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모멘텀 상실" 일제 하락

[뉴욕마감]"모멘텀 상실" 일제 하락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4.30 05:59

[뉴욕마감]"모멘텀 상실" 일제 하락

【상보】"상승 촉매가 없다." 뉴욕 주식시장이 29일(현지시간) 다시 하락했다. 기업 순익 개선과 경제 회복세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투자자들이 경계심을 풀지 않은 때문이다.

뉴욕 증시는 지난 주 다우 1만선 등 주요 심리적 지지선을 이탈한 데 따른 반발 매수와 반도체 장비업체의 강세로 오전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들어 반등의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낙폭을 늘려 일중 저점 수준에서 마감했다.

에른크란츠 킹 너스바움의 수석투자전략가 배리 하이먼은 "시장이 촉매를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순익 개선을 믿지 못하고 있고, 경제의 'V'자형 급속 호전을 기대했던 시장은 완만한 'U'자형 회복을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적 발표 시즌이 정점을 지나면서 시장의 관심은 다시 경제로 쏠리고 있으나 경제지표는 고무적이지 못했다. 3월 개인소득과 지출은 각각 전문가들이 예상한 대로 0.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소비가 경제 회복세의 버팀목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그러나 소득과 지출은 각각 전달의 0.6%보다 다소 둔화한 수준이어서 강한 회복 기대감을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90.85포인트(0.92%) 하락한 9819.87로 마감했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6.96포인트(0.42%) 떨어진 1656.93을,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지수는 10.87포인트(1.01%) 내린 1065.45를 각각 기록했다. 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지수는 0.96포인트(0.19%) 내린 500.54로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컴퓨터가 강세를 보였으나 텔레콤, 생명공학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2억6000만주, 나스닥 18억주 수준이었고,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을 앞질렀다.

이날 반도체주의 선전은 세계 2위의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인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가 1분기 흑자전환한데 이어 올해 자본투자 규모를 증액, 반도체 경기 회복론에 불을 지핀데 힘입었다. 또한 위트사운드뷰가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에 대해 효율성 제고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실적 목표를 초과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니드햄이 래티스 세미컨덕터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강력 매수'로 상향한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UMC는 올해 자본 투자 규모를 당초 8억달러에서 16억달러로 증액키로 했고, 설비가동률이 지난 분기 50%로 높아진데 이어 이번 분기에는 70%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한때 1% 이상 상승했으나 오후들어 시장의 하락세에 눌려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주 말 보다 0.38% 오른 516.67을 기록했다.

텔레콤주는 미국 2위의 장거리 전화업체 월드컴의 유동성 우려와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의 조사설로 추락했다. 월드컴은 신용등급이 정크본드 보다 두단계 높은 수준이나 조만간 루슨트 테크놀로지와 마찬가지로 정크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속에 일부에서는 디폴트 가능성까지 나돌며 28.13% 폭락했다. 퀘스트는 경쟁업체와 확장을 묵인하는 대가로 비밀 계약을 맺었는 지에 대해 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보도로 13.74% 내려갔다.

또한 제너럴 일렉트릭과 함께 미국 양대 재벌인 타이코 인터내셔널은 지난주 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등급을 하향한 여파로 14.57% 급락했다. 다우 종목인 월트디즈니는 실적 개선이 불투명하다는 우려로 인해 4.48% 하락했다.

반면 보잉은 저평가 돼 있다는 투자주간지 '배런스'의 평가와 메릴린치의 등급 상향으로 상승했다. 월마트 역시 푸르덴셜의 긍정적인 코메트로 0.72% 올랐다. 푸르덴셜은 월마트의 실적이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상회할 수 있으며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들의 상승은 다우 지수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국제유가는 이스라엘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 대한 포위를 풀기로 합의했으나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동 지역 시계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 분위기를 압도한 결과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6일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지난주 말보다 배럴당 46센트 오른 27.57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런던 국제 석유시장에서 배럴당 46센트 상승한 25.65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주 급등했던 금 선물은 온스당 60센트 떨어진 311.50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개월내 온스당 34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텔레콤주의 부진으로 6일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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