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금융기관의 내부감사

금융기관의 내부감사(內部監事)는 어떤 역할과 책임을 맡아야 하는가. 내부감사는 준법감시인이나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어떤 관계를 설정해야 하는가. 감사가 결재한 대출이 부실해지면 감사에게도 책임을 물을 것인가. 감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하여 각 금융권별 협회는 최고경영자(CEO)와 상근감사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금융연구원은 금융감독원의 의뢰로 금융기관 감사기능 제고를 위한 모범규준을 마련했고, 동 모범규준을 각 금융권의 특성에 맞추는 작업의 일환으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중요한 작업을 계기로 금융기관의 감사기능이 각별히 중요한 이유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살펴본다.
지난 97년 발생한 경제위기의 한 원인으로 기업에게 금융기관이 부실여신을 제공하는 것을 방치한 금융감독의 허술함이 자주 지적된다. 그러나 정부당국에 의한 외부감독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금융기관의 내부감독, 즉 내부통제장치의 기능이다. 사실 내부통제장치의 핵심인 내부감사가 전혀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것이 부실감독의 번째 문제였다. 감사가 집행임원의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넌센스가 비일비재했으니 효과적인 감사기능이 작동했을 리가 만무하다.
금융기관의 감사기능은 일반회사의 경우보다 한결 더 중요하다. 그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로 금융업은 리스크를 취하는 것이 사업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리스크를 능동적으로 최하는 것이 불가피한 금융기관의 경우 취할 리스크와 피할 리스크를 구분하고 규정과 재량권을 구분하는 과정 및 절차가 합리적으로 작동하도록 담보하는 감사기능이 부재하다면 금융기관의 부실화는 시간문제일 것이다.
둘째로 금융업에서는 이해관계자 간에 이른바 ‘정보의 비대칭’이 특별히 심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은행은 차입자의 신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우며, 예금자는 예금이 어떤 자산에 운영되는지 알 수가 없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의 문제로 인해서 금융업에서는 이해관계자간에 이해상충과 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소지가 특별히 더 많다. 내부통제장치의 핵심요소인 내부감사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 금융기관과 고객간 또는 고객간의 이해상충 문제가 심각해 질수가 있다.
셋째로 금융기관의 부실은 커다란 사회적 비용을 수반한다. 예금보호대상 금융기관의 경우 부실해지면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된다. 예금보호대상 금융기관이 아닌 경우라도 파산하면 경제의 여러 부분에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중요한 것만큼 내부감사 기능의 정상적인 작동이 중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금융기관의 감사기능 제고는 CEO와 정부당국에서 각별한 관심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금융기관의 감사기능 작동여부가 투자자의 신뢰여부 및 주가수준에 중요한 관건이다. 외국투자자의 비중이 높고 국제적인 정합성이 중요한 시대이므로 우리의 감사기능도 과거의 관행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하는 당위성을 내부감사는 물론 CEO가 인정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금융기관 감사기능이 그 사회적 중요성에 걸맞게 작동할 수 있는 내부 인프라를 갖추도록 최대한 독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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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이 모든 논의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감사들이 장인(匠人)정신에 입각해서 역할을 수행한다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감독당국, CEO, 내부감사의 눈높이가 같아지도록 해서 내부감사가 효과적으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필수적인 공정(公正)한 여건을 만드는 세심한 배려가 특별히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