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상보】다우 지수 1만선이 결국 붕괴됐다.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5.8%로 발표됐으나 호재가 되지 못했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경고가 이어지면서 순익 증가가 더디고, 결국 경제 회복세도 완만해 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만 부각된 때문이다. 회계 분식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이스라엘이 미국의 철군 요구에도 불구하고 서안지구 3개 마을을 공격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자신감은 약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국내총생산(GDP) 통계 발표에 고무돼 개장 초 반짝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늘리며 124.34포인트(1.24%) 하락한 9910.72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 1만선이 붕괴된 것은 2월 22일이후 처음이다. 또한 다우지수는 이날로 올해 상승폭을 반납하고 지난해 말 대비 1.1% 하락, 3대 지수 모두 올들어 마이너스 상태에 놓였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49.81포인트(2.91%) 하락한 1663.89를 기록하며, 17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0월 18일이후 최저치이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지수는 15.16포인트(1.39%) 내린 1076.32로 장을 마쳤다. 러셀 2000지수 역시 501.50으로 7.35포인트(1.44%) 하락했다.
지난 주 주간으로 상승했던 3대 지수는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다우 지수는 이번 주 5거래일 동안 3.4%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주간으로 7.4%, S&P 500 지수는 4.3% 각각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운송, 금, 증권 등이 상승한 반면 반도체와 네트워킹, 인터넷, 하드웨어, 미디어 등이 약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모토로라를 제외한 15개 종목이 하락하면서 4.4% 급락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3억7000만주, 나스닥 18억7000만주였다. 두 시장 모두 하락종목이 상승종목을 19대 12, 23대 12로 크게 앞질렀다.
실적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 현상은 이날도 계속됐다. 회사 분할 계획을 포기한 타이코 인터내셔널은 전날에 이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지속되며 4.1% 하락했다.
엔론의 경쟁사인 다이너지는 전날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 착수 소식에 뒤이어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등급하향을 위한 관찰대상에 올려놓았다는 발표로 3.68% 하락했다.
미국 최대 시리얼 업체인 제너럴 밀스는 매출 감소로 1분기 순익이 44%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 5.2%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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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인터넷 보안업체 베리사인은 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작았으나 업계의 기술부문 투자 위축으로 인해 매출 신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 45.5% 폭락했다. 하룻새 시가총액의 거의 절반이 공중으로 날아간 셈이다.
광통신 장비업체 JDS유니페이스는 손실이 전문가들의 기대치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9.9% 하락했다. 이 회사의 특별손익을 제외한 손실은 주당 5센트였다. 전문가들은 주당 2센트를 예상했었다. JDS유니페이스는 이번 분기 역시 기대치 충족이 어렵다고 경고한 후 직원의 20%를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오버처 서비스는 주요 고객인 야후와 계약을 연장키로 한데다 분기 주당 순익이 예상치(33센트)를 크게 상회하는 48센트를 기록, 30% 이상 폭등했다.
생명공학업체인 암젠은 매출이 늘어나고 순익도 증가했다고 발표했으나 2.46% 떨어졌다. 암젠은 1분기 3억4090만달러, 주당 32센트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억490만 달러, 주당 20센트보다 늘어난 것이다.
월트 디즈니도 전날 실적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했으나 애널리스트들의 평가가 엇갈리면서 3.8% 하락했다.푸르덴셜 증권은 '보유'의견을 '매수'로 상향조정했으나 UBS워버그는 '매수'에서 '보유'로 낮추었다.
이밖에 최근 투자자 오도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메릴린치는 최고경영자가 주주총회에서 공개사과했다. 증권주들이 전날 하락이 과도했다는 지적과 함께 반등한 가운데 메릴린치도 1.2% 올랐다.
한편 상무부는 개장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재고조정과 탄탄한 소비에 힘입어 5.8%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5.0%)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 99년 4분기(8.3%)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기업 투자가 부진한데다 순익 개선이 지연돼 재고조정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더 부각됐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1193억달러 감소했던 기업 재고는 1분기 362억달러 주는데 그쳤다. 이는 GDP를 3.1%포인트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경제 회복세 둔화 우려로 달러화는 약세를 이어갔고, 재무부 채권은 3일째 상승했다. 금값 역시 강세를 보였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2분기 성장률이 좋지 않을 수 있어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글렌 허바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2월 정부가 잡은 올 성장률 전망치 2.7%를 3%대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으나 1분기 성장률의 절반 가량이 재고 조정에 기반한 것이며 2분기에 이 효과가 없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가 회복되려면 기업 투자가 늘어나야 하는데 이는 하반기께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시건대 4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3.0으로 전달의 95.7보다 크게 하락했다. 증시 부진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자신감이 약화한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