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투자심리 급냉, 나스닥 2.2%↓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최근 이어지는 기업수익경고 소식에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며 주가가 다시 하락했다. 소매판매실적도 생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심리를 부추길 만한 재료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이날 월가에서는 전날 마감직전 보였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없지 않았다. 장초반 그럭저럭 좋은 모습을 보이던 장세는 거시지표와 기업쪽에서의 우울한 뉴스를 접한 투자자들이 다시 등을 돌리면서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섰다.


나스닥지수는 오전장까지는 전날 수준에서 줄다리기를 계속했으나 오후장 들어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일중 최저치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48.29포인트(2.23%) 하락한 2121.66을 기록했다. 최근 6일동안 5일째 하락하는 극도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대형 기술주중에서 IBM,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상승한 반면 시스코 시스템, 인텔, 마이크로소프트는 하락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오전장 한 때 1만1천선을 돌파했으나 역시 오후장 들어 가파른 하락세로 돌아서며 일중 최저치로 마감했다. 하락폭은 나스닥보다는 작아 76.76포인트(0.70%) 하락한 10,871.62로 마감됐다. 인텔, 이스트만 코닥, 필립 모리스, 휴렛 팩커드, 월트 디즈니의 하락이 두드러진 반면, 허니웰, JP 모간 체이스, 머크, 알코아, 맥도날드, 3M, 캐터필라의 주가는 소폭 올랐다.
S&P500지수는 14.25포인트(1.13%) 하락한 1,241.60으로, 러셀2000지수는 1.81포인트(0.36%) 하락한 505.12로 이날을 마쳤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2억주, 나스닥에서 15억주가 거래됐다. 주가가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보다 많아 양대 시장에서 각각 16:15, 20:17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하드웨어 3.28%, 인터넷 3.63%, 멀티미디어 5.24%, 소프트웨어 3.65%, 텔레콤 2.68%, 네트워킹 4.88%, 반도체 2.37% 등 기술주의 하락이 두드러졌고 소매 0.58%, 유틸리티 2.67% 부문도 하락했다. 금융, 바이오테크, 금, 제지, 화학, 항공부문은 이날의 하락장세에서 소폭 상승하면서 잘 버텨냈다.
이날 투자자들은 시장에 뛰어들어 매수세를 형성할 만한 재료를 잡지 못하고 최근 이어지는 기업의 수익경고소식에 다시 주춤거렸다. 증시 주변에 맴돌고 있는 막대한 대기성 자금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거래도 활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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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된 거시지표는 내용이 좋지 않았다. 5월중 소매판매실적이 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최근 8개월간 두 번째로 소매판매가 취약한 달로 기록됐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0.2% 정도의 상승을 점쳤었는데 이에 미치지 못 했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와 일반공산품의 판매실적은 두드러지게 떨어졌다.
소매판매실적에 포함되는 품목은 전체 소비자 지출항목의 약 절반 가량되는 것이어서 소비자지출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 쌓이는 재고와 수요자의 주요 기구장비 구매가 저조하면서 제조업부문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중의 0.1% 증가는 1월과 4월의 각각 1.5%, 1.4% 증가율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어서 5월중 소비지출이 크게 둔화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로써 미 연준이 다시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수 없도록 압박을 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됐다. 당초 0.25%포인트 인하에서 최근에는 0.5%포인트 인하론도 서서히 대두하고 있다.
한편 이날 수입물가지수도 발표됐는데 5월중 0.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이후 수입물가는 계속 하락했는데 3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주 원인은 원유값이 5.5%나 인상됐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면 오히려 0.2% 감소한 셈이다. 다음날인 목요일과 금요일에 발표될 생산자 및 소비자 물가지수가 뉴스로서의 비중이 큰 만큼 이 지표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기업쪽에서는 쏟아진 뉴스들도 대부분 우울한 것이었다. 증시의 방향을 선도할 만한 간판기업은 없었지만 경기침체가 거의 모든 업종에 퍼져 있음을 실감케 했다.
메이택(가정용품제조)은 2/4분기 수익이 당초 예상보다 25%나 적게 나타날 것 같다고 하면서 판매부진을 주된 이유로 들었다.
폴라로이드(사진현상)는 앞으로 1년 6개월 동안 전체의 25%에 달하는 약 2000명을 정리해고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2억 달러 규모의 비용절감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CMGI(인터넷회사 자금공급 금융서비스업)는 지난 분기 순손실규모가 전년 같은 기간의 두배인 1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하면서 이번 분기에도 순손실을 피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루슨트 사업부문의 하나였던 아바야(통신소프트웨어)는 전체의 11%에 달하는 3000명의 감원조치를 시행할 것이며 판매수익이 매우 저조하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각각 0.8%, 0.1%, 7.5%, 8.6% 하락했다.
시포트 증권의 테드 와이스버그씨는 "우리는 지금 예비실적발표 시즌중에 있으며 대부분의 기업이 수익악화 소식을 전해 올 것"이라고 하면서 "앞으로의 증시 움직임에 가장 큰 관건은 투자자들이 수익경고소식을 어떻게 소화해내느냐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채권등급이 정크본드 수준(BB+)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으면서 주가가 8% 하락했다. 스탠다드 앤 푸어(S&P)사는 이 기업이 수익과 현금흐름을 개선할 만한 능력이 있는지 상당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SG 코웬은 루슨트에 대한 투자등급을 "매수"로 유지했다. 관계자는 새로 착수한 공격적인 비용절감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조만간 현금흐름도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전날 수익경고소식을 내놓으면서 증시를 흔들어 놓았던 노키아는 이날 주가가 2.9% 상승했다. UBS 워버그는 목표주가를 낮추기는 했지만 투자등급을 "매수"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BOA 증권도 "강력매수"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들 투자은행들은 노키아가 휴대폰업계의 선두주자로 가장 먼저 수익이 회복될 업체라는 프리미엄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리먼 브러더스는 휴대폰업계 전체적인 판매부진이 오래 갈 것이라며, 노키아의 등급을 "단기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리고 에릭슨의 내년중 예상수익을 낮춰 잡았는데 에릭슨의 주가는 2.5% 하락했다.
지난해 필립 모리스는 제과회사인 나비스코를 192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그 결과로 크래프트 푸드가 기업공개(IPO)를 하게 됐다. 총 규모가 87억 달러에 달하는 역대 두 번째로 큰 기업공개였는데 주가는 최고가격으로 형성된 후 상승행진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