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프로그램에 춤추는 증시

[내일의전략]프로그램에 춤추는 증시

정영화 기자
2003.05.02 17:57

[내일의전략]프로그램에 춤추는 증시

프로그램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한 하루였다.

2일 주식시장은 600선에서 출발, 590선 아래까지 밀려났다가 장 막판 다시 보합권까지 올라서는 등 강한 변동성을 보여줬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데는 프로그램의 영향이 컸다.

이날 프로그램은 장 한때 2000억원 이상 순매물을 내놓았다가 장 막판께 다소 주춤해지면서 1527억원 매도우위로 마감했다. 종합주가지수는 결국 1.91포인트(0.31%) 내린 597.44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영향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코스닥 지수는 0.49포인트(1.14%) 오른 43.29를 기록,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다음주 수요일 맞이하는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1조2000억원대에 육박한 주식매수차익거래잔고가 부담이었다. 이를 해소하고자 프로그램 매물이 활발하게 청산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옵션관련 프로그램 매물이 일부 해소된 것으로 보여, 수급 부담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프로그램이 매물을 내놓는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를 소화하는 데 일조했다. 외국인은 사흘째 순매수에 나서면서 낙폭을 방어했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467억원이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596억원과 45억원씩을 순매도했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사자'에 나서면서 128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5억원과 10억원씩을 순매도했다.

거래소시장 상승종목수는 388개로, 하락종목수 361개와 엇비슷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은 상승종목수가 482개로 하락종목수 284개보다 2배 가량 많았다.

업종별로는 증권이 2%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으며, 건설 유통 의료정밀이 1% 가량 상승했다. 반면 은행이 3% 가량 하락해 가장 낙폭이 컸고 의약품과 통신 금융 철강금속 등이 약세였다. 코스닥은 통신 관련주, 제약 등 일부 업종만 약세를 보였을 뿐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0.6% 올라 지수 낙폭을 방어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 LG카드도 7% 이상 올랐으며 삼성전기 현대차도 소폭 상승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김정태 행장 낙마설로 5% 가까이 내렸다. SKT KT 한국전력 LG전자 신한지주 삼성화재 등도 1% 미만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다음 NHN 옥션 등 인터넷 3인방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지속했으며 새롬기술 로토토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연휴를 앞두고 거래가 한산하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다소 부진했다.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거래량은 4억3758만주를, 거래대금은 1조7989억원을 기록했다. 거래대금이 2조원을 밑돌면서 부진했다. 코스닥시장은 거래량이 4억주, 거래대금이 1조3360억원으로 전거래일과 엇비슷했다.

◇만기일 부담 해소, 외국인 매수재기 관건

이날 프로그램이 1500억원 가량 매도우위를 보임으로써,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주식매수차익거래잔고의 부담은 다소나마 줄어들 전망이다. 옵션만기일이 가시권에 다가오면서 프로그램 매물 청산이 활발하게 진행돼 만기일 부담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흘 연속 매수에 가담함으로써 시각 변화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아직 경기 등 변수가 많은 상황이어서 반등 기조를 매도로 활용해야 할 지, 매수에 동참해야 할 지 판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다소 엇갈리고 있다. 다만 주식시장의 반등기조가 아직 꺽이지 않았다고 본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모아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천대중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옵션 만기일이 다가오면서 차익거래잔고 청산이 활발하게 이뤄짐에 따라 장중 변동성이 심화되는 모습"이라며 "일단 다음주 옵션만기일 이전까지는 이같은 양상이 지속됐다가 만기일 이후에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수는 전 고점 부근까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반등시 차익실현에 나서며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이 유효한 것으로 조언했다. 이달 중순께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끝나면 증시는 다시 경기로 관심이 쏠리면서 약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김세중 동원증권 책임연구원은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프로그램 매물 부담으로 다음주초까지 강하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나, 프로그램 물량소화 과정을 거친 뒤에는 주식시장이 600선 중반까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옵션 만기일 전후에 조정을 받을 경우 매수에 가담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아시아 시장에 보수적인 관점을 보여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북핵, 사스 등 리스크들이 둔화되면서 IT주에 대한 시각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다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책이 나오면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주식시장은 반등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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