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악재는 몰려와" 나스닥 2%↓

[뉴욕마감] "악재는 몰려와" 나스닥 2%↓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5.21 05:33

[뉴욕마감] "악재는 몰려와" 나스닥 2.3%↓

[상보]

5일 연속 상승했던 기술주들이 20일(현지시간) 하락세로 돌아섰다. 추가적인 상승 촉매가 불투명한데 따른 차익 실현 매물, 미국 경제 회복세에 대한 불안감, 달러화 약세, 추가 테러 위협 등이 맞물린 때문이다. 악재는 몰려온다는 격언을 실감케 한 하루였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컴퓨터 어소시에이츠(CA)의 회계 관행 조사설 등으로 하락세로 출발했다. 이어 30분 뒤 경기 선행 지수가 예상보다 떨어졌다는 소식에 내림폭을 넓인 후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나스닥 지수는 한때 1700선까지 위협받다 결국 39.80포인트(2.29%) 하락한 1701.59로 마감, 1700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 역시 123.58포인트(1.19%) 떨어진 1만229.50을 기록, 어렵게 회복한 저항선 1만 300 고지에서 후퇴했다. S&P 500 지수는 14.71포인트(1.33%) 하락한 1091.88로 장을 마쳤다. 러셀 2000지수는 5.77 포인트 떨어진 503.17을 기록했다.

미 증시는 차익 실현 매도를 촉발하는 여러 악재에 하루 종일 시달렸다. 우선 전날 딕 체니 부통령이 추가 테러 위협을 경고한 것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딕 체니 부통령은 NBC 방송에 출연, "추가 테러 공격이 거의 확실하다"며 "문제는 공격 여부가 아니라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주말 이스라엘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재발해 50여명이 사망 또는 부상했다는 소식도 악재가 됐다.

콘퍼런스 보드는 4월 경기선행지수가 전달보다 0.4% 떨어진 111.7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기대치를 밑도는 것이자 지난해 9월 이후 첫 하락 기록이다. 향후 6개월후의 경기 상황을 의미하는 이 지수가 떨어진 것은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완만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콘퍼런스 보드는 소비자 신뢰지수 하락, 실업수당 증가, 주가 하락 등으로 4월 경기선행 지수가 예상 밖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달러화가 지난 주에 이어 약세를 이어간 것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다. 달러화 약세는 미국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순익을 제고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증시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유도하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달러화는 이날 엔화, 유로화에 대해 모두 약세를 보였다. 엔/달러 환율은 125.25엔으로 지난 주말 뉴욕 종가 125.92엔 보다 하락했다. 유로화의 경우 유로당 92.23센트로 지난 주말 92.11센트 보다 상승했다

이와 맞물려 전문가들의 기술주 매도 권고도 하락세를 거들었다. 메릴린치의 수석 투자전략가 리처드 번스타인은 기술주들이 더 이상 성장주들이 아니라며 현 시점이 매도에 적기라고 권고했다.

번스타인은 기술주들이 과잉설비와 마진 축소, 통합 없는 균열 등 지속적인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술기업들은 정보기술(IT) 버블 붕괴로 나타난 균열이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정비되지 않는 한 월가가 예상하는 순익을 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번스타인은 이어 기술 기업의 순익이 일시적으로 개선될 수 있으나 전문가들의 기대 수준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꾸준한 배당을 실시하고 있는 설비, 소비재, 항공, 방위, 제약 등에 관심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거래량은 뉴욕 증권거래소 9억9300만주, 나스닥 14억1400만 주 등으로 평소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하락세에 거래량이 수반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현상이다. 그러나 나스닥의 경우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보다 배 많았고, 뉴욕거래소 역시 18대 11 정도로 앞서 부정적인 투자심리를 입증했다.

업종별로는 이날 급등한 금과 설비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내셔널 세미컨덕터가 강세를 보였으나 1.36% 하락한 534.62를 기록했다.

아날로그 반도체 제조업체인 내셔널 세미컨덕터는 개장전 이번 분기 실적 전망을 상향조정한데 힘입어 2.13% 올랐다. 내셔널 세미컨덕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및 아날로그 반도체의 주문이 개선되고 있다며, 5월 26일까지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전분기 추산한 3억6950만 달러보다 12~13%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선 네트워킹 및 셋톱박스 부문에서 15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인텔이 2.9% 떨어지는 등 모토로라와 램버스를 제외하고는 13개 종목이 하락했다.

소프트웨어 관련주도 약세였다. 피플소프트, 오라클, 컴퓨터 어소시에이츠(CA) 등 은 전문가들의 부정적인 평가와 부정회계 조사설로 하락했다. CA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1998~99년 회계연도의 매출 장부를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2% 하락했다. CA는 미 당국이 부정회계에 대한 조사를 전 업종으로 확대한 이후 첫번째 희생양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제약업체 존슨 앤 존슨은 임상실험중인 위암 치료제가 별다는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 1.45% 하락했다. 존즌 앤 존슨은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열리고 있는 종양치료협회(ASCO) 연례총회에서 이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과 임클론 역시 개발중인 항암치료제 어비턱스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약세를 보였다. 브리스톨은 막판 반등으로 0.6% 오른반면 임클론은 17% 폭락했다.

미국 2위의 자동차 업체인 포드는 재무구조와 영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유럽 사업 부문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임원진 개편 계획을 발표했으나 0.5% 하락했다. 매출 감소와 시장점유율 하락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포드는 부회장 겸 CFO를 지낸 앨런 길모어를 신임 CFO로 영입하는 한편 현직 마틴 잉글리스는 인수합병 및 렌트카 부문(허쯔) 부사장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길모어 전 부회장은 95년 은퇴후 동성애 전력이 드러나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잉글리스 보다는 월가에 정통한 인물이지만 동성애 전력으로 인해 논란이 예상된다고 외신이 전했다. 포드는 또한 유럽 담당 CEO에 마틴 리치를 임명하고, 기존 데이비드 서스필드는 국제 영업 및 구매 담당 부사장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는 지난 주말 피치에 의해 신용등급이 강등된데 이어 세계 각 지점에서 2000명을 추가 감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1.43% 떨어졌다.

다우 편입종목인 이스트만 코닥은 살로먼 스미스 바니가 투자 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하향, 0.78% 떨어졌다.

반면 가정용 주택 재료 소매업체 로웨는 분기 순익이 예상치를 웃돈데다 이번 분기와 연간 순익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확인하면서 4.45% 급등했다. 경쟁업체인 홈디포도 0.7% 상승했다.

미국 양대 재벌중 하나인 타이코 인터내셔널은 주가가 거의 바닥에 도달했다는 배런스의 분석에 힘입어 7.1% 급등했다. 그러나 토이저러스는 분기 순익이 예상보다 작았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2.9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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