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소비심리 위축, 2%대 하락

[뉴욕마감]소비심리 위축, 2%대 하락

손욱 특파원
2001.08.29 05:48

[뉴욕마감]소비심리 위축, 2%대 하락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소비자신뢰지수 하락이라는 예상치 못했던 복병을 만나 크게 비틀거렸다.

나스닥지수는 콘퍼런스 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가 하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투자자들은 충격에 휩싸이며 주식을 내다 팔았다. 장 중반 지수하락을 잘 막아냈으나 후반 다시 하락하며 일중 최저치로 마감됐다. 47.44포인트(2.48%) 하락한 1,864.98을 기록했다. 1,900선을 회복한 지 이틀만에 다시 주저않고 말았다.

다우존스지수도 소비자신뢰지수 발표와 동시에 하락한 후 마감때까지 소폭 추가적으로 하락했다. 163.71포인트(1.58%) 하락한 일중 최저치 10,218.64로 마감됐다. AT&T를 제외하고 전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하니웰, 프록터 앤 갬블, 휴렛팩커드, 제너럴 일렉트릭, 홈 디포, IBM의 하락폭이 컸다.

S&P500지수는 17.70포인트(1.50%) 하락한 1,161.51을, 러셀2000지수는 4.74포인트(0.99%) 하락한 474.19로 마감, 소형주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1억주, 나스닥에서 14억주를 기록했다. 주가가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수보다 압도적으로 많아 양대 시장에서 각각 19:12, 23;13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소프트웨어 3.67%와 인터넷 3.39% 부문이 가장 큰 폭 하락했으며 반도체 2.67%, 텔레콤 2.41%, 네트워킹 2.51%, 멀티미디어 2.05%, 하드웨어 2.34%, 바이오테크 2.12%, 화학 1.44%, 제약 1.22%, 항공 1.24%, 은행 1.04%, 증권보험 1.91%, 소매 0.96% 부문도 비교적 큰 폭 하락했다. 교통 0.58%, 유틸리티 0.42% 부문만이 지수가 올랐다.

거래가 활발했던 종목으로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루슨트 테크놀로지 +2.32%, 글로벌 크로싱 -0.99%,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0.69%, 타이완 세미컨덕터 +4.82%, 노키아 -3.34%, 제너럴 일렉트릭 -1.87%, 모토로라 -0.74%, 윌리엄즈 커뮤니케이션 -12.65%, EMC -3.09%,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 +0.61%, 노텔 네트워크 -3.69%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인텔 -2.20%, 썬 마이크로시스템 -5.52%, 시스코 시스템 -4.72%, 엑소더스 커뮤니케이션 +13.83%, 오라클 -5.83%, 델 -1.95%, 마이크로소프트 -2.41%, JDS 유니페이스 -7.43%, 월드콤 -2.11%, 램버스 -5.43%의 거래가 활발했다.

콘퍼런스 보드가 이날 발표한 8월중 소비자신뢰지수가 지난달 116.3에서 114.3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월가는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몇 달 동안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여왔었는데 이번의 하락으로 다시 4월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월가에서는 세금감면 혜택과 에너지가격 하락, 금리 인하, 주택경기 활황 등이 겹쳐 소비자신뢰지수가 117.0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소비지출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인들을 압도한 것은 고용불안이었다. 일자리가 충분하다고 답변한 사람들의 비율이 지난 달 35.6%에서 8월에는 33.4%로 떨어졌고 일자리를 얻기 힘들다고 답변한 사람의 비율도 14.1%에서 15.9%로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고용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소비지출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비지출은 GDP가 소폭이나마 증가하고 있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던 부문이라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증폭됐다. 역사적으로 봐도 실업률이 지난 해 10월 3.9%에서 지난 7월 4.5%로 오를 정도면 벌써 불황을 겪었을 법 한데, 그나마 소비지출이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인 덕분에 국내총생산이 감소하지는 않고 있었다.

월가는 경기가 바닥을 치고 이제 서서히 상승을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날의 뉴스로 향후 전망을 다시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맘 놓고 있던 소비지출의 둔화라는 복병을 만나 경기둔화세가 지금보다 더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서도 각 기업들의 감원추세는 계속 진행될 수 있는 만큼, 고용불안에 기인한 이날의 소비자신뢰지수 하락이 곧 심각한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다음주 발표될 8월중 실업률이 다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날 경우 경기가 곧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은 당분간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금요일 증시의 랠리를 가져왔던 시스코 시스템(-4.7%)은 어제에 이어 이날 다시 하락했다. 시스코의 뉴스가 하루거리 밖에 안 되는 신통치 않은 것이었다는 것이 점차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골드만 삭스의 애널리스트는 시스코의 금분기 수익을 주당 2센트에서 1센트로 낮춰 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욱 부진한 하루를 보냈다. 골드만 삭스는 현 경기전반의 부진이 수요 회복을 더욱 늦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플소프트(-3.4%)도 UBS 워버그가 투자등급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는 했지만 부정적인 영업전망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다른 소프트웨어주도 크게 부진해 오라클, BEA 시스템, 시벨 시스템 모두 주가가 3-5% 하락했다.

인텔(-2.2%)은 펜티엄 프로세서를 공급하면서 현재의 프로세서의 가격을 큰 폭 인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전장 주가가 올랐다. JP 모간 체이스도 인텔이 신상품 발매로 중단기적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이날의 전반적인 하락 장세의 분위기를 이겨내지 못 하고 전날보다 주가가 하락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0.7%)는 휴대폰 부문의 수요가 회복되고 재고도 거의 정리돼가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베어스턴스가 아날로그 휴대폰 부문의 회복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부정적인 코멘트를 하면서 오전장의 상승을 지켜내지 못 했다.

재무상황이 극도로 악화돼 있는 제록스는 살로몬 스미스 바니가 이 회사의 투자등급과 목표 주가수준 12달러를 유지하면서 주가가 소폭 올랐다.

한편 로우즈(-0.3%)라는 주택관련 소매주는 메릴 린치에 의해 가장 유망한 "넘버원 스탁"으로 선정됐지만 주가는 보합세를 보였다. 홈 디포, 월 마트는 주가가 1-2%대 하락했다.

오피스가구 제조업체인 허만 밀러(-3.4%)는 당초의 수익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메릴 린치도 이 회사의 내년중 예상수익을 주당 1.5달러에서 64센트로 크게 하향 조정했다.

이제 다음 주부터 3/4분기 예비수익 발표시즌이 시작된다. 본격적인 시즌은 한 두 주 더 있어야 하지만 벌써부터 월가는 술렁이는 분위기다. 역사상 최악의 기업수익 시즌이라고 여겨지는 지난 2/4분기와 비교해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최대의 관심거리다. 대체적으로 비관적인 분위기가 우세해 9월의 증시도 순탄치 않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지금 월가는 다음날 발표될 2/4분기 국내총생산 조정치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본격적인 불황의 신호인 총생산 하락을 모면하며 GDP가 소폭이나마 증가하는 것으로 발표되길 모두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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