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런 치고 울려고 하더라고요."
지난 5월 7일 잠실구장이었다. 염경엽(58) LG 트윈스 감독은 이재원(27·LG)에 대해 취재진에 이렇게 말했다.
이재원은 전날인 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2회말 선제 결승 투런 아치를 그렸다. 18일 만의 1군 복귀 첫 타석, 그리고 상무 입대 전인 2023년 10월 14일 두산전 이후 무려 935일 만에 쏘아올린 대포였다.
염 감독은 "어제는 (이)재원이가 한 게임 해줬다"고 칭찬하면서도 "그런데 홈런을 치고 울려고 하더라. 막 좋아서 신나 해야지. 그래야 승부 근성도 생길 텐데.... 멘탈이 강한 편이 아니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나름대로 마음 고생을 했다는 뜻이다. 그 홈런으로 재원이가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그런 이재원이 이번 KIA 타이거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그는 지난 17일 광주에서 열린 1차전에서 8회 대타로 나와 성영탁과 8구 대결 끝에 삼진으로 돌아섰다.
이튿날인 18일 2차전에서는 6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러나 2회와 5회, 6회 KIA 선발 올러에게 연거푸 삼진을 당한 데 이어 3-6으로 추격한 8회 2사 1, 2루에서도 전상현에게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2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 5삼진, 그것도 모두 헛스윙 삼진이었다. 경기 막판 이재원은 더그아웃에서 눈시울을 붉힌 채 고개를 숙인 모습이 중계 화면에 비치기도 했다.

염경엽 감독은 2차전 후 인터뷰에서 "이재원의 한 방을 믿었다"며 "선수 본인도 큰 무대를 경험하는 단계라 할 수 있다. 보완해야 할 부분은 마무리 훈련 때부터 많이 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고를 나와 2018 신인 2차 2라운드 17순위로 입단한 이재원은 빼어난 장타력으로 '잠실 빅보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2022년에는 13개의 홈런을 때리며 잠재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을야구는 2022년 키움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3경기 3타수 무안타 1타점 1삼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경험이다.
원정 2연패한 LG는 이제 한 번만 져도 탈락하는 벼랑 끝에 몰렸다. 과연 남은 시리즈에서 LG가 이재원을 어떻게 활용할지, 그리고 이재원은 안방에서 '잠실 빅보이'다운 위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