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금융도 변해야산다

[CEO칼럼]금융도 변해야산다

김범석 동원투신운용 대표이사 기자
2002.12.27 11:19

[CEO칼럼]금융도 변해야산다

얼마 전에 우리는 5년 만에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를 치루었다. 이번 선거 결과를 지켜보면서, 스스로 변화하지 안으면 외부적인 원인에 의해 도태되거나 결국은 변화를 강요당하고 만다는 자연의 이치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이제 2002년 한 해가 저물고 신년과 함께 새 정부를 맞이하게 된다.

필자는 IMF체제하에서 금융구조조정의 실무작업을 경험하는 등 19년간의 금융분야 공직생활을 마친 후 증권 투신업계 등 금융 자본시장에 뛰어든 사람으로서 한국 금융 자본시장의 발전 측면에서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여 몇 가지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로, 금융은 궁극적으로 실물을 위해 존재한다. 금융부문과 실물부문은 양수레바퀴와 같아서 어느 한 부분이 망가지면 다른 부문도 제 역할을 다해낼 수가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금융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이유도 각 부문의 역할과 기능을 정상화시켜 한 부문이 어느 한 부문의 발목을 잡는 것을 막는데 있다. 금융만을 위한 구조조정은 자칫 잘못하면 「머니게임(Money game)」만을 추구한 나머지 실물부문에의 원활한 자금흐름지원이라는 금융 원래의 역할과 기능을 다 못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둘째, 우리의 금융 자본시장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IMF체제하에서 많은 여론들이 일부 금융기관· 기업의 해외매각 과정에서 헐값매각으로 인한 국부유출의 폐해를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국부유출'은 매일매일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현재 자본시장을 들여다보면 현물 시장과 선물 시장을 막론하고 개인이나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절대투자금액이 외국인에 비해 훨씬 규모가 크면서도 마켓리더(Market-leader)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여 외국인에 의해 좌지우지 된지 오래다. 우리 나라처럼 개인 투자자의 주식 직접투자비중이 높은 나라도 외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셋째, 금융부문을 다룰 때에는 보다 더 세련되고 섬세하게 다루는 조치(Fine-tuning)가 필요하다. IMF체제라는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급작스런 조치나 충격이 불가피했을지 모르나, 어느 정도 위기가 극복된 상황 하에서의 충격요법(Deep-impact)은 시장에 혼란과 불안정성만 증폭시킬 뿐이다. 금융은 투박하거나 요란하게 다룰수록 그 만큼 부작용만 낳는다. 하고 싶은 말도 자제해 가면서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없애는 지혜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감독당국은 정한 원칙과 규율에 스스로 엄격해야 한다. 예외를 인정하면 할수록 그만큼 권위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과 분쟁조정 기능수행자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보다 집중해야 하고, 건전성 감독은 강화해야 하지만 예금자 보호 내지는 투자자 보호문제를 야기시켜 사회적 혼란과 공적자금투입을 초래하는지의 여부를 따져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시장에 맡겨 자연스럽게 신규진입과 퇴출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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