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CEO칼럼]IT강국의 보안현실
지난해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던 국내 보안시장은 올들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보안 시장 성장률이 예상보다 둔화됐던 원인은 전반적인 정보기술(IT)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와 시장규모 대비 업체 수의 과잉으로 인해 기술력 미달 업체들의 저가 경쟁이 심했던 데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난 25일 발생했던 인터넷 마비사건은 보안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IT 강국'임을 자부했던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보안이 취약한 국가가 됐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세계 해커들로부터 해킹의 경유지로 더욱 주목받게 될 수도 있다.
비단 이번 사건이 아니더라도 올해 보안시장의 성장성은 이미 예고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한국IDC에 따르면 올해 보안시장은 전년 대비 약 25%, 2006년까지 연 평균 21.3%의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의 IT 관련 투자가 올 상반기 중 저점을 통과하면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다. 따라서 보안에 대한 투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공급 과잉 심화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계속하여 기술력을 갖춘 소수 선두 업체만 생존하게 될 것이다. 기술력과 고객 지원력을 갖춘 업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시장, 업체, 고객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티바이러스 분야의 경우 국내외 주요 업체들은 안티바이러스 기능 이외에 PC 방화벽, 파일 암호화 등의 확장된 보안 기능을 제공하는 통합 클라이언트 솔루션 중심으로 시장을 키워갈 것이다. 고객들은 `코드레드II'와 같은 복합적인 보안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통합 솔루션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또 서비스 중심의 사업 모델이 본격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다. 향후에는 다양한 데스크톱 및 서버용 보안 솔루션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주는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업체 간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다. 업체들은 보안 관리 솔루션,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축적된 고객의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를 다시 제품 혁신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네트웍 보안 분야는 관리의 통합 차원을 넘어 기능의 통합(co-relation)을 구현하는 제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 방화벽이나 침입탐지시스템(IDS)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인 패킷탐색(Deep packet inspection) 기술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질 것이다. 또 보안 기능이 라우터나 스위치 같은 기업 네트웍 인프라에 추가되는 양상이 본격화할 것이며, 편의성을 앞세운 어플라이언스 형태의 제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될 것이다.
공개키기반구조(PKI) 및 암호화 분야의 경우 응용 솔루션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할 전망이다. 기존 인증 시스템 구축 위주의 사업에서 통합인증관리(EAM), 전자세금계산서, PKI 기반의 XML 보안, 전자복권솔루션 등 응용 솔루션 사업으로 확대될 것이다. 또 기업들의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 도입이 증가함에 따라 관리의 효율성 및 보안을 담보할 EAM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에 거의 3년간 침체되어 있던 닷컴 기업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반면에 이전까지 각광을 받던 보안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산업이 침체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인 보안 분야도 장기적으로 보면 닷컴 업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안 산업은 인터넷,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없으면 안 되는 인프라 산업 분야이다. 따라서 침체 후 2~3년이 경과한 다음에는 닷컴 기업들과 같은 이유로, 즉 사용자들이 성숙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자리잡게 되고 보안업계의 구조조정이 일어난 다음에는 다시 보안산업이 크게 부상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