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개미' 성모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재판부 '개선 필요성' 지적
공소청 측 "비실명화 작업 시간 소요, 인력도 절반쯤 줄어"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3년 넘게 조작해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슈퍼개미' 투자자의 첫 재판이 사실상 공전했다. 검찰이 공소청으로 바뀌며 인력이 줄어 업무가 지연되는 데다 피고인의 변호사 선임 문제가 겹치면서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장찬)는 20일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투자자 성모씨(35)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성씨는 석탄 가루 운반용 파이프 제작·설치 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A사의 주가를 2020년 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1만1800원에서 4만5800원으로 끌어올려 약 62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성씨는 외부 악재로 주가가 떨어지자 강제로 처분되는 반대매매를 막기 위해 시세조종에 나선 것으로도 파악됐다. 고가매수주문과 가장·통정매매 등 시세조종 주문을 총 1만5908회 반복 제출했고, 자금·계좌 위탁자들로부터는 주식투자를 대신 해 주는 명목으로 16억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기간 계좌에 입금된 금액은 745억원이었지만,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 CFD계좌 등 레버리지를 동원해 매수한 실제 주식 규모는 3400억원에 달했다.
이날 성씨 측은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다음 기일에 밝히기로 했다. 공소청으로부터 재판 진행을 위한 기록물을 확보해야 하는데 해당 업무가 늦어지면서다. 성씨는 수임료 문제로 변호인 선임을 제때 하지 못한 사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성씨 측은 또 재판을 마치고 취재진에 "재판 진행을 위해 공소사실을 부인한 것"이라며 추후 실제 입장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공소청의 업무 지연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으냐"며 신속한 업무처리를 요청하기도 했다.
공소청 측은 조직이 개편되면서 내부적으로 업무 부담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담당 공소청 검사는 "직원이 절반 정도 줄어든 상태"라며 "기존 6명이 하던 업무를 4명이 하고 있어서 업무 지연이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쉽지는 않지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남부지검(현 서울남부공소청)은 지난달 17일 성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성씨가 범행 대상으로 삼은 A사 주가는 한때 5만1100원까지 올랐지만, 2023년 5월 SG 증권사발 하한가 사태까지 겹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와 국외 분쟁 등 악재로 실적도 악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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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레버리지를 감당하지 못한 성씨의 보유 물량은 증권사의 연쇄 반대매매로 이어졌다. A사 주가는 나흘 만에 4만5800원에서 2만2050원으로 떨어졌다. 주가 급락으로 다수의 소액투자자는 큰 손해를 입었다. 반면 성씨는 동거녀의 고급 스파 사업 비용과 생활비 등에 범죄수익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사의 주가 급락이 논란이 되자 성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입장문'이 온라인에 확산하기도 했다. 당시 게시물에는 "저로 인해 피해를 본 수많은 분과 회사에 정말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3년간 치열하게 분석해 투자했지만, 과욕의 결과는 비참하다"는 내용이 적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