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조원익 LG생활건강 상무

[인터뷰]조원익 LG생활건강 상무

황숙혜 기자
2003.04.29 12:29

[인터뷰]조원익 LG생활건강 상무

 

붙이는 치아 미백제 `클라렌'은 출시한지 두 달 만에 30억원어치나 팔렸다. 예상의 두배를 웃도는 매출로 요즘같은 불경기에 보기 드문일이다. 일반인에게는 아직 생소한 이 신제품을 기획하고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조원익(46) LG생활건강 상무.

그는 지난 2월초 이뤄진 발매식에서 `대박`을 예감하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홍보비를 두 배로 늘릴 것을 지시했다. "발매식에서 고객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고, 강남의 부유층을 중심으로 대상 고객이 분명했기 때문에 성공을 직감했다"

 

그는 "성공적인 마케팅의 관건은 통찰력(Insight)이다. 더 이상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다"라며 "마케팅 현장에서의 감각과 판단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클라렌은 한 박스(2주일분)에 7만2000원으로 불경기에 다소 부담이 가는 고가 제품이다. 사실 클라렌이 불황을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획한 고가 제품이기 때문에 시장에 내놓는 것이 무척 부담스러웠다.

"2월4일 첫 선을 보였는데 출시를 앞두고는 밤잠을 이루기 힘들었죠." 하지만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고, 기술 차별화의 여지도 낮은 생활필수품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제품과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그의 판단은 시장에 적중했다.

 

20.30대 여성에서 초중고생으로 고객층을 넓히고 있는 클라렌은 LG생활건강이 이미 생산하고 있는 치약과 화장품을 필두로 확산되기 시작한 미백제, 여성들이 콧등의 피지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하는 코팩 등 세 가지 개념을 접목해 6년 동안 연구, 기획한 제품이다.

 

올해 예상 매출액을 18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올렸고 일본과 중국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공부하고 개발 업무를 맡아왔던 조 상무가 마케팅 업무를 접한 것은 불과 7년 전이다. 하지만 생활용품 부문에서 해마다 1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연간 매출 8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킨 실력가다.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고, 개인적인 능력으로 시장을 선도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엔지니어링과 다른 매력을 느껴요."

그가 마케팅에 필요한 통찰력과 감각을 살리는 방법은 다름 아닌 젊은 직원들과의 교류다. 그는 직원들이 어려움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평소 딱딱한 정장 차림을 피한다.

매월 한 번씩 마포의 한 카페를 통째로 빌려 직원들과 맥주를 마시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 매일 업무를 시작하기 전 한 시간 동안 직원들과 영어 공부도 한다. 감각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노력 여부에 따라 기를 수 있는 것이지만 교과서로 익힐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조 상무는 제품 마케팅을 육아에 비유한다. 정성들여 키운 자식이 올곧게 성장하는 것처럼 제품에 대해 고민하고 정성을 쏟은 것만큼 시장에서 소비자 반응과 실적 등으로 성과가 나타난다는 것. 그는 제품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출시한 이후에도 경쟁사의 제품 출시 시기 등 시나리오에 따라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등 노련함을 드러냈다.황숙혜 기자 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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