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우 1만 붕괴, 나스닥 3%↓
[상보]
"역시나" 뉴욕 주식시장이 10일(현지시간) 기술주에서 들려 오는 음울한 소식에 이틀 연속 하락했다. 미국 2위의 장거리 전화 업체 월드컴의 신용등급 하향, 세계 최대 컴퓨터 업체 IBM의 대규모 감원설 등이 전날에 이어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수요일(8일)의 폭등세가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꺾인데 실망한 투자자들이 속속 주식을 버린 게 결정적이었다. 기업들의 투자 위축, 중동사태 등의 악재는 사라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상승 촉매의 확인이나 시장 방향의 예측은 더욱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다우와 나스닥, S&P 500 등 미 3대 지수는 8일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이날까지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주간으로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이날 97.50포인트(0.97%) 떨어진 9939.92를 기록, 1만선 밑으로 다시 내려갔다.
나스닥 지수는 49.64포인트(3.01%) 급락한 1600.85로 마감돼 간신히 1600선에 턱걸이 했다. S&P 500 지수는 18.02포인트(1.68%) 내린 1054.99를, 러셀 2000지수는 8.66포인트(1.73%) 떨어진 492.73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급락세를 입증하듯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을 19대 10으로 앞섰다. 나스닥 역시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 보다 7대 4 정도로 많았다. 거래량은 뉴욕거래소가 11억8000만주, 나스닥은 18억 3000만 주였다.
업종별로는 금과 정유를 제외하고는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편입 16개 전 종목이 내려 전날보다 4.47% 떨어진 480.96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이 4.4%,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6.2% 각각 급락했다. 미국 최대 D램 제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출하량이 연속 하락할 조짐을 보인다는 이유로 이번 분기와 연간 순익 전망치를 하향했으나 상대적으로 작은 폭인 1.7% 떨어졌다.
미 증시의 혼미에는 불투명한 경제 회복세도 한 몫 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이날 시카고 은행 콘퍼런스 연설에서 "기업 투자의 단기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장기 경제전망은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의회 증언이나 7일 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기판단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는 내용이다. 그는 1분기 8.6%로 집계된 생산성이 정도 이상으로 확대된 것으로 보이나 생산성이 95년이후 크게 개선된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4월 생산자 물가가 예상을 깨고 0.2% 감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동부는 음식료품 가격이 28년만에 처음으로 3.2% 떨어지면서 4월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0.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음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 PPI는 전문가들의 추산치와 같은 0.1% 올랐다. 물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없다는 증거이지만 동시에 기업들이 가격 결정력을 확보하지 못해 순익이 늘어 날 여지가 적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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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보복 공격 움직임으로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6월 인도분은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22센트 오른 27.90 달러를 기록, 28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다. 북해산 브렌트유 6월 인도분 역시 런던 국제석유시장에서 배럴당 51센트 상승한 26.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 하락을 주도한 것은 전날 무디스에 의해 신용등급이 정크 수준으로 전락한 월드컴이었다. 월드컴은 또 다른 신용평가사 피치가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골드만 삭스가 투자 등급을 하향한 여파로 21.4% 폭락했다. 골드만 삭스는 텔레콤 산업 여건이 이른 시일내에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월드컴의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시장수익률 하회'로 낮췄다. 또한 신용 등급 하향이 신규 고객 확보나 유동성 상황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8일 폭등 장세를 촉발했던 시스코 시스템즈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2.1% 떨어졌다.
대규모 감원설이 나오고 있는 IBM은 0.31% 하락했다. 현지 언론들은 IBM이 전체 직원의 2.5%인 8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며, 이는 90년대 초반이후 가장 큰 폭이라고 전했다.
보잉은 97년 회계 처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비즈니스위크 보도 등으로 3% 하락했다. 이 주간지는 보잉이 당시 맥도널 더글라스를 160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이 완결될 때까지 조업 중단을 초래할 수 있는 부품 부족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6위의 항공사인 US에어웨이는 연방정부 보증 대출을 받지 못할 경우 파산보호를 신청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27.3% 폭락했다. 지난해 20억 달러의 손실을 낸 US에어는 1분기에 상당한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모그룹인 AMR과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모회사인 UAL 역시 각각 3.4%, 17%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