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60일선과의 조우 기대
노무현 정부의 공식 출범을 하루 앞두고 주가가 610선을 가볍게 회복했다. 신정부의 출범에 대한 시장의 화답이다. 적어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정부 사이의 끊이지 않는 불협화음으로 인한 정책적 불확실성은 다소 해소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를 수용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자 시장은 오랫만에 활짝 웃었다.
증시전문가들은 여전히 대내외 변수가 큰 변화가 없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불확실성의 크라이막스는 지난 것 아니냐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특히 600선 이하에서 매수세는 매우 탄탄해졌다. 지난해 1월 중순이후 고객예탁금이 순수하게 1조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국민은행, 국민연금 등도 600선 이하에서는 매수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 위쪽으로의 상승이 막혀 있기는 하지만 바닥이 튼튼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든든하다.
기관들을 중심으로 국내 수급이 호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앞으로 장세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강하지 않다면 머지않아 하향하고 있는 60일선(648.13)과의 만남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달만의 610선 회복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2.69포인트(2.10%) 오른 616.29를 기록했다. 종가기준으로 증시가 61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23일(625.18) 이후 한달만이다. 기관 투자자들이 이날 상승을 이끌었다. 기관은 239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투신이 175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적극적이었다. 프로그램 순매수는 3368억원 매수우위를 기록, 연중최고를 경신했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과 개인이 매수에 가담하면서 베이시스가 호전됐고, 이것이 프로그램 매수세를 유발했다.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된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2.5% 올라 30만9500원으로 마감했고, 최근 낙폭이 컸던 SK텔레콤도 4% 올라 17만4000원을 기록했다. 다만 현대차만 약보합을 보였다. 모든 업종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고 업종별로도 전체가 상승했다. 화학 철강 전기전자 기계 건설 통신 등이 2~3% 가량 상승,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상승종목수도 539개로, 하락종목수 206개보다 2배 이상 많아 체감지수 역시 높았다.
코스닥지수는 0.38포인트(0.87%) 오른 43.88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44선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다시 밀렸다. 기관이 84억원, 개인이 53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77억원을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금속, 기계.장비, 금융 등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올랐다. 특히 의료.정밀기기가 5%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상승세를 기록했다. KTF(1.60%) 기업은행(2.23%) LG텔레콤(1.72%) SBS(1.29%) 하나로통신(2.04%) 다음(2.49%) 등은 상승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10개종목중 강원랜드(-2.52%)와 국민카드(-4.35%)만 하락했다.
독자들의 PICK!
◇수급호전..단기상승쪽에 무게
LG투자증권은 지수가 당분간 590~630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팀장은 "국민연금 국민은행 등 기관들은 물론 개인들도 590~600선이하에서는 사겠다고 나서는등 매수세가 탄탄하다"며 "하지만 문제는 누가 600선이상에서 사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팀장은 "지수가 프로그램 매수와 해외시장의 강세 영향으로 크게 올랐지만 해외변수 등 증시주변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620~030의 저항선을 뚫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여전히 불안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상승쪽에 무게중심을 두는 분위기다. 황준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000억원이상씩 순매도하는 상황에서 3300억원이상의 프로그램 순매수가 유입, 지수가 큰폭으로 올랐다"며 "이는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7200계약을 순매수한데 따른 것으로 외국인의 대량 순매수가 포지션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매도포지션을 유지해왔던 외국인이 매수포지션으로 전환한다면 베이시스가 콘탱고로 전환하면서 앞으로 당분간 프로그램 장세가 이어질 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외국인이 크게 매도하지 않는한 증권유관기관, 국민연금 등 기관들도 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수가 단기간에 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며 "주식보유자들은 매수시점을 늦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프로그램 매수에 의한 장이기 때문에 매수에 나서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매수.매도측 모두 시간을 갖고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