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이날도 폭락, 최악의 한 주간

[뉴욕마감] 이날도 폭락, 최악의 한 주간

손욱 기자
2001.09.22 05:32

[뉴욕마감] 이날도 폭락, 최악의 한 주간

뉴욕증시는 이날도 지수가 곤두박질쳤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의 수익경고 및 감원 소식에 전날 저녁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선전포고에 가까운 강한 어조의 국회연설로 정세 불안이 가중되면서 다시 지수가 다시 큰 폭 하락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1.7% 하락한 8,235, 나스닥은 3.3% 하락한 1,423을 기록했다.

화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3%대 이상의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이번 주, 주간 기준 하락폭은 가히 기록적이었다. 특히 전체 시장의 시가총액 기준 75%를 차지하고 있는 S&P500은 1957년 지수가 기록되기 시작한 이래 주간 기준 최고 하락폭을 경신하고 말았다.

블랙 먼데이로 잘 알려진 1987년 10월 19일이 끼어있던 주간의 하락폭 12.2%마저도 넘어선 것이다. 다우존스지수는 기록경신을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최고 하락폭은 대공황 말기인 1933년 7월 15.5%였는데 여기에는 미치지 못 한 14.5%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물론 1987년 블랙 먼데이 때의 하락폭 13.2%보다는 컸다.

다우존스지수는 오전장의 부진이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수익 호조 발표로 10:30경 일시적으로 플러스 권역으로 진입하기도 했으나 이후 다시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11시부터는 하락폭이 확대되지 않고 보합세를 기록하며 전날보다 140.40포인트(1.68%) 하락한 8,235.81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시간외 거래에서의 큰 하락폭이 GE의 수익발표에 촉발돼 일시 선전하기도 했으나 이후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전날보다 47.75포인트(3.25%) 하락한 1,423.18로 마감됐다.

S&P500지수는 19.51포인트(1.98%) 하락한 965.03으로 마감돼 1997년말 수준으로 돌아갔으며, 러셀2000지수도 9.43포인트(2.43%) 하락한 378.22를 기록했다.

거래량면에서도 이번 주는 기록적이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이번 주 약 100억주에 가까운 주식이 손을 바꾼 것으로 나타나 거래소 사상 최고 거래량은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거래가 활발해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시장에서 각각 24억, 25억주가 거래됐다. 주가가 내린 종목이 각각 24:7, 29:10 비율로 오른 종목을 상회했다.

업종별로는 이번 주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항공(+0.17%), 교통(+3.97%), 증권보험주(+1.94%)만이 이날 지수가 상승했고, 강세를 보이던 네트워킹(-4.09%)주가 가장 큰 폭 하락했다. 바이오테크가 4%대, 소비재, 반도체, 하드웨어, 인터넷, 멀티미디어가 3%대, 은행, 화학, 제약, 제지, 금, 소매, 소프트웨어, 텔레콤부문이 2%대 하락했다.

이날 다우 케미컬, EMC 등 7개의 다우지수 편입주들이 수익경고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이번주만 50개 이상의 주요기업이 이번 분기 수익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주에 발생한 테러 사건이 없었더라도 수익경고 소식은 예상됐었던 것이지만, 잘 하면 수익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기업들도 일제히 수익전망이 악화되면서 거의 전 업종에 걸친 주요 기업들의 수익경고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우 케미컬은 영업환경 악화로 3/4분기 순익목표 주당 25내지 35센트의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발표했고 데이터보관 시스템업체인 EMC는 월가의 순익예상과는 반대로 이번 분기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인터넷 광고업체인 더블 클릭도 이번 테러로 각 기업의 온라인 광고가 부진하고 소프트웨어 판매도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순손실 규모가 더축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 스탠리도 3/4분기에 수익규모가 40%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지난 주까지의 주식거래 부진과 인수합병 및 주식발행이 거의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앞으로의 수익전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았는데, 무역센터 붕괴로 많은 직원을 잃게돼 고객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 직원들의 사기는 여전히 높다는 이례적인 코멘트를 덧붙였다.

그러나 시가총액 기준 1위업체인 제너럴 일렉트릭은 금년 수익 증가율이 10%대 이상을 기록하며 주당 1.41달러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인하면서 일중 한 때 관찰됐던 다우지수 반등과 플러스 권역 진입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희소식은 GE 한 업체에 국한된 것이라는 투자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투매현상은 재개됐다.

전날 부쉬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빈 라덴과 그 일당을 미국에 인도하라는 요구를 내걸면서 이는 협상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는 등 강력한 어조의 담화를 발표했다. 게다가 이날 아프가니스탄의 탈리반 정권이 미국이 오사마 빈 라덴이 이번 테러의 주범이라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 한 빈 라덴을 인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전쟁 발발은 기정 사실화됐다.

예상했던 대로 유나이트드와 어메리컨 에어라인에 이어 노쓰웨스트 에어라인도 여행자 수요 감축에 따른 대응조치의 일환으로 전 인력의 20%에 해당하는 1만명 의 인력감축 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한편 국회와 백악관은 항공업계 구제를 위해 5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 및 100억달러의 대출지원에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은 이날 교통주 선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한편 이번 무역센터 붕괴로 가장 큰 규모의 보험 클레임에 걸리게 된 한 보험회사는 당초 추산치의 3배에 가까운 6억달러의 보험금을 지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가 활발했던 종목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제너럴 일렉트릭 +2.83%, EMC -11.73%, 월트 디즈니 +4.71%, AOL 타임 워너 +0.34%, 루슨트 테크놀로지 -8.00%, 씨티그룹 -0.58%, 파이자 -3.26%, 콤팩 +0.38%, AT&T -6.76%, 휴렛패커드 +3.24%가 상위를 차지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시스코 시스템 -5.98%, 인텔 -5.03%, 썬 마이크로시스템 -5.31%, 마이크로소프트 -1.60%, 오라클 -2.70%, 델 -7.32%, 월드콤 +0.89%, JDS 유니페이스 -5.42%, 팜 -17.67%의 거래가 활발했다.

다우종목중에서는 JP 모건 체이스, 프록터 앤 갬블, 알코아, 코카콜라, AT&T, 인텔, 이스트만 코닥이 지수 하락을 선도했으며, 제너럴 일렉트릭, 허니웰, 캐터필라, 휴렛패커드, 월트 디즈니는 이날 효자 노릇을 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미국 경기의 불황이 지난 6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번 테러로 인한 경기 왜곡이 얼마나 클 지가 내년중에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경기회복의 시기와 강도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주 증시 움직임을 봐도 불황이 기술주에 국한되지 않고 극히 일부 업종을 제외한 전부문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적지 않은 증시 관계자들은 장기적으로 증시가 회복될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 정확한 시가평가가 어렵고 앞으로도 증시에 걸림돌이 될 만한 요소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만큼 주가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적지 않은 개인 투자자들도 이번 주 보유하고 있던 물량을 모두 정리하고 증시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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