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경제전망 악화,이틀째 하락

[뉴욕마감]경제전망 악화,이틀째 하락

정희경 특파원
2003.02.21 06:40

[뉴욕마감]경제전망 악화,이틀째 하락

[상보] "모든 길은 이라크로 통한다." 이라크 사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경제의 불안감이 겹치면서 뉴욕 주식시장이 20일(현지시간) 이라크 이틀째 하락했다.

블루칩은 한때 100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반도체주의 선전에 힘입어 플러스권을 지켰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85.64포인트(1.07%) 떨어진 7914.96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9포인트(0.23%) 하락한 1331.23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8.03포인트(0.95%) 내린 837.10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을 주도한 것은 부정적인 경제지표였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산자 물가지수는 1월 13년래 최대폭 상승했고,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는 40만명을 넘어서며 7주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12월 예상보다 큰 폭 늘어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경기선행지수는 1월 전달보다 0.1% 하락했다.

이 가운데 도매 물가 급등과 무역적자 확대가 경기 전망을 어둡게 만들면서 투자 심리를 가라 앉혔다는 분석이다. 이라크 사태 등으로 오른 에너지 가격이 진정되지 않으면 취약한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고, 무역적자 확대 추세는 고용이나 성장을 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라크 사태가 금융시장 불안의 진원지로 간주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외교적인 잡음으로 인해 공격 시점이 다소 늦춰지고 있으나 앞으로 1개월내 제2의 걸프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전쟁이나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시장의 속성상 증시는 당분간 제자리 걸음 또는 후퇴할 여지가 크고, 경제 회복 역시 뒤처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시장의 움직임은 블루칩과 대형주들이 장중반까지 하락세를 지속하다 마감 1시간을 남기고 낙폭을 일시 줄이는 등 전날과 비슷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여러 불확실성을 감안해 장중 포지션을 정하지 않은 채 관망세를 보이다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된 후 매매에 나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래량은 전날 보다 늘었으나 여전히 11억~12억주의 그친 것도 투자자들의 소극성을 반영한 것이다.

경제지표가 악화되면서 달러화는 다시 하락했다. 채권은 상승했다. 금값은 강세를 이어갔다. 국제 유가는 일시 숨고르기 하는 양상이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4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86센트 떨어진 34.80달러에 거래됐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정유 등이 강세를 보였으나 생명공학 제약 네트워킹 등은 상대적으로 큰 폭 떨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2% 상승한 292.47을 기록했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1.3% 올랐으나 경쟁업체인 AMD는 4% 하락했다.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노벨러스 시스템즈는 각각 2.9%, 1.4% 상승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3.9% 올랐다.

반도체 업체의 강세에는 증권사들의 긍정적인 투자의견이 한몫했다. 메릴린치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부정적'에서 '다소 긍정적'(slightly positive)으로 상향조정했다. 재고 감소와 설비투자 둔화로 인해 소규모의 수요 증가에도 반도체 업체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란 게 이유다. 전날 모간 스탠리도 인텔 등의 투자 의견을 높였었다.

메릴린치는 또 개별 종목의 의견도 조정, 인텔을 비롯해 PMC-시에라, 브로드컴 등 7개 업체의 의견을 '매도'에서 '중립'으로, 자일링스와 맥심 인티그레이티드 프라덕처스, 마벨 테크놀러지 그룹 등 7개에 대해서는 '매수'로 각각 상향했다.

소매업체인 JC페니는 실적 호전에 힘입어 상승했다. 미국 백화점 및 의약품 소매업체인 JC페니 지난 연말 연휴 시즌의 판매 부진에 불구하고 4분기 순익이 전망치를 웃도는 호조를 보이면서 7% 급등했다. 미국 2위의 할인소매업체인 타킷도 신용카드 사업의 호조와 효율적인 재고관리 덕분에 4분기 순익이 전년보다 5% 가까이 확대됐다고 밝혔으나, 1% 하락했다.

지역 통신업체들은 연방통신위원회가 규제완화를 사실상 늦추기로 결정함에 따라 추가 부담 우려가 제기되면서 급락했다. SBC 커뮤니케이션은 7%, 버라이존은 5% 각각 떨어졌다.

이밖에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미국 사업부문인 크라이슬러가 지난해 13억80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 1년 전의 막대한 적자에서 벗어났다고 발표한 가운데 0.9% 떨어졌다.

한편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런던 FTSE100 지수는 전날보다 28.90포인트(0.79%) 오른 3687.20을 기록했다. 반면 프랑스 CAC40 지수는 54.70포인트(1.91%) 하락한 2804.49를, 독일 DAX 지수는 33.39포인트(1.27%) 떨어진 2591.26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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