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실적부진 경고,이틀째 하락
[상보] "인텔효과도 역부족이었다." 뉴욕 증시가 16일(현지시간) 실적 전망 악화로 인해 이틀째 하락했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전날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으나 이날 루슨트 테크놀로지, 포드 등의 경고가 잇따르면서 실적 부진 우려를 자극했다.
증시는 상승 출발했으나 곧바로 하락 반전, 낙폭을 늘려갔다. 오전 11시를 넘기면서 추가 하락을 멈추고 막판에 반등을 시도했으나 마이너스에서 탈출하지는 못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34.38포인트(0.38%) 떨어진 9094.59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24포인트(0.30%) 하락한 1747.97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도 6.33포인트(0.63%) 내린 994.09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전날 보다 늘어나 뉴욕거래소에서는 16억6500만주, 나스닥에서는 19억1100만주가 거래됐다. 두 시장에서 하락 종목 비중은 각각 68%, 61%였다.
전날 급락했던 채권은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상원 증언을 통해 경기 부양을 위한 '비전통적인' 수단 활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날 시장의 해석을 번복하면서 반등했다. 달러화는 혼조세를 보였다.
그린스펀 의장은 장기채 매입 등 비상 수단이 필요하면 쓸 수 있으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오전 한때 4.0%를 넘기도 했으나 전날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 등이
작용하면서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난방유 재고 등이 예상외로 늘어났다는 발표에 관련 선물이 큰 폭 하락하면서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8월 인도분은 배럴당 57센트 하락한 31.05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전날 급락에서 벗어났다. 금 8월물은 온스당 1달러 오른 343.20달러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인텔의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실적 전망이 기대 만큼 밝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메릴린치의 투자전략가인 리처드 번스타인은 순익 지표들이 취약하다며, 하반기 순익 개선 전망치가 너무 낙관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FRB 의장의 다소 부정적인 견해도 하락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상원에서 "과도한 재정적자가 실업률을 낮출 정도의 왕성한 경제 성장을 제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감세안이 경제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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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들은 호재도 악재도 되지 못했다. 6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예상대로 0.2% 상승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는 3개월 만의 상승이며, 디플레이션 위험이 가시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에너지 및 식료품을 제외한 핵심 소비자물가는 전달과 같은 수준에 그쳐 불안은 남겼다.
FRB는 6월 산업생산이 0.1% 늘어나 2개월째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가동률은 74.3%로 예상했던 수준이었다. 기업재고는 5월 0.2%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전달과 같은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업종별로는 항공 운송 등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부진했다. 네트워킹과 인터넷주들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57% 내린 399.58을 기록했다. 인텔은 2분기 순익이 배 증가하고, 총 마진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5% 급등했다. 경쟁업체인 AMD도 0.5% 오르고, 최대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2.9% 상승했다.
그러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9%, 모토로라는 4.8% 하락했다. 모토로라는 분기 주당 순익이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매출이 휴대폰 판매 부진으로 인해 10% 감소했다는 소식이 악재가 됐다.
실적 부진 경고 업체들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세계 2위의 자동차 업체인 포드는 개장 전 2분기 순익이 27% 감소하고, 판매도 7.4% 줄었다고 발표하면서 5.6% 떨어졌다.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확대되고, 내년 9월까지 2004 회계연도에 흑자전환이 어려워 보인다고 경고하면서 12.5% 급락했다. 신용평가기관인 S&P는 루슨트를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려 놓았다.
최대 금융그룹인 씨티는 샌포드 와일 회장이 내년 1월 최고경영자(CEO)서 물러나 회장직만 유지하고, 찰스 프린스가 CEO를 맡는 경영진 개편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2.8% 떨어졌다. 이밖에 JP모간 체이스는 분기 순익이 78% 급증하며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으나 하반기 실적이 부진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한 게 부담이 돼 2.8% 떨어졌다.
한편 유럽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런던의 FTSE100지수는 25.40포인트(0.62%) 하락한 4077.10로 마감했다. 파리의 CAC40지수는 28.61포인트(0.90%) 내린 3150.72를 기록했다. 반면 프랑크푸르트의 DAX지수는 2.95포인트(0.09%) 오른 3387.64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