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상보] "숏커버링도 없었다." 증시가 급락할 때 마다 반등을 이끌던 공매도 청산을 위한 숏커버링 매수조차 등장하지 않은 7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4일째 하락했다.
기업 실적 부진 경고가 소매업체에서 나왔고,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서부 해안의 항만 폐쇄 사태가 뚜렷한 해결 조짐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호재가 발견되지 않자 6주 연속 약세로 크게 떨어진 주식을 매수할 만한 의욕을 보이지 않았다. 다우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지난 주 경신한 5년과 6년래 최저치를 다시 갈아 치웠다.
증시는 오전까지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혼조세를 보였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날 밤 이라크 위협에 대해 연설할 예정인 점도 관망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오후 1시께 하락세로 돌아선 증시는 2시간 후 8월 소비자 신용이 예상보다 적은 폭 증가했다는 발표와 함께 낙폭을 늘려나갔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105.56포인트(1.4%) 떨어진 7422.84로 마감, 7500선이 무너졌다.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50포인트(1.8%) 하락한 1119.40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15.31포인트(1.91%) 내린 785.28로 800선 밑에서 장을 마쳤다. 이로써 3대 지수는 4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S&P 500 지수는 97년 4월 28일 이후 최저치였다.
부시 대통령은 서부 항만 폐쇄 사태와 관련해 경제적 파장을 조사할 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히는 등 개입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그의 개입으로 당장 항만 운영이 재개되는 게 아닌 데다 경제가 이 사태로 더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증시에 호재가 되지 못했다.
이날 실적 부진 경고가 나온 것도 부정적인 뉴스였다. 소매업체인 시어스 로벅은 3분기 순익이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회사는 3분기 주당 순이익을 80~82센트로 제시했고,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 86센트에 못미치는 것이다. 시어스 로벅은 경제 회복세 둔화와 이라크 전 개전 가능성, 서부 항만 폐쇄 등을 실적 부진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연간 순익 목표 달성은 가능하다고 밝혔으나 주가는 13% 급락했다. 시어스의 경고로 인해 월마트가 2.7%, JC페니 4.9% 각각 떨어지는 등 소매주들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증시가 다시 하락하면서 채권은 강세를 보였고, 달러화는 혼조세였다. 이날 증시 거래량은 지난 주 보다는 부진했다. 뉴욕 증권거래소 15억6200만주, 나스닥 13억9200만주 수준이었다.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을 3배 압도한 가운데 내린 종목이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 72% 였다. 이날 다우지수에 편입된 30개 종목 가운데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게 제너럴 일렉트릭(GE)와 제너럴 모터스(GM), 홈디포, 하니웰, JP모간체이스, 맥도날드 등 6개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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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생명공학이 강보합세를 보인 것 외에는 일제히 하락했다. 은행, 증권, 소매 등의 낙폭이 컸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3.08% 떨어지며 219.96을 기록했다. 인텔이 1% 상승했으나 나머지 15개 종목은 일제히 하락했다.
인텔의 경쟁업체인 AMD는 8% 급락했고,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노벨러스 시스템즈는 4%, 0.6% 떨어졌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4% 하락한 11.75달러를 기록했다. 인텔은 최고경영자인 크레이그 배럿이 스페인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향후 전망을 보다 낙관한다고 밝힌 게 호재로 작용했다. 그는 컴퓨터 부문이 내년 위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급락했던 금융주들은 JP모간체이스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이어갔다. JP모간체이스는 시장 여건 악화로 대규모 감원을 검토하는 것을 알려진 가운데 2% 반등했다. 그러나 씨티그룹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은 각각 2%, 4% 떨어졌다. 이날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미 은행가협회 연차 총회에서 화상연설을 통해 은행들이 여전히 건실하다고 강조했으나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돌리지는 못했다.
사상 최대액의 배상 판결로 폭락했던 필립 모리스는 5.4% 반등했다. 모간스탠리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아델만은 배상금이 280억 달러에서 1억 달러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으나 담배 업계가 맞고 있는 법률적인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미디어 업체인 AOL 타임워너는 당국의 회계 관행 조사가 내부 광고 거래로 확대된다는 소식에 5.9% 떨어졌다. 또 시스코 시스템즈는 최고경영자 존 체임버스가 기술 부문 경기에 보다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언급한 가운데 4% 떨어졌다.
한편 금주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화돼 펩시코, 다우존스, 야후, GE 등이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이날 달러화는 강세였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주 말 3.67%에서 3.60%로 떨어졌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보였으나 엔화에 대해서는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주 123.23엔에서 124.23엔으로 급등했다. 국제 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11월 인도분은 배럴당 3센트 오른 29.65달러에 거래됐다.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은행 및 담배 업종의 부진으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