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실업률 상승에 일제 하락

[뉴욕마감]실업률 상승에 일제 하락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5.04 05:48

[뉴욕마감]실업률 상승에 일제 하락

【상보】미국 실업률이 8년래 최고치로 높아졌다는 소식에 뉴욕 주식시장이 3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고용 시장의 위축이 경제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해 기업 순익, 나아가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된 때문이다. 공급관리자협회(ISM)의 비제조업 지수 역시 예상보다 부진해 투자심리를 어둡게 만들었다. 이 여파로 달러화는 하락하고 채권 값은 상승했다.

실업률 상승은 다음 주 7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유지될 가능성을 높인 것이지만 이미 지난달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으로 충분히 예상돼 왔던 터라 이날은 부정적인 측면만 반영됐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FRB 컨퍼런스 화상연설을 통해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는 바람에 순익이 상당히 왜곡됐다고 지적했으나 경제나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3년 전 이날 1만 1000선을 돌파, 투자자들을 흥분시켰다. 당시 1만선을 넘어선 지 24일 만이었다. 그러나 정보기술(IT) 버블 붕괴의 후유증을 입증이라도 하는 듯 이날 다우 지수는 IBM(-2.48%) 등의 부진으로 한때 1만선을 밑돌기도 했다. 뉴욕 증시 하락을 주도한 종목은 IT투자 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타격을 받은 반도체와 텔레콤 주였다. 반면 안전한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는 금 관련주는 상승, 대조를 보였다.

다우 지수는 85.24포인트(0.84%) 하락한 1만6.63을 기록, 간신히 1만선에 턱걸이 했다.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79포인트(1.93%) 떨어진 1613.0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9일이후 최저치이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지수는 11.13포인트(1.03%) 내린 1073.43을, 러셀 2000지수는 1.05포인트(0.20%) 하락한 512.32를 각각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이날 하락으로 3일 연속 상승을 마감했다. 주간으로는 그러나 1% 상승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한 주간 3.1% 급락했고, S&P 500 지수 역시 0.3% 떨어졌다.

이날 반도체주는 인텔과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을 중심으로 급락, 6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73% 하락한 480.21을 기록, 심리적 지지선 500이 무너졌다. 인텔이 4.5% 떨어졌고,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3.06% 하락했다. 알테라와 LSI로직은 각각 7%대 급락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UBS워버그 증권이 이번 분기와 다음 분기 공급가 하락을 이유로 2003 회계연도 단기 순익 전망을 하향조정한 여파로 3.21% 내려갔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2억8000만주, 나스닥 19억4000만주로 평소 금요일 보다는 많은 편이었다. 뉴욕 거래소 상승 종목은 15대 14로 하락 종목을 앞섰고, 나스닥의 경우 내린 종목이 6대 5로 오른 종목 보다 많아 엇갈린 모습이었다.

노동부는 이날 개정전 4월 실업률이 6.0%로 전달의 5.7% 보다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4년 8월 이후 최고치이며, 전문가들이 예상한 5.8%를 상회하는 것이다. 비농업부문 취업자는 4만3000명 늘어났지만 3월 취업자 수가 당초 5만8000명 증가에서 2만1000명 감소로 수정되는 바람에 추가 조정 부담을 남겼다.

ISM의 4월 비제조업(서비스)지수는 55.3으로 전달의 57.3보다 떨어졌다. 이 역시 전문가들이 예상한 57을 밑돈 것이다. 그러나 이 지수가 50을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의미하기 때문에 서비스 부문 경기가 냉각되지는 않는 것으로 평가됐다.

경제 못지 않게 실적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 1분기 실적 발표는 거의 끝났지만 2분기 이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퍼스트 콜에 따르면 S&P 500 기업 가운데 그동안 432개가 실적을 발표했고, 이중 60%는 기대치를 충족시킨 것으로 집계됐다.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곳은 16% 정도였다. 2분기 전망을 제시한 466개 업체 중 긍정적인 목소리를 낸 곳은 178개, 부정적인 톤은 199개 였다. 긍정 대 부정의 비율은 1대 1.12로 최근 18개월새 가장 밝은 상태다.

하지만 이를 토대로 순익 개선을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다우존스사가 자사 글로벌마켓인덱스에 편입된 종목중 1일까지 분기 실적을 공시한 1146개의 순익과 손실을 합한 결과 32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손실은 1992년이후 처음이다. AOL타임워너의 540억 달러 손실 계상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267억달러 순익과 비교되는 것이다. 1년 전에도 JDS유니페이스가 4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자산을 상각했었다. 두 회사를 제외하면 올 1분기 순익은 57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4%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4분기 순익이 30% 감소했던 점을 감안하면 개선된 것이지만 대부분의 순익이 매출증가가 아닌 비용절감에서 비롯돼 연내 순익의 개선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반도체외에 소프트웨어와 텔레콤 업체도 약세 였다. 세계 2위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은 골드만 삭스와 SG코웬의 순익 하향으로 1.4% 떨어졌다. 오는 7일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세계 최대 네크워킹 장비업체 시스코 시스템즈는 3.6% 하락했다.

반면 이날로 합병이 완료됐다고 선언한 휴렛팩커드와 컴팩컴퓨터는 각각 2.05%, 2.23% 상승했다.

프랑스의 미디어 업체 비벤디 유니버설은 무디스 등급하향으로 5.2% 급락했다. 무디스는 비벤디가 부채를 예상만큼 빠르게 줄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 순위채 등급을 'Baa2'에서 'Baa3'로 한단계 낮췄다.

지난해 캘리포니아 에너지 위기 당시 파산 직전까지 갔던 에디슨 인터내셔널은 흑자로 전환, 강보합세를 보였다. 제너럴 일렉트릭은 베어스턴스 증권사의 올해 및 내년 순익 전망치 하향에도 불구하고 0.32%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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