭킹이 높은 팀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다.

세계랭킹 42위인 중국보다 순위가 높은 10위 방글라데시가 자동으로 4강에 올랐다. 중국은 정식 경기에서 한 번도 공을 던지거나 타격하지 못한 채 탈락했다.

이에 드 윈 알리스터 중국 크리켓 대표팀 감독은 "경기장 직원들의 헌신에 감사드리지만, 매우 실망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전 세계가 우리 중국 여자 대표팀이 큰 국제 무대에서 데뷔하는 모습을 보길 바랐다. 하지만 지난 한 주간 이곳의 날씨와 여러 도전을 고려할 때, 이 경기를 치르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크리켓 경기장. /사진=인민중국 공식 SNS 갈무리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크리켓 경기장. /사진=인민중국 공식 SNS 갈무리

중국 대표팀이 결과를 수용한 데에는 이 규정 자체가 이번 대회에서 갑자기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는 데에 있다. 이미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우천으로 취소된 토너먼트 경기에 적용된 바 있다.

이 소식이 중국 관영 일본어 매체 인민중국 공식 SNS를 통해 전해지자 일본인들도 미안함을 전할 정도다. 한 일본 네티즌은 "날씨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일본이 개최한 대회에서 이런 결과가 나와 매우 미안하다. 부끄러워 견딜 수 없다"고 밝혔다.

아쉬운 건 중국이 이 무대를 위해 기다린 시간이다. 중국 여자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출전은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이었다. 지난 5월 예선을 거쳐 마지막 출전권을 따냈고, 8월에는 중국에서 열린 국제대회를 치르는 등 실전을 거듭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크리켓은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도 채택돼 아시아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어렵게 국제무대에 다시 발을 디딘 중국 여자 크리켓에는 그래서 더욱 잔인한 결말이었다. 12년의 기다림 끝에 도착한 아시안게임에서 남은 공식 기록은 '8강 탈락'. 그러나 그 과정에서 중국 선수들이 실제로 뛴 경기는 단 한 경기도 없었다.

한 경기조차 하지 못하고 탈락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뒤 주장 주밍웨(27)는 눈물을 보였다. 또 다른 중국 매체 신화통신은 주밍웨가 결과를 통보받은 뒤 경기장 옆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전했다. 주밍웨는 "경기를 하지 못한 것은 정말 아쉽지만 이것 역시 성장의 일부다. 경기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돌아가 더 훈련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을 대신해 4강에 오른 방글라데시는 20일 인도와 준결승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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