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태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해 784억원의 흑자를 냈다. 2001년 990억원의 적자에서 1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교보생명 주식가치 상승으로 560억원에 가까운 지분법 이익 덕도 봤지만 영업이익 자체도 821억원에 달했다. 매출 총이익률의 경우 3.3%로 업계 최고수준이다.이같은 성과는 다른 종합상사들이 고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돋보였다.
◆대우스피리트는 가슴속에
"물론 회사가 어려웠을 때 이탈한 바이어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우맨만큼 신뢰가 안가고 열정적 서비스를 못받았는 지 곧 우리회사로 돌아오더군요"
이태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은 우량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신뢰'를 꼽았다. 1300개에 이르는 국내외 공급선과 4500여명에 이르는 해외바이어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켜준게 어려울 때 도움으로 되돌아 왔다고 밝혔다. 이사장 특유의 '끈끈한' 신뢰경영이 빛을 발휘한 것이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으로 내몰리고 화려했던 옛 대우그룹 계열사들마저 관계가 소원해진 상태에서 이들 고객들의 주문이 없었다면 대우는 그냥 주저 앉았을 것이다.
미얀마 정부는 특혜로도 비춰질 수 있는 혜택을 주기도 했다. 대우는 최근 10조 입방피트 상당의 가스 매장이 추정되는 미얀마 A-1광구의 운영권과 주요 지분을 확보했다. 미얀마 정부는 발전소용 기자재를 공급해준 대우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어려움에 처한 대우인터내셔널에 이 광권을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내줬다.
"우린 무역으로 망한 것이 아니다. 무역으로 다시 일어나 자존심을 회복하자" 는 슬로건 아래 전체 임직원들이 똘똘 뭉쳤고 이들의 단결은 실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프로급 무역전문가로 구성된 회사 직원들에 대한 이 사장의 자긍심은 대단하다.
"무역은 공급자와 시장을 잘 알고 제대로 매칭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회사는 구성원 75%가 해외근무 경험이 있는 상품 전문가들입니다. 전세계를 제 손금보듯 하는 베테랑급 과장 차장들이 포진해 많은 이익을 남기고 있습니다 "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대우스피리트(정신)는 직원들의 가슴속에서 꺼질 줄 모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네트워크사 도약
이 사장은 회사가 종합상사를 뛰어넘어 글로벌 네트워크 회사로 도약할 것으로 확신한다. 이의 일환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은 무역과 자원개발이라는 상사 고유영역에서 벗어나 고도의 복합기술이 수반되는 '프로젝트오거나이징(관리)'이라는 다소 생소한 사업분야를 개척해 성과를 내고 있다.
7만톤의 철근을 일시에 공급하는 조건이어서 모두가 고개를 내저은 인도네시아 가스파이프라인프로젝트 입찰을 따낸 것도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회사는 그 동안 쌓았던 노하우를 토대로 인도네시아와 국내 원자재공급회사와 파이프제조회사를 오가며 파이프를 제때 공급하는 솜씨를 발휘했다.
중국의 대규모 자동차생산설비를 따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가 됐다. 생산설비에 필요한 엔지니어링회사, 금형회사, 조립설비회사. 로보트회사 등을 토막토막 엮어 수주에 성공했다.
◆상사맨은 대한민국 무형자산
이 사장은 회사의 분식회계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글로벌 직원들에게 따뜻한 말을 아끼지 않았다. "잘못을 지시하고 결정한 사람이 책임져야지 종업원들까지 고통받게 해서는 안됩니다. 상사맨들은 대한민국 무형자산이자 경제발전의 한 부분을 맡아서 열심히 일하는 인재들입니다. 이들이 죄의식을 갖고 움추려들어 회사를 떠나게 해서는 안됩니다"
그는 SK글로벌 임직원들이 채권단에 대한 협력에 적극 동참해야 하지만 주변에서도 이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붇돋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용 사장은...
지난 76년 대우그룹 입사 이래 지금까지 무역의 외길을 걸어온 정통 무역맨이다. 해외지사장 사업본부장 영업부문장 등을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3년동안 100명이 넘는 인사를 만나 말레이시아에 국내에서 개발된 한국형 장갑차 수출을 성사시킨 것은 종합상사 업계의 `전설'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이 사장이 평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정도경영'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원칙에 어긋나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결과 못지않게 과정과 절차를 중요시 한다. 직원 평가나 부서 평가할 때도 과정을 많이 따진다. 스포츠광으로 매일 1km 이상을 수영하면서 심신을 단련한다. 주말에는 직원들과 함께 하는 등산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