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악재속출, 다우 8000선 붕괴

[뉴욕마감]악재속출, 다우 8000선 붕괴

정희경 특파원
2003.04.01 06:20

[뉴욕마감]악재속출, 다우 8000선 붕괴

[상보]뉴욕 증시가 올 1분기를 마감하는 31일(현지시간) 안팎의 악재로 하락했다. 시장의 최대 변수인 이라크전이 예상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경제나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도 악화된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고위 인사들은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 지속을 경고했고, 주요 투자은행들은 1,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증시는 전쟁, 경제, 순익 악화의 삼각 파도를 맞은 모습이다.

출발은 급락세였다. 오전 10시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 지수(PMI)가 3월 50밑으로 떨어졌다는 발표직후 블루칩은 216포인트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낙폭을 줄이기도 했으나 방향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우 지수는 153.64포인트(1.89%) 내린 7992.13을 기록, 8000선이 무너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반도체주 부진으로 28.82포인트(2.10%) 하락한 1340.78로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5.38포인트(1.78%) 떨어진 848.12로 마쳤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3억8400만주, 나스닥 15억2200만주 등으로 기술주들의 손바뀜이 많았다. 하락 종목의 비중은 각각 77%, 75%였다.

채권은 반등하고, 달러화는 급락했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31달러를 넘어섰고, 금값도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5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88센트 오른 31.0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7일 이후 최고치이나 지난해말의 31.20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군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남부 80km 부근에서 공화국수비대에 전투를 벌이는 한편 바그다드 공습도 계속했다. 이라크가 추가 자살폭탄 공격을 경고한 가운데,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오사마 빈 라덴이 100명으로 늘 수 있다며 전쟁 파장에 우려를 표시했다.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 정문에서는 차량 충돌에 의한 폭발이 있었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시켰다.

경제는 다시 침체로 방향을 돌린 듯 어두운 모습이다. 시카고 PMI 지수는 3월 48.4을 기록, 전달(54.9) 보다 급락한 것은 물론 5개월 만에 경기 확장의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하회하는 이 지수는 제조업이 침체 신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됐다. 특히 다음날 발표되는 공급관리자협회(ISM)의 3월 제조업 지수 역시 50선이 깨질 것으로 예상돼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될 분위기다.

메릴린치의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이미 이중 침체(더블 딥)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1분기와 2분기의 성장률 전망치 1%와 1.8%가 그리 비관적인 것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ISI그룹은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2%에서 1.5%로, 2분기의 경우 3%에서 2%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모간 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로치는 세계 경제가 올해 침체를 피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FRB의 수잔 비스 이사는 경제 불확실성이 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프레이의 시장분석가인 아트 호간은 전쟁과 관련한 지정학적 불안감외에 이스라엘의 자살폭탄 테러 사건으로 인해 테러 위협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증시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업종별로는 금과 항공을 제외하고는 일제히 하락했다. 항공은 최대 업체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모기업 AMR이 노조와 비용절감에 잠정 합의, 파산보호 신청을 일단 피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에 급등한 게 호재가 됐다. AMR은 37% 급등했고, 아멕스 항공지수는 초반 약세를 극복하고 0.14% 올랐다. 반면 델타와 콘티넨탈은 각각 1.3, 2.1% 떨어졌다.

반도체주는 2월 세계 반도체 판매가 전달보다 3.3% 감소했다는 반도체산업협회(SIA)의 발표로 인해 급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4% 하락한 296.27을 기록, 300선이 무너졌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5.4% 떨어졌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7.1% 급락했다.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노벨러스 시스템즈는 각각 4.3%, 6% 떨어졌다.

회계처리의 적정성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들도 부진했다. 와코비아 증권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퍼스트 유니온 주식 매입 과정을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한 후 0.9% 떨어졌다. 와코비아는 이번 조사가 회계 부정이나 내부자 거래 혐의와 관련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주당 순익 전망치를 소폭 상향조정했다.

AOL 타임워너는 최근 2년간의 광고매출 가운데 최대 4억 달러를 수정할 수 있다고 공표한 여파로 4.1% 떨어졌다. 이밖에 알트리아는 필립모리스 미국 부문이 피해 배상 소송과 관련한 보증 채권 발행 규모를 상당히 축소하지 않으면 파산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S&P의 부정적인 코멘트로 7.1% 급락했다.

한편 유럽 증시는 동반 급락했다. 런던의 FTSE100 지수는 지난주 말보다 95.20포인트(2.57%) 내린 3613.30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의 CAC40 지수는 114.54포인트(4.19%) 급락한 2618.46을, 독일 DAX30 지수는 96.97포인트(3.85%) 내린 2423.87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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