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방향상실" 나스닥 5일째↓
【상보】뉴욕 주식시장이 안팎의 불확실성에 눌려 23일(현지시간) 다시 하락했다. 전날 텔레콤주의 실적 부진 경고에 휘청했던 증시는 이날 엑손 모빌과 듀퐁의 실적 부진, 중동 사태의 혼미 등 혼란스런 재료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우 지수는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플러스권을 들락거리다 장 마감 1시간을 남기고 낙폭을 키워 1만1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지수는 전날 보다 47.19포인트(0.47%) 하락한 1만89.24를 기록했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하향 곡선을 그리며 28.38포인트(1.61%) 떨어진 1730.3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이로써 5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지수도 6.87포인트(0.62%) 하락한 1100.96으로, 러셀 2000지수는 0.64포인트 떨어진 510.29로 각각 장을 마쳤다.
반도체 장비 주문 출하 비율이 크게 개선돼 상승이 예상됐던 반도체 주 역시 전반적인 기술주 부진에 눌려 3.1% 하락했다.
이날 월가의 여제, 애비 조셉 코언은 회계 분식 우려와 대외 경제 회복 둔화 등 몇가지 불안 요인이 있으나 증시가 올 하반기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으나 증시 분위기를 돌리지 못했다. 그녀는 지난해 9.11 테러 사태 이후 잡은 S&P 500 지수의 올 연말 목표치 1300, 다우 지수의 경우 1만1300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 예금보험제도에 대해 증언했으나 경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 주 최종수요의 회복 여부가 불투명해 금리 인상을 서두릴 필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와초비아 증권의 마이크 머피는 "시장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상승할 수 없다"며 "투자자들이 방향을 찾지 못한 채 관망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다우 지수는 1972년 1000을 돌파한 후 11년만인 1983년 1100을 깼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지루한 장세가 지속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날 거래량은 뉴욕 증권거래소 13억 1000만주 , 나스닥 18억 9000만주로 전날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뉴욕 거래소에서는 상승 종목과 하락 종목이 엇비슷했고, 나스닥에서는 내린 종목이 6대 5로 오른 종목 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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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금과 천연가스, 은행주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11% 하락한 555.20을 기록했다. 이 지수에 편입된 16개 종목 가운데 AMD외에는 모두 떨어졌다. 전날 급등했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에 대한 엇갈린 전망으로 4.89% 급락한 29.39달러를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이 전분기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래티스 세미컨덕터는 25.8% 폭락했다. 이런 부진은 전날 북미 지역의 3월 반도체 장비 주문-출하(BB) 비율이 1.04를 기록, 16개월 만에 1을 돌파했다는 긍정적인 소식을 무색케 하는 것이다. BB율이 1.04라는 것은 100달러 어치의 제품이 출하될 때 104달러 어치의 새로운 주문을 받는다는 의미로, 통상 BB율이 1이상일 경우 반도체 시장이 향 후 확장될 것으로 간주된다.
독일의 인피니온 테크놀로지는 1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적었다고 발표했고, ST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역시 순익 마진과 매출이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 기대감을 낳았었다.
실적 부진은 이날도 계속됐다. 미 최대 석유회사인 엑손 모빌은 1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58% 급감했다고 밝혀 1.19% 하락했다. 엑손 모빌의 1분기 순익은 20억9000만 달러(주당 30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0억 달러(주당 71센트) 순익보다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특별 손익을 제외한 주당 순익은 31센트로, 월가 예상치를 8센트 밑돌았다. 수요 감소로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돈 듀퐁 역시 3.26% 떨어졌다.
다우 종목인 휴렛팩커드는 컴팩과의 합병에 따른 재무상황 개선 전망에 대해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는 월터 휴렛측 주장이 나온 가운데 1.26% 하락했다. 컴팩과의 합병을 계속 반대하고 있는 월터 휴렛 측 변호사는 이날 법정에서 회사 내부 문건을 인용, 이같이 주장했다. 컴팩 주가도 4.94% 떨어졌다.
반면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한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은 연간 매출 전망 하향에도 불구하고 소폭인 0.35% 올랐다. 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줄어든 AT&T 와이어리스는 10.37% 급등했다. 그러나 증시에 먹구름을 던진 에릭슨은 9.12% 떨어졌다.
세계 최대 온라인 상점 아마존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하락했다 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줄어든 것으로 드러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집무실 인근에서 폭탄이 터지는 등 중동 사태의 불안감은 여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