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폭등" 나스닥 7.8% ↑
[상보] 오랜 부진에 시달렸던 뉴욕 주식시장이 8일(현지시간) 폭등했다. 세계 최대 네크워킹 장비업체 시스코 시스템즈의 전날 실적 호전 발표에 편승, 기술주들이 일제히 급등하면서 증시는 개장초부터 후끈 달아 올라 3대 지수 모두 일중 고점에서 마감했다. 기술주에서 시작된 랠리는 블루칩으로 옮겨 붙은 후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오름폭을 키웠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시스코가 24% 폭등한 데 촉발돼 단숨에 1600선을 회복, 122.47포인트 오른 1696.29로 17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상승률 7.78%은 지난해 4월 18일 이후 최대이며, 사상 8번째 큰 폭이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 역시 305.28포인트(3.10%) 오르면서 1만141.83으로 마감했다. S&P 500 지수 역시 3.75%(39.36포인트) 급등한 1088.85를 기록했다. 두 지수 모두 지난해 9월 24일 이후 최대 폭 올랐다. 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0.77포인트(2.16%) 오른 509.75로 장을 마쳤다.
이날은 '시스코 랠리'로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시스코 및 관련 종목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시스코는 전날 장 마감후 2~4월 분기 인수 비용 등 특별 손익을 제외하고 8억3800만 달러, 주당 11센트를 순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억3000만달러, 주당 3센트 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이자 전문가들의 예상치(주당 9센트)를 상회하는 실적이었다.
메릴린치와 UBS워버그 등 증권사들이 시스코의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시스코는 24.24% 오른 16.25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80달러를 넘어섰던 2년 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메릴린치는 시스코의 재무구조가 크게 좋아졌으며 순익마진 증가세도 돋보인다고 평가, 올해와 내년 이익 전망치를 높였다.
시스코의 초강세에 힘입어 경쟁업체인 주니퍼 네트웍스, 컴퓨터 네트워크용 스위츠 업체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과 통신칩 메이커 PMC 시에라 등 관련업체로 랠리의 불길이 옮겨 붙었다. 광섬유 제조업체 코닝도 8% 이상 올랐다.
뿐만 아니라 다우 지수에 편입된 IBM과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상승세를 탔다. 또한 순익 목표 달성을 확인한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이스트만 코닥이 급등하고, 뉴욕주 법무부와 투자자 오도혐의 관련한 합의에 거의 도달했다는 메릴린치도 오르면서 다우 지수는 상승폭을 300포인트 이상으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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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스코가 "실적이 반환점을 돈 것은 아니라"는 단서를 달았고, GE 역시 "하반기 경기 급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여운을 남긴 점을 감안하면 이날 랠리 지속 여부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일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항복에 가까운 증시 이탈 현상을 보고 공매도를 했던 투자자들이 대거 매수(숏커버링)에 나선 것이 증시를 끌어 올렸다며, '숏커버링 랠리'라고 단정했다. 하루 이틀 더 오르더라도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CNN방송은 이날 랠리가 99년 상황을 연상케 한다고 전했다. 그해 85.6% 폭등했던 증시는 이후 두해 연속 급락했다.
아무튼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힘을 잃었던 달러화가 3개월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채권 값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금을 제외하고는 모두 상승했다. 하드웨어, 네트워킹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최근 부진했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1.11% 폭등했다. 인텔이 10.8% 오른 것을 비롯,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편입 16개 종목 모두 상승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5.42% 올랐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5억주, 나스닥 23억 8000만주로 평소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이날 폭등세를 반영하듯 두 시장 모두 오른 종목이 내린 종목을 배 가까이 앞섰다.
시스코의 폭등에 증권사들의 긍정적인 코멘트가 기여한 것 처럼 IBM과 델 등 하드웨어 업종 역시 애널리스트들과 함께 춤을 추었다. 세계 최대 컴퓨터 업체인 IBM은 SG코웬이 올해와 내년 순익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라는 보고서를 낸 데 힘입어 7.9% 급등했다. 최대 PC업체인 델 컴퓨터도 "주가가 매우 매력적인 수준에 있다"는 메릴린치의 코멘트에 힘입어 14.9% 폭등했다. 휴렛팩커드는 푸르덴셜 증권이 투자 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한 것과 함께 8.6% 올랐다.
다우 지수 상승의 견인차였던 GE는 7.2% 상승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위 기업인 GE는 이날 온라인 콘퍼런스를 통해 올해 순익 목표 165억, 주당 1.67달러 달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회계 기준 변경에 따른 특별 손익을 제외한 이 순익 규모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것이다. GE는 지난해 주당 1.41달러의 순익을 올렸다.
GE는 또한 내년 순익도 두자릿수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GE의 내년 순익을 올해 전망치 보다 11% 늘어난 주당 1.83달러로 잡고 있다. 그러나 이날 전망은 한달 전 실적 발표 때와 동일한 것이며, 최고경영자(CEO)인 제프리 이멜트는 플라스틱과 방송(NBC) 부문이 호전되고 있으나 하반기 경제가 크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토로했다.
GE와 마찬가지로 2분기 및 연간 순익 목표 달성을 재확인한 이스트만 코닥은 4.2% 상승했다.
이밖에 뉴욕주 법무부와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메릴린치는 8.14%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