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시월도 불안, 다우 5년래 최저

[뉴욕마감]시월도 불안, 다우 5년래 최저

정희경 특파원
2002.10.05 05:52

[뉴욕마감]시월도 불안, 다우 5년래 최저

[상보] 미국 블루칩이 잇단 악재에 눌려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적 부진 경고에 서부 해안의 항만 폐쇄,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 강행 의지 등이 희망의 빛을 주지 못했다. 미 증시는 또 주간으로 6주째로 하락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87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9월에 이어 10월의 전망도 불안하게 됐다. 더구나 이날 알코아를 시작으로 3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어닝 시즌'의 막이 오른 상태다.

증시는 4일(현지시간) 상승세로 출발했다. 9월 실업률이 의외로 하락한 게 반짝 매수세를 유발한 결과였다. 그러나 기업 실적 부진 우려를 이기지 못한 채 이내 하락 반전했다. 오후 들어서는 다우 편입 종목인 필립 모리스가 흡연 피해자에게 280억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로 급락, 다우 지수는 5년래 최저치를 경신하고 나스닥 지수는 6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S&P 500 지수도 800선이 무너졌다.

다우 지수는 한때 7472포인트 까지 내려갔다 188.79포인트(2.45%) 떨어진 7528.40으로 마감했다. 이는 97년 11월 13일이후 최저치이다. 나스닥 지수도 장중 1135포인트로 급락했다 25.66포인트 (2.20%) 하락한 1139.90을 기록했다. 이 역시 96년 9월 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S&P 500 지수는 18.37포인트(2.24%) 내린 800.58로 장을 마쳤다. 이는 7월 기록했던 5년래 최저치를 겨우 2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시월의 첫 주였던 지난 한 주간 다우 지수는 2.3%, 나스닥 지수는 4.9% 하락했다. S&P 500 지수도 3.2% 떨어졌다. 이로써 3대 지수는 6주 째 하락하게 됐고,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8억1300만주로 전날 보다 늘어난 반면 나스닥의 경우 15억5800만 주로 비슷했다.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배 이상 많았다. 하락 종목이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3%, 81%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금을 제외하고는 일제히 하락했다. 금융주들이 부진을 이어간 가운데 생명공학, 컴퓨터, 반도체 등이 약세를 주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인텔외 15개 종목이 떨어지면서 2.88% 하락한 227.0을 기록했다. 이틀전 실적 부진을 경고했던 AMD 3% 하락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3.4% 떨어졌다.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된 장비주들도 부진했다. 모간스탠리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노벨러스 시스템즈, KLA 텡코르 등 장비업체들에 대해 업계의 투자 취소가 잇따르고 수요는 부진하다며 순익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이번 주 최대 관심사였던 9월 고용동향은 혼란된 모습이었다. 실업률은 5.6%로 전달보다 하락한 반면 비 농업부문 취업자는 4만3000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실업률이 5.9%로 높아지고, 취업자는 1만5000명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었다. 실업률은 7개월 래 가장 낮은 수준이고, 취업자 감소는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실업률 하락은 긍정적인 측면이지만 일자리 감소는 구매력 감소, 곧 소비 위축을 시사하는 악재다. 때문에 고용지표 혼선은 불균형한 회복세를 반영할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증시는 실업률 하락에 보다 주목, 상승세를 보였고 채권은 약세였다. 그러나 전날 스토리지 업체 EMC에 뒤 이은 제약업체 쉐링의 실적 부진 경고, 월트 디즈니와 알코아의 신용등급 강등 등 악재들이 줄을 이으면서 투심은 냉각됐다. 웰스파고증권의 토드 클락은 "고용지표에 대한 초기 반응이 다소 의외였다"며 "경제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미국 1위의 담배업체인 필립모리스는 LA법원이 흡연 피해 여성에게 280억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여파로 7.3% 급락했다. 280억 달러는 필립모리스의 지난해 매출의 38%에 해당하는 규모다. 필립모리스는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지만 급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업체로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의 막을 연 알코아는 목표 달성에도 불구하고 4.9% 하락했다. 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로 43% 줄어든 데다, S&P에 의해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하향된 때문이다. S&P는 경기 둔화속에 알루미늄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월트 디즈니도 신용등급이 하향되면서 5% 떨어졌다. 전날 하반기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직원 7%를 감원하겠다고 밝힌 EMC는 23% 폭락했다.

보잉은 경기 둔화에 따라 항공기 가치가 떨어지면서 3분기 2억5000만 달러의 비용을 계상할 것이라고 밝힌 게 악재로 작용, 6.7% 하락했다. 제약업체인 쉐링은 전날 올해 순익 목표치를 하향하면서 내년 역시 부진할 것이라고 경고, 1.9% 떨어졌다. 머크과 일라이 릴리도 각각 4.3%, 3.3% 하락하는 등 경쟁업체들도 동반 약세였다.

한편 채권은 초반 약세를 보였으나 증시가 급락하면서 반등, 10년물 수익률은 3.66%로 30년물의 경우 4.71%로 내려갔다. 달러화는 강세였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미국 부진 여파로 일제히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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