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개장전)[기고]한국증시의 두가지 위험
저금리와 기업수익의 회복을 기반으로 주가가 급등, 여의도 증권가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작년 9월 이후 주가가 거의 두배나 상승했는데 아직도 시장 주가수익배수(PER)가 10배를 밑도니 당분간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
삼성증권이 수익추정을 하는 주요 92개 기업으로 이뤄진 삼성유니버스에 의하면 시장 주당순이익(EPS)이 금년에 170% 증가한 후 내년에도 26%의 증가가 예상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서 시장의 레벨 업(re-rating)이 이뤄진다면 지수 1,500 시대가 열릴 것이다. 이렇게 가정하지 않아도 금년에 지수가 1,000을 쉽게 돌파할 것 같다.
그러나 한국 경제와 증시를 둘러싼 두가지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도 있지만 생각해 보지 못한 점도 있을 수 있다. 요즈음 외국인 투자가들을 만나면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이 자기가 생각 못한 복병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우리보다 경험이 많고 여러 시장에서 위기를 겪어본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과 관련하여 이미 위험관리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비중을 축소시킨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너무 펀더멘탈이 좋아 보이니 생각 못한 변수에 미리 대응하자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가장 큰 위험은 영업마진의 축소 가능성이다. 국내 주요 산업들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퇴출기업이 많이 발생하여 통폐합 작업이 계속 되어왔다. 그 결과 살아남은 소수의 기업들은 막강한 가격결정력과 원화절하의 혜택을 입고 있다. 자동차나 제과산업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삼성유니버스를 보아도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이 금년에 66% 증가한 후 내년에도 20%나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 전체로 2003년에 영업이익률이 14%에 육박할 전망인데 국제적 관점에서 이러한 고수익성은 지속될 수 없다.
삼성전자의 핸드폰이나 신세계의 이마트 같이 제품과 서비스의 획기적 개선을 통해 영업이익이 개선된 경우도 있다. 또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인 사례도 있다. 그러나 참여연대가 촉발해 결국 정부 입김으로 이동통신 요금을 인하한 경우처럼 과다한 기업이익은 인하 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특히 많은 경우 국민의 세금을 통해 구조조정을 시행하였으므로 과실의 일부가 가격인하를 통해 국민에게 되돌아 가는 논리가 맞다.
내년부터 원화 절상이나 비영리기구(NGO)나 정부압력으로 기업수익성이 위협을 받을 것이다. 일본을 의식하여 현 경제팀은 어느정도 원화절하를 허용하고 있지만 내년에 들어설 경제팀은 점진적 원화 절상을 추구할 것이다. 일부 우량수출업체들은 1,000수준의 원/달러 환율에서도 경쟁력이 있으니 지금 환율에서는 무임승차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일부 자동차 업체가 환율혜택을 부품업체와 공유하지 않는 점도 문제다. 지속적 원가개선과 생산성 향상이 없으면 이들 기업들은 장래에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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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리스크는 지나친 자만감, 긴장 해이 및 경영 판단의 미숙이다. 한국의 국가신용도가 조만간 일본을 상회할 것으로 자만하던가, 또는 일부 IT기업이 중국 등 아시아에서 지나친 허세를 부려 말썽이 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외국인들도 걱정하고 있다.
이는 개혁과 구조조정 추진에 대한 의지 약화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외국인들은 구조조정을 꾸준히 추진할 수 있는 개혁성향의 지도자를 선호한다. 신한지주의 굿모닝증권 인수에서 보듯 아직 국내경영자들이 기업가치 평가 경험도 없어 과도한 비용을 지출할 수도 있다. 증권업의 핵심은 인재인데 핵심인력의 이탈을 방지할 대책 없이 장부가의 2배 이상에 중형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은 지나치다 싶다. 앞으로 기업의 잉여현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인수합병(M&A)이 많아질텐데 잘못된 경영의사 결정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