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곰, 재신임 묻겠다"

[내일의 전략]"곰, 재신임 묻겠다"

문병선 기자
2003.10.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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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곰, 재신임 묻겠다"

환율과 유가 쇼크로 포트폴리오를 서둘러 정비했던 매니저들이 곤혹스런 처지에 몰렸다. 적지않은 '환(換) 충격'을 예상, 발빠르게 현금비중을 늘렸던 터다. 그러나 주가는 "언제 조정이었나" 싶을 정도로 강한 복원력과 함께 전고점에 육박한다.

한 펀드매니저는 "이렇게 빨리 주가가 회복될 줄을 생각지 못했다"며 "아직도 주식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환율 쇼크 때 상당 부분 현금을 늘렸는데, 조금은 후회스럽다"고 털어 놓는다.

주가가 넘쳐나는 해외 유동성을 업고 22일만에 750선을 탈환했다. 쭈뼛쭈뼛 고개를 내밀던 '곰(비관론)'이 머리를 긁적이며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곰을 믿었던 투자자들은 "재신임을 묻겠다"며 벼르는 가운데, 증시도 어느새 10월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해외 유동성이 증시 끌어올려

10일 종합주가지수는 21.73포인트(2.95%) 급등한 757.89를, 코스닥지수는 0.56포인트(1.21%) 오른 47.00을 기록했다. 두 시장 더해 오른 종목 수가 961개로, 내린 종목 수 521개를 크게 앞섰다. 외국인이 하루 전 선물 시장에서 대규모 순매수를 펼친 데 이어 이날은 현물시장에서 3287억원(코스닥 포함)을 쏟아 부으며 탄력을 받았다.

외인 매수에 대해 여러가지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풍부한 유동성. 펀드자금 유출입 동향을 조사하는 AMG데이터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일주일간 미국 주식형 펀드에 총 35억90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해외 주식 펀드에 15억7000만달러, 소형 성장주 펀드에 7억5500만달러가 유입됐고 특히 이머징마켓 펀드에는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규모인 3억3900만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외국인 순매수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지만 이번 랠리의 특징은 해외 유동성에 있다고 보면 조정 전 상승세나 지금 반등세나 시장의 성격은 별로 달라진 것은 없는 셈"이라고 밝혔다. 이혜린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날 엔/달러 환율과 원/달러 환율이 안정감을 보인 것도 매수세에 일조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 유입된 자금은 이중 해외 인덱스 펀드 자금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부에선 '신용평가 상향설'과 '파병랠리를 겨냥한 선취매성 성격'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심증적 해석으로 확증이 없는 상황이다.

외인 매수, 금융업종 집중

풍부한 외인 유동성은 금융업종에 집중됐다.국민은행(7.00%), 신한지주(5.44%), 조흥은행(8.29%), 우리금융(5.94%) 등 은행주가 랠리했다. SK증권(상한가), 서울증권(11.52%), 삼성증권(6.43%), 대신증권(5.83%) 등 증권주도 초강세였다.

문제는 과열 여부다. 이혜린 교보증권 연구원은 "증권주는 기술적 반등 성격이 강하고 은행주는 외인 매수로 이전부터 상승해 왔다"며 "증권주는 격한 수수료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아직은 매력적인 업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금융주 랠리가 일단 시장 전체를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아침 데일리에서 "갈림길에서 진정 우리가 중요시 여기는 방향등은 바로 은행주 동향과 이와 연관된 실질예탁금 추이"라고 꼽았다. 그는 "삼성전자 강세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은행주 동향"이라며 "우리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내수 경기, 연체율, 시중자금 유입 등과 연관이 큰 은행주가 강세장 복귀 여부를 좌우하는 바로미터"라고 밝혔다.

취약한 내수 기반은 잠재적 리스크

증시가 전고점에 육박하고는 있으나 국내 수요 기반은 여전히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무엇보다 뉴욕 증시와 대만 증시는 전고점을 상향 돌파했으나 국내 증시는 아직도 전고점 아래를 밑돌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경우 전고점은 47만원(9월9일)이고 외인 지분율은 57.87%(9월9일)였다. 그러나 9일 현재 삼성전자 외인 지분율은 57.98%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으나 주가는 42만8500원(10월9일)에 머물고 있다. 국민은행도 마찬가지.

차은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고객 예탁금은 지속 하락세"라면서 "수급 불균형 극복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전반적인 경기가 가시적으로 회복돼야 투자자금의 순환이 이뤄질 것"이라며 "외인의 매수에만 의지하고 있는 주식시장도 그 때서야 체력을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평선들, 정배열로 다시 복귀

지수가 단기 급반등하면서 일부 역배열을 보였던 이평선들이 정배열로 전환, 추가 상승 기대감을 낳고 있다.

거래소 시장의 경우 5일선(733.41), 20일선(730.36), 60일선(729.02) 등이다. 5일선이 이날 20일선을 상향돌파했고 20일선은 60일선과 거의 맞닿은 수준에서 기울기가 우상향할 채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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