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나스닥 2.8% 하락, 1,900 붕괴

[뉴욕마감]나스닥 2.8% 하락, 1,900 붕괴

손욱 특파원
2001.11.21 06:19

[뉴욕마감]나스닥 2.8% 하락, 1,900 붕괴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잠깐 멈춰서 숨고르기를 했다. 지난 두 달간 평균 20%대 상승하며 숨가쁘게 달려왔던 증시는 전날 나스닥 2천, 다우지수 1만선까지 근접했으나 이날 강한 저항을 받았다. 대형 기술주가 크게 부진하면서 나스닥은 큰 폭 하락했으나 다우지수는 그런대로 선전했다.

나스닥지수는 개장과 함께 하락행진을 시작한 후 오후 한때 반등을 시도했으나 이후 마감때까지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지수 1,900선이 무너졌다. 전날보다 53.91포인트(2.79%) 하락한 1,880.51로 마감돼 2천선 돌파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다우존스지수는 1만선 돌파의 축포를 쏘아 올리기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개장초의 부진이 오후 2시경 회복되면 전날 수준을 탈환했으나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나스닥과 마찬가지로 일중 최저치로 마감됐다. 전날보다 75.08포인트(0.75%) 하락한 9,901.38을 기록했다.

S&P500지수도 8.41포인트(0.73%) 하락한 1,142.65로, 러셀2000지수는 3.81포인트(0.83%) 하락한 453.90으로 마감됐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참패한 하루였다. 지난 7일간 연일 상승하던 네트워킹 주 5.53%를 비롯해 반도체 5.87%, 인터넷 5.41%, 멀티미디어 4.68%, 하드웨어 3.43%, 소프트웨어 4.09%, 텔레콤 3.63% 등 전기술주가 크게 부진했다.

비기술주중에서도 항공 3.03%, 바이오테크 3.79%, 소매 0.48%, 교통 1.59%, 증권보험 1.01%주가 부진했던 반면 석유 3.57%, 천연개스 2.06% 등 에너지주와 유틸리티 1.52%, 금 1.76%, 제약 0.37%주는 지수가 올랐다.

거래량은 평소보다 약간 많아 나스닥에서 18억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4억주가 손을 바꿨다. 나스닥에서는 주가가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보다 압도적으로 많아 22:13 비율을 기록했으나 거래소에서는 엇비슷해 16:15의 비율을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두 경제지표는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 했다. 컨퍼런스 보드의 10월중 경기선행지수는 놀랍게도 9월에 비해 0.3% 오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9월의 무역수지는 예상보다 훨씬 적은 규모인 187억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무역수지가 8월의 271억달러에서 크게 감소한 것은 9.11 테러로 인한 해외 재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으로 미국의 용역수입이 무려 100억달러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마이크로소프트(-1.7%)는 반독점법 위반관련 건과 관련하여 14개 주정부와 개별적인 합의점에 도달했다고 발표하여 일단 미국내에서 MS의 반독점 위반사건은 일단락되었음을 시사했다.

최근 증권관리위원회(SEC)의 회계감사로 곤경에 빠지면서 연일 주가하락행진을 하고 있는 에너지주의 인론(-23.1%)은 약 7억달러의 추가적인 부채 상환으로 분기 수익발표 내용을 하향 수정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인론의 현재 주가는 연중 최고치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몇몇 소매주가 수익개선 소식을 전해왔다. 의류업체인 탤보츠는 월가의 예상보다 많은 주당 58센트의 순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오피스용품 판매업체인 스테이플즈도 지난 분기에 비해 수익규모가 올라 주당 18센트의 이익을 봤다고 발표했다. 할인업체인 타겟도 월가의 예상대로 주당 25센트의 순익을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디어라는 농기구 제조업체는 1년전과는 반대로 지난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

살로몬 스미스 바니의 존 맨리는 최근 부진을 면치 못 하고 있는 석유주에 대한 희망적인 코멘트를 했다. OPEC 등 산유국기구들은 대체로 경기가 불황국면일 때 보다 확장국면에 있을 때 유가를 더욱 수월하게 인상해 왔다면서, 경기회복이 본격화되면 경기회복 효과에 유가인상 효과까지 가세해 석유주들의 주가상승폭은 여느 주보다 가파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OPEC 비회원 산유국들이 산유량을 감소할 지 모른다는 뉴스가 발표되면서 유가가 인상됐다. 이와 함께 석유주의 주가가 오랜만에 상승했다. 베이커 휴즈, 핼리버튼, 슐럼버거 등이 모두 5-6%대 올랐으며 전날 합병 발표를 했던 코노코와 필립즈 페트롤륨도 연 이틀째 주가가 각각 5.5%, 3.2% 올랐다.

지난 5일간 무서운 속도로 급상승하던 항공주는 이날 주춤했다. 골드만 삭스는 그러나 항공주가 9.11 테러공격 대비 아직도 25-45% 주가가 하락해 있다면 주가상승여력은 아직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의 분위기를 좋게 형성하는 데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황 소식은 이날도 증시에 유입됐다. 1,600명의 미 해군이 현재 아프간내에 진입한 500명의 특수부대를 도와 추가로 투입될 것이라는 소식과 함께 북부동맹은 탈리반정권에 3일내에 항복하라고 권유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시스코 시스템 -4.64%, JDS 유니페이스 -7.03%, 썬 마이크로시스템 -2.42%, 인텔 -3.26%, 오라클 -1.68%, 팜 -9.04%, 시에나 -8.27%, XO 커뮤니케이션 0.00%, 마이크로소프트 -1.65%, 델 -1.19%이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인론 -23.07%, 글로벌 크로싱 +6.96%, 제록스 -3.56%, 루슨트 테크놀로지 -4.31%, 노텔 네트워크 -4.26%, EMC -3.91%, AOL 타임 워너 -2.20%, 노키아 -4.59%, 엑슨 모빌 +2.57%, 제너럴 일렉트릭 +0.24%이 활발한 거래를 보였다.

다우종목중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어메리칸 익스프레스, 제너럴 모터스, JP 모건 체이스, SBC 커뮤니케이션, 알코아, 맥도날드, 캐터필라, 휴렛패커드가 지수하락을 주도했으나, 엑슨 모빌을 비롯해 존슨 앤 존슨, 허니웰, 듀퐁, IBM은 주가가 오르며 선전했다.

골드만 삭스의 투자정책을 입안하고 있는 애비 코헨씨는 지난 두 달간의 지수 상승은 기초 증시여건에 기반을 둔 것이라며 앞으로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다음해 말까지 S&P500지수는 24% 오른 1,424포인트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수치는 경기와 기업수익 회복이 늦어도 다음해 중반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기업 리서취 기관인 퍼스트콜은 이번 4/4분기 기업수익이 다시 17.3% 큰 폭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분기를 고비로 해서 다음해 1/4분기에는 4.3%로 수익하락폭이 크게 둔화된 후 2/4분기부터 플러스 수익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음해 2/4분기 10%대에 이어 3/4분기에는 30%정도의 폭발적인 수익증가세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4/4분기에 기업수익이 더욱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나도 월가의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증시가 선전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지난 1991년 오랜동안의 불황을 마치고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시작할 때도 기업수익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는 사실이 증권시장에서의 가치형성은 언제나 실물경제에 한 두 발 앞서 움직이고 있다는 진리를 확인시켜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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