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변화를 즐기는 사람들

요즘은 휴대전화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어지간한 사람이면 휴대전화 하나씩은 가지고 산다. 어른들만이 아니라 꽤 많은 10대의 학생들도 당연한 듯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생활하고 있다.
대략 2700만 대 정도의 휴대전화가 보급됐다고 하니, 우리나라 인구를 어림잡아 4500만이라고 해도 나이 많은 노인들과 어린 학생들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1인 1휴대전화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휴대전화는 널리 보급돼 있는 셈이다.
생각해 보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집안에 전화가 없어 전화를 걸거나 받아야 할 일이 있으면 겸연쩍은 표정으로 이웃집을 기웃거리던 시절이 있었다. 주인에게 여러 번 고개를 숙이면서 미안한 표정을 짓고, 그러다보니 반가운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도 길게 통화 못하고 '용건만 간단히' 하고서 아쉬운 듯 까만 전화기를 바라보며 등을 돌려야 하던 시절.
요즘 세상에 이런 낡은 시절의 이야기를 하면 혹자는 '쉰세대'의 향수쯤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문득 떠오르는 그 시절을 생각하다 보면, 우리 사는 모습이 언제 이렇게 변했나 놀랍기만 하다. 더구나 산업의 역사도 일천한 우리나라가 어느새 휴대전화 보급률에서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사실이 신기하게 생각되기도 한다.
휴대폰, 인터넷 보급 세계 최고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사실 휴대전화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 인터넷이라는 게 보급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는다. 그 짧은 기간에 우리는 국민 4명 중 1명이 인터넷을 이용할 정도로 인터넷 보급률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국내외의 여러 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자료들을 통해 거듭 확인되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에 휴대전화나 인터넷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확산된 것은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성격'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대체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고, 내일은 오늘과는 뭔가 다른 일이 일어나길 기대하는 심리가 강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것'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 말하자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변화를 즐기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변화를 좋아하고 즐기는 특성은,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고 발전시키는 데도 유익한 힘이 되곤 한다. 우리나라의 이동통신기기산업이 세계적인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된 데는 휴대전화라는 새로운 문명의 이기를 통해 생활을 바꿔보려는 '변화에의 욕구'가 중요한 촉진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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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접하면서 불기 시작한 인터넷열풍은, 결과적으로 e-비즈니스를 포함한 IT산업에서도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위상을 갖도록 하는 또 하나의 기반이 되었다. 이 같은 예는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유행선호'도 성장원동력
물론 변화를 즐기는 것이 항상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만은 아니다. 이를테면 아직 쓸만한 휴대전화라도 신제품이 나오면 금방 새 것으로 바꾸기도 하고, 유행처럼 인터넷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오래지 않아 포기하고 마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런 경우에 발생하는 손실도 결코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즐기는 특성은 우리에게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변화를 즐긴다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는 에너지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우리에게 그런 특성이 있음은 참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변화를 즐기는 특성이 우리의 산업을 발전시키고 생활을 변화시키는 힘으로,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중심국가로 발돋움하는 데 긍정적인 에너지로 오래도록 작용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