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2500년전과 지금
며칠전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가 기자들과 만나 새 정부의 청와대 1기 인선의 원칙을 밝혔다고 한다. 그는 그 자리에서 "청와대 비서실 인사에서 노 당선자는 첫번째로 자신을 뜻을 잘 읽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그날 문내정자는 율곡 선생의 '군주의 세가지 유형론'도 인용했다고 한다. 예컨대 군주들엔 가신과 측근 등 충성심 위주로 등용하는 창업형과 테크노크라트 위주로 기용하는 수성형, 이들을 혼합한 경장형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첫번째 인선은 창업형으로 한뒤 두번째에 가서 수성형으로 하는 게 일리가 있다고 문내정자는 주장했다고 한다. 이를 들여다 보면 전문성 보다는 노당선자도 말했듯이 뜻이 같은 사람을 쓰겠다는, 즉 충성심을 강조한 얘기에 다름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왜 문 내정자가 밝힌 청와대 인선원칙을 뒤늦게 들먹이는 것일까. 충성심 위주로 발탁하겠다는 것에 반론이라도 제기하기 위해서인가.
아니다. 나라의 리더가 바뀌고, 또 새 정부를 이끌어갈 많은 사람들이 등용되는 요즘 새삼스레 리더의 조건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쯤이었을까. 한 서점에서 우연히 일본의 모리야 아쓰시가 중국의 병법서인 '손자'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해석한 '불패전략 최강의 손자'를 접했다. 그때 몇장을 들추다가 발견한 한줄의 글. 바로 '장수는 지모 신의 인자 용기 위엄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글에 이끌려 결국 그 책을 사고 말았었다. 왜 그랬을까.
어쨌든 그 책을 통해 리더의 조건을 살펴보자. 지휘관은 먼저 적에게 지지 않는, 또는 이기는 데에 비중을 둔 '지혜'와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둘째로 자신의 조직을 정리하는데 '신의'와 '인자', '위엄'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두가지는 겸비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우선 적에게 이기기 위한 자질로 적을 속일 수 있는 교활함과 중요한 시기를 놓치지 않고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우수한 감각이라는 요소를 빼놓을 수 없다. 그렇지만 조직을 정비하려면 '자기가 한 말은 반드시 지키는 신뢰감'과 '부하에 대한 진한 애정' 등의 요소가 필요하다. 이런 의미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상극되는 위치에 놓여 있다. 때문에 이런 조건이 한사람의 내부에 모순되지 않고 공존한다는 게 매우 어렵다는 지적에 다름아니다.
그래서 강구할 수 있는 차선책은 몇사람이 이런 각각의 조건을 나누어 부족한 부분을 함께 보완하는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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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적 지도자가 혼자서는 갖추기 어려운 모든 자질을 다른 사람을 통해서 보완하려는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면 그 조직은 발전하기 어려울 것이다. 같은 종류에 속하는 인재만이 모여 있는 상태에서도 마찬가지일게다.
'손자'가 쓰여진게 2500년전이라고 하니 그때나 지금이나 리더의 자질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