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후 7시즌. 딱 한 번 압도적 활약을 펼쳤고 2루수 골든글러브에도 올랐다. 이후 오랫동안 방황했지만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예비역 정은원(26·한화 이글스)의 이야기다.
정은원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방문경기에서 7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했다.
팀은 3-4로 패했으나 멀티출루에 성공하며 3점 중 1득점을 책임졌다. 3경기 연속 안타를 만들어냈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
인천고를 졸업한 정은원은 2018년 2차 3라운드 전체 24순위로 한화에 입단해 첫해부터 많은 기회를 얻었다.
이듬해부터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찬 정은원에게 2021년은 잊지 못할 시즌이었다. 139경기에 나서 타율 0.283(495타수 140안타) 6홈런 39타점 85득점 105볼넷 19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 0.384, OPS(출루율+장타율) 0.791을 기록했다.
당당히 2루수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암흑기를 보내며 2013년 정근우 이후 끊긴 내야수 골든글러브의 명맥을 이으며 한화 팬들에게 적지 않은 희망을 안겨줬다.

그러나 이후 내림세를 탔고 문현빈, 황영묵 등 후배들에 자리를 내주며 포지션 변경까지 시도한 끝에 뚜렷한 답을 찾지 못하고 결국 국군체육부대(상무) 행을 택해야 했다.
상무에서도 100%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2025년 83경기에서 타율 0.267(247타수 66안타), OPS 0.782에 그친 반면 팀은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걸 TV로 지켜봐야 했다.
올 시즌 전역 후 팀에 합류했으나 컨디션을 빠르게 끌어올리지 못했다.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9월 들어 상황이 바뀌고 있다. 퓨처스리그 6경기에서 타율 0.316(19타수 6안타) 3홈런 9타점 5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정은원은 지난 16일 2개월 만에 콜업됐다.
이후 4경기에서 타율 0.364(11타수 4안타) 2득점 1볼넷 1도루로 맹활약하고 있다. 19일 LG전에선 상대 투수 호투에 막혀 1득점에 그쳤으나 임찬규와 고우석을 상대로 각각 안타를 뽑아냈다. 6회엔 이날 유일한 득점을 만들어냈고 8회엔 안타로 나선 뒤 과감한 주루로 도루까지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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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도 웃었다. "그동안 경기에 출장을 못 했는데 이렇게 나가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플레이를 펼쳤고 타격에서도 잘해주고 있으니 팀에 좋은 일"이라며 "먼저 뛰었던 선수들에게도 본보기가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남은 경기에서 더 많이 나간다고 봐야 한다.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경기에도 선발 출전한 정은원은 안타와 볼넷 하나를 얻어내 멀티 출루를 기록했다. 아직 표본은 적지만 시즌 막판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화의 2루수 자리는 여전히 확실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골든글러브라는 고점을 맛봤던 정은원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리고 정은원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시즌 막판 조금씩 가능성을 끌어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