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회복 불투명" 혼조세

[뉴욕마감]"회복 불투명" 혼조세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5.08 06:08

[뉴욕마감]"회복 불투명" 다우↑ 나스닥↓

[상보] 앨런 그린스펀은 월가의 스파이더맨이 되지 못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유지를 확인한 후 분위기가 식어 혼조세로 마감했다.

증시는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오후 2시14분께 연방 기금 금리를 현행 1.75%로 두기로 했다는 발표를 할 때까지 다우 지수가 100포인트 가량 상승하는 등 일제히 오름세였다. 오전 10시 발표된 1분기 생산성도 호재가 됐다. 1분기 생산성은 1983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8.6%를 기록, 기업들의 순익 및 투자가 재개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낳았다.

그러나 FOMC가 "최종 수요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금리를 유지키로 했다는 발표를 접한 후 다우 지수는 오름폭을 줄여 결국 28.51포인트(0.29%) 오른 983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 및 S&P 500 지수 역시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각각 4.66포인트(0.30%), 3.63포인트(0.34%) 떨어진 1573.82, 1049.04를 기록했다. 러셀 2000 지수는 3.93포인트 하락한 498.98로 장을 마쳤다.

이런 혼조세는 FRB가 결국 1분기의 반짝 성장이 재고 조정에 기반한 것이며 기업 투자 개선은 아직 불투명하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그린스펀 FRB 의장은 최근 헐리우드에 신바람을 불어 넣고 있는 스파이더맨 처럼 월가에 활기를 주지는 못한 셈이다.

FRB는 이날 연방기금 금리와 함께 직전 모임인 3월 19일 '중립'으로 조정한 정책 기조도 그대로 두었으며 상징적인 재할인율(1.25%) 역시 손대지 않았다. FOMC는 "지난 모임으로 나온 각종 지표들은 경제가 재고 조정에 의해 크게 호전됐음을 입증했다"며 "그러나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의 관건인 최종수요가 앞으로 수분기 동안 어느 정도 회복될 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FRB의 정책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증시는 3월 19일이후 다우 지수가 7%, 나스닥 지수는 16% 가량 각각 급락하는 등 여건이 크게 변모했다.

이날 증시는 업종별로 은행, 증권, 제지 등을 제외하고는 오후장의 부진으로 약세를 보였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3억5000만주, 나스닥 21억주 수준으로 전날보다 늘었다. 두 시장 모두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을 각각 17대 13, 20대 14 수준으로 많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인텔(+1.44%) 마이크론테크놀로지(+2.06%) 노벨러스(4.01%) 등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0.63% 떨어진 470.14를 기록했다. D램 가격이 새로운 악재로 부상한 가운데 베어스턴스는 이날 D램 가격의 단기 전망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메릴린치는 인텔과 AMD가 가격 인하에 따라 앞으로 2주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AMD는 0.28% 올랐다.

전날 급락했던 IBM은 데이터 베이스(DB) 관리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오라클을 제쳤다는 데이터퀘스트 발표 등에 힘입어 상승세(+0.6%)로 반전했다. 데이터퀘스트는 지난해 IBM의 DB관리 소프트웨어 매출이 인포믹스 인수에 힘입어 4.3% 증가, 시장점유율이 3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오라클의 32%보다 많은 것이다. 그러나 인포믹스 부문을 제외하고는 두 회사 점유율이 비슷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우 지수 종목 가운데는 항공 관련 업체인 하니웰이 5% 급등했다. 경쟁업체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는 올해 순익 전망을 재확인하면서 1.2% 상승했다. 휴렛팩커드는 모간스캔리가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조정하면서 1.04% 올랐다.

덴마크의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업체 네이비전을 13억달러에 인수키로 한 마이크로 소프트는 1.75% 상승했다.

이날 FOMC 회의와 함께 최대 주목을 받았던 시스코 시스템즈는 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1.47% 상승했다. 시스코는 장 마감후 특별 손익을 제외한 4~6월 분기 순이익이 주당 11센트로 1년 전 같은 기간 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은 물론 월가 예상치를 상회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힘입어 시스코는 시간외 거래에서 급등세를 보였다.

반면 세계 최대 복사기 제조업체인 제록스는 메릴린치가 투자 의견을 단기 중립으로 하향, 2.8% 하락했다.

한편 채권 가격은 금리 유지 결정에 따라 상승했다. 지표가 되는 10년물 국채 가격 수익률은 5.05%로, 30년물의 경우 5.53% 각각 내려갔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127.89엔으로 전날의 127.23엔 보다 상승했다. 유로화에 대해서도 유로당 91.80센트에서 91.57센트로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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