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경기회복기대,나스닥 2천 회복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이어진 수익경고소식에 투자자들이 방향을 못잡고 갈팡질팡하다 경기선행지수가 생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돼 오랜만에 좋은 모습으로 마감됐다.
나스닥지수는 오전장 비교적 좋은 모습으로 진행되다가 2시경부터 소프트웨어와 인터넷주 중심으로 급등하면서 전날보다 38.58포인트(1.94%) 상승하며 연 이틀째 상승했다. 2,031.24를 기록하며 2천선을 다시 회복했다.


다우존스지수는 그야말로 널뛰기를 하며 100포인트를 한시간만에 오르락 내리락했다. 역시 막판의 금융주와 경기민감주의 랠리 덕분에 전날보다 50.66포인트(0.48%) 상승하며 10,647.33을 기록했다. 필립 모리스, 마이크로소프트, JP 모간 체이스, 인텔, 캐터필라, 휴렛팩커드, 제너럴 일렉트릭의 상승폭이 비교적 컸다. 하니웰, SBC 커뮤니케이션, IBM, 3M은 주가가 하락했다.
S&P500지수는 10.56포인트(0.87%) 상승한 1,223.14으로, 러셀2000지수는 7.13포인트(1.46%) 상승한 495.86으로 마감됐다.
거래량은 평소보다 조금 많았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선느 14억 5천만주, 나스닥에서는 20억 2천만주가 거래됐다. 오른 종목이 양대 시장에서 18:13, 19:18로 내린 종목을 상회했다. 지수상승폭에 비하며 오른 종목이 압도적으로 많지는 않았다.
업종별로 보면 바이오테크 5.74%, 인터넷 7.77%, 소프트웨어 4.99%, 금융 1.52% 부문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지수가 하락한 부문도 많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49% 하락하며 연 사흘째 하락행진을 계속했으며 멀티미디어 1.80%, 금 3.57%, 네트워킹 2.39%, 천연가스 1.56% 부문이 가장 큰 약세를 보였다.
이날의 증시 움직임은 한마디로 널뛰기 장세였다. 개장과 동시에 급강하했던 증시는 오전장 급반등했으나 이후 밀고 당기는 힘겨루기를 하다 장 마감에 임박해서 큰 폭의 랠리를 보였다. 텔랩, 인피네온, 재빌 서킷 등 기술주 기업들의 수익경고소식과 컨퍼런스 보드의 경기선행지수 대폭 증가 소식이 기업과 거시경제전반에 관한 서로 엇갈린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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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파이퍼 뱅코프 제프리의 토니 세친은 이날 오전장중 나타났던 일시적 급등세에 대해 "투자심리 회복을 기반으로 한 꾸준한 추세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여지없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2/4분기 기업수익소식을 기다리고 있으며 아직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월가에서는 보고 있다. 이날의 갈팡질팡한 주가 움직임은 이러한 견해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금분기초인 지난 4월만 해도 투자자들은 금년 하반기의 회복을 확신하며 강력한 매수행태를 보였었다. 그러나 하반기가 다가와도 이렇다 할 만한 징후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금년 하반기 회복설"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형성됐다. 지금까지 기업수익쪽에서나 거시지표쪽에서나 어느 곳에서도 최악의 상황이 지나갔다는 확실한 신호도 나타나지 않게 되면서 투자자들을 애타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날 다시 기업쪽에서의 악재들을 접하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던 증시를 구해낸 것은 사설연구기관인 컨퍼런스 보드의 경기선행지수 발표였다. 5월중 경기선행지수가 0.5%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최근 2년래 최대 상승폭인 동시에 애널리스트의 예상보다도 두 배나 큰 증가폭이었다.
사실 이 지수는 증시에 큰 영향을 주는 지표가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6개월 내지 9개월 후의 경기상황을 알리는 지표로 앞을 내다보고 투자하는 주식시장에 중요한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지수는 이미 정부에서 발표한 고용통계, 신규실업급여 신청건수, 공장주문실적, 주택착공실적, 통화량, 장기채 금리 스프레드와 구매자관리협회의 제조업지수, 미시간대학의 소비자신뢰지수를 종합하여 2내지 3분기 후의 추세를 발표하는 것이다. 이날 이 지수가 모처럼 큰 주목을 받은 것은 바짝 말라붙은 증시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전날 마감과 동시에 텔랩과 인피네온이 예비수익을 발표했다. 역시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텔랩(통신장비제조)은 2/4분기 영업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충격을 가져왔다. 통신회사의 수요부진을 주된 이유로 꼽았는데 월가에서는 주당 29센트 정도의 수익을 예상했었다. 판매수익이 월가의 예상보다 40% 가까이 미치지 못한 때문이다. 메릴 린치, CS 퍼스트 보스톤, 도이체방크의 투자등급 하향조정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24.8% 폭락했다.
한 술 더 떠 인피네온(칩제조)은 순손실이 예상된다고 발표하면서 이번 분기에만 5억달러를 잃었다고 밝혔다. 주가는 15.1% 떨어졌다. 재빌 서킷(컴퓨터장비제조)도 월가의 예상수익 미달이라는 경고음을 내면서 주가가 8% 하락했다.
이날의 수익경고는 노텔 네트워크의 수익경고와 오라클의 기대이상의 예상수익 발표에 혼돈스러워 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텔쪽에 무게중심을 두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오라클의 희소식에도 증시가 랠리를 보이지 않았던 것은 "오라클 호재"가 오라클 또는 소프트웨어 업체에 국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 때문이었는데 이것이 근거 없지 않음을 반증했다.
반도체주는 이날 다시 하락했다. 리먼 브러더스의 댄 나일스는 인텔과 AMD의 주당순익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 그는 PC수요 감소가 지속되고 가격경쟁도 수익기반을 흔들어 놓고 있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아직도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골드만삭스도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 콘엑선트 시스템, PMC 시에라, 바이테세 세마이컨덕터의 예상순익을 낮춰 잡았다. 그는 재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는 데다 경기침체가 생각보다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 주식의 주가는 각각 0.2%, 2.4%, 2.6%, 3.0% 하락했다. 같은 업계의 브로드컴은 이날 주가가 2.2% 상승했다. SG 코웬이 다른 기업에 비해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코멘트가 주효했다.
이번 달 들어 전날 기준으로 나스닥지수는 7.6%, 다우존스지수는 4.2% 하락했다. 이에 대해 살로먼 스미스바니의 밥 바셀은 그동안 매도세가 어느 정도는 지나친 감이 없지 않았다며 현재의 주가수준은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수준이라고 하면서 투자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조셉 건너의 도날드 셀킨은 최근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하면서 네트워킹과 텔레콤장비주들이 나스닥지수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예비수익발표시즌이 끝나야 시장심리는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주 말(26일, 27일)에 있을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금리인하결정이 있을 때까지는 투자자들이 방향을 잡기는 힘들 것으로 월가에서는 보고 있다. 금리인하폭에 대해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현재 연방기금 선물금리는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 100%, 0.5%포인트 인하 가능성 48%를 바탕으로 가격이 형성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